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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여야가 부른 저축은행 청문회 증인은 누구였나

안성모 ㅣ asm@sisapress.com | 승인 2011.08.16(Tue)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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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4일 국회 저축은행 국조특의에서 기관 보고를 해야 할 대검찰청이 보고를 거부하고 출석하지 않아 증인석이 비어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국민적인 관심을 모았던 저축은행 비리 관련 청문회는 결국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청문회를 무산시킨 핵심은 ‘증인 채택’ 문제였다. 여야가 서로 상대방이 요구하고 나선 증인 출석을 기를 쓰고 막았기 때문이다. 대체 그들이 어떤 사람이기에 그토록 으르렁거렸던 것일까. <시사저널>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 7월 중순께 국회 저축은행 국조특위 내부 명의로 작성된 문건 2개를 입수해 1백62명의 명단을 모두 공개한다.

‘역시’ 국회는 국민들의 예상을 저버리지 않았다. 검찰의 미진한 수사를 맹비난하며, 저축은행 부실 사태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겠다던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 위원장 정두언)가 결국 별다른 성과 없이 활동을 마무리 지었다. 당초 우려했던 그대로의 결과이다. 동료 정치인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국정조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청문회는 증인 채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문도 열어보지 못했다.

그동안 여야는 증인석에 오를 인사들의 명단을 놓고 치열한 기 싸움만 펼쳤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저축은행 사태와 관계없는 사람들을 억지로 불러들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증인 채택을 무작정 거부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력 정치인을 상대로 ‘맞불’을 놓는 양상이 펼쳐졌다. 비판 여론을 의식해 양당 원내대표와 국조특위 간사가 머리를 맞대기도 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는 못했다.

청문회를 무산시킨 핵심은 ‘증인 채택’ 문제였다. 여당이 주장하는 증인은 야당이 결사 반대했고, 야당이 주장하고 나선 증인은 여당이 기를 쓰고 막았다. 과연 여야가 각각 주장하고 나선 증인들이 누구였기에 이렇게 파행을 초래했는지 궁금증이 남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시사저널>은 국조특위를 상대로 증인 명단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공개 불가’였다. 여야 합의 사항이라는 것이다. 우회적인 경로를 택한 끝에 지난 7월 중순께 국조특위 내부 명의로 작성된 문건 두 개를 입수했다. 이 문건에는 증인의 명단이 크게 ‘채택 증인 명단’과 ‘심사 보류 증인 명단’으로 나뉘어 있었는데, 당시 여야가 합의를 통해 증인으로 채택한 인사들과, 이견으로 인해 심사가 보류된 인사들을 구분해 정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두 문건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정치권이 이번 저축은행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또 현재 제기되고 있는 의혹 중 어느 부분을 집중적으로 쟁점화하려 했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특히 관심이 가는 명단은 ‘심사 보류 증인’ 98명이었다. 여야가 끝내 양보하지 않아 조율이 안 된 이들이었다. <시사저널>은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의혹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서, 심사 보류 증인 명단 98명과 채택 증인 명단 64명 등 총 1백62명의 명단을 모두 공개하기로 했다.

   

   

■심사 보류 증인 98명 중 민주당이 신청한 증인 60명은?

‘심사 보류 증인’ 98명 중에서 한나라당이 내세운 이가 37명, 민주당이 내세운 이가 60명이었다. 양당이 모두 신청한 경우는 삼화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임종석 전 민주당 의원이 유일했다. 같은 의혹을 받고 있는 공성진 전 한나라당 의원은 민주당 등 야당에서만 증인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98명 중 절반 이상이 정치권 인사였다. 현역 국회의원만 30명이 넘었다. 현 정권의 실세를 비롯해 여야를 대표하는 정치인도 여럿 눈에 뜨였다. 일정 부분 정치 공세 성격을 띠기도 했지만, 그동안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어온 인사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이 모두 뭉뚱그려져 심사 자체가 보류된 것이다. 정치권이 증인 채택을 놓고 당리당략을 앞세우다가 결국 청문회도 열지 못했다는 비난이 뒤따르는 이유이다.

