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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지키기, ‘물갈이’가 변수

한나라당 강세 지역, 현역 의원 교체 폭에 관심 쏠려…“피비린내 나는 공천 살생부 나돌 것”

조진범│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ㅣ | 승인 2011.09.04(Sun) 14:2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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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인 대구 달성구에서 상인들과 악수하며 활짝 웃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의 아성으로 불리는 영남권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위험하다는 얘기가 많다. 상대적으로 TK(대구·경북) 지역은 위기감이 덜하다.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영향력이 아직 크기 때문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친박 무소속 후보가 대거 당선되는 이변을 낳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그같은 여권의 분열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 민주당 등 야권은 “전 지역구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라는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여전히 인물난을 겪고 있다. 결국 TK 지역 최대 변수는 현역 의원들을 상대로 한 ‘물갈이 폭’이다. 벌써부터 한나라당 내에서는 “존재감 없이 피로감을 주는 중진 의원들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라는 목소리가 비등해지고 있다. 그 대부분의 중진 의원이 TK에 몰려 있는 탓에 공천을 둘러싸고 또 한바탕 피바람이 불어닥치게 생겼다. 중요한 것은 박근혜 전 대표도 내심 ‘물갈이’를 바라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다.

[대구] 다수 차지하는 ‘간부’ 현역 의원들 생존 가능할까

역시 대구에서는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한 ‘물갈이 폭’이 최대 관심사이다. 12명의 현역 의원 모두 한나라당 소속이다. 한나라당의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많지만, 대선을 감안하면 ‘미워도 다시 한번’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만약 기존 의원 중심으로 공천이 이루어진다면 상당한 ‘역풍’이 예상된다. 동남권신공항 백지화 등으로 현역 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이 큰 상황이다. 변화를 요구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한나라당은 곤란을 겪을 수 있다.

실제 신공항 유치가 무산된 직후 대구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총선이 지난 15대 총선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김영삼 정부 시절인 지난 1996년 치러졌던 15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은 참패했다. 대구의 13개 선거구 가운데 단 두 곳만 건지는 충격적인 참패였다. ‘자민련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내년 4월 총선 역시 한나라당 공천에 따라 ‘무소속 바람’이 휘몰아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민주당은 ‘대안 정당’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텃밭’을 지키기 위해 한나라당 지도부는 칼을 빼들 수밖에 없다. 서서히 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있다. 홍준표 대표의 측근인 주호영 인재영입위원장은 “내년 총선 공천에서 대략 40% 중반의 교체율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존재감 없이 피로감을 주는 영남권 중진 의원들이 물갈이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6선의 홍사덕 의원(서구)을 비롯해, 4선인 박종근(달서 갑)·이해봉(달서 을) 의원은 “나이나 선수(選數)가 공천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선은 훈장으로 봐야 한다”라고 반발해 물갈이론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흥미로운 점은 대구의 현역 의원 가운데 한나라당 ‘간부’들이 많다는 것이다. 유승민(동 을·최고위원)·주호영(수성 을·인재영입위원장)·서상기(북 을·특보단장)·이명규(북 갑·원내수석부대표) 의원 등이 중책을 맡아 ‘공천 안정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 당 대표를 비롯한 간부들과 일반 의원들의 공천 기준이 똑같아야 한다는 원칙론을 주장하지만, 아무래도 ‘간부’가 유리한 것은 틀림없다. 현역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박근혜 전 대표의 정책을 연구하는 ‘국가미래연구원’에 참여한 3선의 이한구 의원(수성 갑)의 공천 여부도 주목된다. 이명박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해대며 ‘미운털’이 박힌 이의원이지만, 박 전 대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대구에는 유독 친박계 의원이 많다. 주호영 의원과 이명규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친박계이다. 이 때문에 ‘친박’을 기준으로 공천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인식도 강하다. 박 전 대표의 대권을 위해 친박계의 ‘살신성인’을 요구하는 흐름마저 감지되고 있다. 친박계를 대표하는 현역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읍참마속’이라는 단어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가장 큰 관심 지역은 중·남구이다. 초선인 배영식 의원을 향해 친이계 핵심 인사들이 도전장을 던질 태세이다. 박창달 자유총연맹 총재와 ‘왕차관’으로 불렸던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환경부장관을 지낸 이재용씨의 출마도 거론되고 있다. 달서 병은 전·현직 의원들의 경쟁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박 전 대표의 ‘경호실장’으로 불리며 친박계의 핵심으로 자리 잡은 초선의 조원진 의원과 17대 의원을 지낸 김석준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이 격돌한다. 김원장은 ‘친이재오계’로 통한다. 미래연합 비례대표인 송영선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대구 전체 선거구에 후보를 낼 방침이다. 한나라당 일당 독주의 폐해를 부각시키며 대구에서 ‘야권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각오이다. 당선 여부를 떠나 대구에서 민주당의 지지율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려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 숨어 있다.

