[2011한국, 누가 움직이는가 - 언론 매체] KBS는 웃고, MBC 울었다
  • 조현주 기자 (cho@sisapress.com)
  • 승인 2011.08.09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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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영향력·신뢰도 모두 1위…MBC는 신뢰도 3위로 내려앉아

ⓒ시사저널 유장훈

양대 방송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결과적으로 KBS는 웃고, MBC는 울었다. <시사저널>이 해마다 실시하는 ‘누가 한국을 움직이는가’ 2011년 전문가 설문조사 중 언론 매체 평가 조사 결과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특히 이번 조사를 앞두고 KBS는 도청 의혹에, MBC는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 논란에 시달렸다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끌었지만, 전문가들은 MBC 쪽에 더 냉정한 평가를 내린 셈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 조사 결과에서 KBS는 60.7%의 압도적인 지목률로 1위를 차지했다. KBS는 지난해에도 이 부문에서 1위(51.4%)를 차지했지만, 지목률이 9.3%포인트나 상승했다. 2위와 3위는 조선일보(48.5%)와 MBC(42%)가 각각 차지했으며, 순위는 모두 지난해와 같았다. 지목률 또한 지난해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상위 ‘빅3’ 매체와 중·하위 그룹의 격차는 여전히 크게 벌어졌다. 중위권(4~6위) 순위 역시 지난해와 동일하게 ‘네이버-중앙일보-동아일보’의 순이었다. 중위권 내에서는 네이버가 강세를 보였다. 4위를 차지한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19.6%였던 지목률이 올해는 23.3%로 뛰어올랐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순위는 그대로였지만 모두 지목률이 지난해에 비해 하락했다. 중앙일보는 14.4%에서 13.3%로, 동아일보는 12.5%에서 11.4%로 다소 내려갔다. 4위인 네이버의 지목률이 껑충 뛰어오르면서 중앙·동아와 10%포인트 차가 넘는 격차를 보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3강 3중’에서 ‘3강 1중 2약’의 구도로 변한 셈이다.

지난해 9위(7.7%)였던 SBS는 두 계단 상승해 7위(11%)를 기록했다. 이어 다음(10.3%), 한겨레(9.4%), 경향신문(4.5%) 순이었다. 10위권 밖의 순위를 살펴보면, YTN(11위·4.3%), 매일경제(12위·2.1%), 연합뉴스(13위·2.0%), 오마이뉴스(14위·1.6%), 한국일보(16위·1.1%) 등이 순위권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는 가운데, 새롭게 15위로 ‘트위터’(1.2%)가 올라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트위터가 새로운 언론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신뢰하는 언론 매체’ 조사에서는 KBS와 한겨레, MBC 세 매체가 혼전을 벌였다. KBS가 지난해(20.6%)에 비해 5.5%포인트 상승한 26%의 지목률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신뢰도 항목에서 2009년부터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던 MBC는 24.9%의 지목률로 지난해(28.4%)에 비해 두 계단 하락해 3위로 내려앉았다. 한겨레가 25.4%로 신문사 중에서는 1위를 차지하며, 전체 2위를 지켰다. 하지만 1~3위의 지목률은 1.1%포인트 차 이내로 세 매체가 혼전을 벌이는 양상이었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올해 영향력이나 신뢰도 조사 결과는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순위 결과만 두고 단순히 ‘KBS의 약진’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KBS와 MBC를 둘러싼 도청 의혹이나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 논란이 거센 가운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결국 방송 매체가 제대로 된 경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MBC에 대한 신뢰도가 ‘수직 하락’하다 보니 그 여파로 KBS가 ‘반사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네이버, 영향력·신뢰도·열독률 수직 상승

4위인 경향신문(20.5%)은 순위와 지목률 모두 지난해와 동일했다. 5위 조선일보(13.9%)는 지난해(11.1%)보다 지목률이 조금 올랐다. 6~10위 그룹은 변동이 많았다. 우선 네이버는 지난해 6.3%의 지목률로 8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8.5%의 지목률로 두 계단 상승해 6위를 차지했다. YTN과 SBS가 9위(6%)와 10위(5.8%)로 나란히 10위권 내에 새롭게 진입하면서 지난해 공동 9위였던 오마이뉴스와 다음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중·하위권 순위에서도 네이버의 약진이 눈에 띈다. 네이버는 지난 2009년부터 포털 사이트에 오르는 기사의 편집권을 해당 언론사에게 주는 ‘오픈형 뉴스캐스트’ 제도를 시행해왔다. 지난 4월에는 선정적인 뉴스 보도를 줄이기 위해 ‘시민단체 모니터링단’을 발족하고 문제가 되는 기사에 대해 3시간 동안 노출을 금지시키겠다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신뢰도 평가에서 네이버의 지목률과 순위가 함께 오른 것은 이 제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픈형 뉴스캐스트’의 효과나 네이버 ‘뉴스캐스트’의 선정성 문제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원용진 교수는 “이번 결과를 놓고 단순하게 네이버의 신뢰도가 상승했다고만 보기는 어렵다. SNS의 영향력이 높아지면서 인터넷을 통한 보도들에 대한 접속 빈도가 낮아지고 있다. 오마이뉴스와 다음이 떨어지고 네이버가 살아남은 것은 온라인 매체가 일종의 ‘제로섬 게임’을 하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접속 빈도가 낮아지다 보니 ‘덜’ 가게 되는 곳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신뢰도에까지)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가장 열독하는 언론 매체’ 조사에서는 여전히 조선일보가 1위를 고수했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23.4%에서 올해 23.7%로 약간 올랐다. 2~3위도 역시 한겨레(18.2%), 네이버(17.7%) 순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다만 한겨레는 지목률에서 지난해에 비해 3.8% 하락했다.

이어 KBS와 MBC가 각각 4위(17%)와 5위(16%)를 차지했다. 두 방송사 모두 지목률이 소폭 올라간 가운데 순위만 자리바꿈을 했다. 6위에서 10위까지는 ‘경향신문-중앙일보-다음-동아일보-매일경제’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크게 변화는 없었지만, 다음과 중앙일보의 7, 8위 순서가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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