민주당은 현직 의원들과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들을 대거 증인으로 신청했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이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다. 이의원은 우리금융지주의 삼화저축은행 인수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가깝게 지내온 이웅렬 코오롱 회장이 중간 다리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민주당은 이회장도 증인으로 신청했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에게도 같은 의혹이 제기되었다. 지난 1월 곽위원장이 신명예회장과 이회장을 서울 청담동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는 주장이 근거로 제시되기도 했다.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백용호 정책실장도 비슷한 의혹으로 증인 신청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정 전 수석은 삼화저축은행의 사외이사를 지낸 바 있다.

부산저축은행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는 박종록 법무법인 청림 대표변호사로부터 ‘청탁 전화’를 받은 권재진 법무부장관이 증인으로 거론되었다. 박변호사는 부산저축은행 고문변호사로 재직했으며 권장관과는 사법연수원 동기이다. 의혹이 제기되자 권장관은 “박변호사에게 전화를 받은 일은 있지만 ‘나에게 그런 얘기하지 마라’라며 전화를 끊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동관 언론특보, 김두우 홍보수석,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언론사 출신 인사들은 로비스트 박태규씨와 접촉한 의혹을 받고 있다. 박씨는 주요 언론사 간부들과 오랜 기간 친분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김해수 한국건설관리공사 사장은 부산저축은행측으로부터 금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이 추진하고 있던 인천 효성지구 개발 사업 인·허가 청탁과 함께 로비스트 윤여성씨에게서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영장이 청구되었다. 정선태 법제처장도 윤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정처장은 “공직자로서 부끄러운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한나라당 청년위원장 출신인 이영수 KMDC 회장은 현재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있다. ‘삼화저축은행의 돈이 이회장을 통해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에게 건네졌다’라는 의혹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이명박 후보의 외곽 조직인 국민성공실천연합을 이끌었던 그는 현재 ‘NEW 한국의 힘’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1월 미얀마 해상 4개 광구의 동시 탐사 개발권을 수주하자 정치적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그의 아내 서향희 법무법인 새빛 대표변호사도 삼화저축은행과 관련해 증인 신청 명단에 올랐다. 박회장은 동갑내기인 신삼길 명예회장과 가깝게 지내온 사이로 알려졌다. 서변호사는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를 지내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신명예회장과 소망교회에 함께 다니면서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민주당은 또 삼화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씨모텍을 인수한 전종화 전 나무이쿼티 대표를 증인으로 요청했다. 기업 사냥꾼으로 알려진 이철수씨와 동업하면서 씨모텍 부사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이상은 다스 회장의 사위로 이대통령에게는 조카사위가 된다. 한편 민주당은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해 부산에 지역구를 둔 한나라당 의원들을 모두 증인 대상으로 신청했다. 효성 도시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는 조진형·박준선 의원을 명단에 올렸다.

■심사 보류 증인 98명 중 한나라당이 신청한 증인 37명은?

한나라당도 효성 도시 개발과 관련해 송영길 인천시장, 김유순 인천계양구의원, 모강섭 효성도시개발 이사 등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한나라당은 특히 보해저축은행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박지원 의원, 전일저축은행 로비 의혹과 관련해 박주선 의원, 경기저축은행 비호 의혹과 관련해 문희상 의원 등 민주당 유력 정치인들을 대거 증인 신청 명단에 올렸다.

또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우제창 의원에 대해서도 저축은행 압력 의혹을 제기하면서 증인 신청을 했다. 신안군 개발 사업 의혹과 관련해서는 강기정 의원을 비롯해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박준영 전남도지사 등 무려 아홉 명을 명단에 올렸다. 캄보디아 개발 사업 의혹과 관련해서도 오낙영 베트남 공사, 강무경 캄코뱅크 은행장, 김문백 캄보디아 한인회장 등 일곱 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채택 증인 명단’ 64명은?