대구 지역 19대 총선 출마 예상자

한=한나라당, 민=민주당, 선=자유선진당, 노=민주노동당,
진=진보신당, 미=미래연합, 무=무소속ㆍ미정

이름(나이) 정당 직책(주요 경력)   이름(나이) 정당 직책(주요 경력)
중·남구   김중걸(47) 제17대 대통령 서거 유세단장
남병직(53) 한나라당 부대변인   양철조(49)   북구 을 지역위원장
박영준(51) 전 지식경제부 2차관   수성 갑
박창달(65)  한국자유총연맹 총재   김대현(41)   전 대구시의원
배영식(62)  국회의원   이한구(66)   국회의원
이주호(50)   교육과학기술부장관   김희섭(53)   대구시당위원장
이원기(46)   한나라당 대변인 행정실장   이연재(49)   대구시당위원장
김정태(54)   생활체육특별위원장   윤재옥(50)   전 경기지방경찰청장
박형룡(45)   6·2 지방선거 남구청장 선거 출마   수성 을
이재용(57)   전 환경부장관   주호영(51) 국회의원
동 갑   남칠우(52) 수성 을 지역위원장
주성영(53)   국회의원   김형렬(52) 전 대구수성구청장
임대윤(54)   전 동구청장   달서 갑
정덕연(52)   동구 갑 지역위원장   박종근(75) 국회의원
동구을   홍지만(44) 전 SBS 앵커
유승민(53)   국회의원   김준곤(55) 법률자문특별위원장
이승천(47)   전 대구시당위원장   김충환(50) 전 청와대 비서관
서구   달서 을
곽창규(55)  금융보안연구원장   권용범(46) 전 대구경북벤처협회장
  진(65)  전 서구청장   이철우(56) 변호사
홍사덕(68) 국회의원   이해봉(69)   국회의원
권오혁(56) 서구 지역위원장   김성태(56) 당 지역위원장
        김부기(55) 전 중앙위 상임위원
김형만(47) 대구시당 사무처장   달서 병
서중현(60) 서구청장   김석준(59)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
북구 갑   조원진(53) 국회의원
서용교(56)   대구시당 부위원장   김철용(36) 달서 병 지역위원장
이명규(55)   국회의원   송영선(58) 현 국회의원
이현주(46) 북구 갑 지역위원장   달성군
박영민(46)   전 대구시당위원장   박경호(62) 전 달성군수
구본항(55)   전 대구시의원   박근혜(60) 국회의원
북구 을   박상희(60) 전 국회의원
김충환(50)  전 대구시의원   김진향(42) 지역위원장 직무대행
서상기(65)  국회의원   구성재(51) 전 조선일보 기자
조영삼(43) 중앙당 전문위원        

[경북]‘이상득 퇴진론’이 최대 이슈…민주당은 여전히 ‘인물난’

경북은 대구와는 또 다른 분위기이다. 농촌 지역이 많아 독특한 정서를 가지고 있다. 안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문중의 영향력도 꽤 세다. 한나라당의 강세 지역임에는 틀림없지만, 당선을 보장해주지도 않는다. 실제 지난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인사들이 대거 금배지를 달았다. 전체 15개 선거구 가운데 5개 지역에서 무소속 후보가 승리했다. 경주의 정수성 의원을 빼고 지금은 모두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비(非)한나라당 후보가 일곱 명이나 당선되었다. 비(非)한나라당 기초단체장이 있는 지역구 현역 의원들의 고전도 점쳐진다. 이인기 의원(성주·고령·칠곡)을 비롯해, 최경환(경산)·장윤석(영주)·강석호(영양·영덕·울진·봉화)·이한성(문경·예천)·성윤환(상주) 의원 등이 비(非)한나라당 기초단체장과 갈등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지역  민심도 양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7월 말 한나라당 경북도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일부 의원들이 경쟁한 배경에 지역구의 어려운 사정이 한몫을 차지했다는 분석이다.

경북에서도 ‘물갈이론’은 화두이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6선의 이상득 의원(포항 남·울릉)에 대해 말이 많다. 출마는 물론 공천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논란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이의원은 지난 18대 총선을 앞두고도 한나라당 수도권 의원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았다. 이른바 ‘55인 선상 반란’ 사건이다. 이의원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한나라당 공천에 관계없이 출마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이의원의 공천 여부는 또다시 경북 지역 최대 핫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멸의 위기감에 휩싸인 수도권 의원들이 이의원의 공천을 결사반대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 참여정부에서 행정자치부장관을 역임한 박명재 CHA의과대학 총장이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의원으로서는 안팎의 도전에 직면한 셈이다.

경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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