‘채택 증인’ 64명 중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공통으로 신청한 경우는 18명에 불과했다. 민주당에서 신청한 경우가 25명,  한나라당에서 신청한 경우가 21명이었다. 이들 대다수는 저축은행 관련자와 금융감독원 관계자였다. 정치권 인사로는 야당에서 신청한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이 유일했다. 은 전 감사위원은 부산저축은행측으로부터 돈을 받고 ‘구명 로비’를 벌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함께 증인으로 신청해 채택된 인사들 가운데는 이미 구속된 이들이 많았다. 또 부산저축은행 관련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박연호 회장, 김양 부회장, 김민영 행장, 안아순 전무, 강성우 감사 등 주요 경영진이 대표적이다.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여온 윤여성씨와 로비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고 있는 박태규씨도 증인으로 채택되었다. 윤씨는 현재 구속 상태이며, 박씨는 캐나다로 도피했다. 삼화저축은행에서는 신삼길 명예회장과 대주주이자 브로커로 알려진 이철수씨가 포함되었다. 이씨는 현재 수배 중에 있다. 전일저축은행에서는 대주주인 은인표씨가 증인으로 채택되었다.

한나라당은 여기에 부산저축은행의 대주주인 박형선 해동건설 회장과 오지열 행장, 김후진 전무이사, 문평기 전 감사를 추가했다. 호남 지역에서 ‘마당발’로 통하는 박회장은 전 정권 인사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또 호남에 기반을 둔 보해저축은행의 오문철 행장과 박종한 전 행장 그리고 최근 구속된 임건우 전 보해양조 회장도 증인 명단에 올렸다.

이와 함께 김태오 대전저축은행 대표이사와 채규철 도민저축은행 회장, 금융감독원 출신으로 구속된 유병태 전 비은행검사국장, 이자극 전 저축은행검사반장, 최정윤 전 수석검사역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인천 효성지구 도시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는 거액의 리베이트를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동인 효성도시개발 대표를 포함시켰다.

반면 민주당은 은 전 감사위원 외에 부산저축은행측으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광수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추가했다. 금융위원회에서 저축은행 업무를 총괄하는 금융서비스국장을 지낸 김원장은 2009년부터 올해 3월까지 한나라당 정무위원회 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최근 검찰은 은 전 감사위원과 김원장의 재산을 가압류했다.

구속되지 않은 인사들 중에서 양당의 신청에 의해 증인으로 채택된 이는 여덟 명이었다. 부산저축은행 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종창 전 금융감독위원장, 김민영 행장의 아들로 부산저축은행의 자금 유용 의혹을 받고 있는 김창현 창아트갤러리 대표, 불법 대출을 받아 창아트갤러리에 자금을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석원 워터게이트갤러리 대표 등이 포함되었다.

민주당은 청와대에 구명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종록 변호사를 ‘채택 증인 명단’에 올렸다. 박변호사는 지난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던 권재진 법무부장관에게 ‘부산저축은행을 잘 봐달라’라는 청탁 전화를 했으며, 민정수석실의 다른 관계자에게도 ‘구명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화저축은행 사태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높은 민주당은 이 은행의 불법 대출 의혹과 관련해 이광원 전 대표와 황진호 전무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한 건설업체에 대출을 해주는 과정에 현 정권 실세의 처남과 금융감독원 고위 간부가 연루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으뜸저축은행의 김정온 전 대표도 명단에 올렸다.

민주당은 또 독일 풍력 발전 사업과 관련해 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거액의 부당한 대출을 받은 의혹이 있다며 SPC(특수목적법인) 이윈드게이트의 강장완 대표와 이윈드게이트 대출을 위해 중간 자금 유통 SPC로 설립된 씨케이에셋홀딩스의 조주현 대표도 증인으로 채택했다. 그 밖에 부산저축은행의 부실 검사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부산지원장 등 간부 다섯 명, 재산 은닉과 관련해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두 명 등도 포함시켰다.

한나라당은 부산저축은행의 영남알프스골프장 의혹과 관련해 가짜 급여 통장으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SPC 태안종합건설의 김해식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 사건을 맡았던 울산지검의 담당 검사도 포함시켰다. 캄보디아 개발 사업 의혹에 초점을 맞추어온 한나라당은 신현석 전 캄보디아 대사를 증인 명단에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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