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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지듯이 머리카락도 가을을 탄다

머리카락의 ‘휴지기’ 가을철 탈모 예방법 / 두피와 머리카락의 상태 파악해 원인부터 찾아야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ㅣ 승인 2011.09.25(Sun) 22: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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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임성구
푹푹 찌던 무더위가 언제 있었냐는 듯 감쪽같이 가을이 왔다. 가을에는 낙엽이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것만이 아니라 머리카락도 한 올 한 올 빠지기 시작한다. 자고 일어나면 한 움큼씩 빠지는 사람도 많다. 다른 계절보다 왜 유독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환절기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고, 비듬도 많아지는 것일까.

▒ 탈모 원인 : 일시적 남성호르몬 증가

ⓒ시사저널 이종현

머리카락은 95% 이상이 단백질과 젤라틴으로 구성된다. 하루 평균 0.35㎜, 한 달에 1㎝씩 자란다. 그런데 머리카락은 계속 자라지 않고 성장과 빠짐을 반복한다. 머리카락이 자라는 기간을 성장기라고 한다. 봄과 여름은 머리카락의 성장기에 해당하고, 가을은 이른바 머리카락의 ‘휴지기’이다. 가을이 오면 낙엽이 지듯 성장을 잠시 멈추는 것이다. 머리카락의 성장기는 사람마다 달라 3?8년간 정도이다.

성장기가 끝나면 3주 동안 성장을 멈추는 퇴행기에 들어서고, 약 3개월의 휴지기를 거치면서 머리카락이 자연스럽게 빠진다. 새로운 성장기 머리카락이 올라오면 휴지기 머리카락이 빠지는 구조이다.

사람의 머리카락 수는 약 10만개이다. 이 전체 머리카락 중 85%가 성장기이고, 퇴행기는 2%, 휴지기는 14% 정도이다.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당겼을 때 잘 뽑히지 않는 것은 대부분 성장기에 있기 때문이다. 이때 뽑히는 머리카락은 성장기를 지난 머리카락들이므로 가만히 놔두어도 얼마 가지 않아 자연히 빠질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주기와 상관없이 가을은 탈모의 계절이라 부를 만큼 평상시에 비해 1.5~2배가량 탈모가 심해진다. 가을에 탈모가 심해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탈모에 영향을 주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일시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가을이 되어 일조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면 남녀 모두에게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증가한다. 테스토스테론은 인체 내에서 5-알파 환원 효소에 의해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바뀌게 된다. 이 물질은 모발 주기 중 성장기를 짧게 하고 성장이 멈춰 있는 휴지기를 길게 해 머리카락이 자라는 데 필요한 단백질 합성을 지연시킨다. 따라서 휴지기 머리카락의 비중이 높아지면 성장이 단축되고 모낭 크기도 작아져 결국 머리카락 수가 줄어든다.

또 남성호르몬은 여성호르몬보다 활동적이기 때문에 반드시 열을 동반한다. 열은 위로 상승하는 성질이 있는데, 이러한 열을 식혀주고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기관이 우리 몸의 신장이다. 하지만 남성호르몬의 과다 분비로 열 발생이 많아지면 신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과부하가 걸리게 된다. 결국 기력이 떨어지면서 머리카락도 빠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또한 가을의 심한 일교차도 가을 탈모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일교차가 크면 머리카락과 두피가 민감해져 약한 자극에도 쉽게 머리카락이 빠지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가을철의 건조함 역시 두피의 각질층을 두껍게 만들어 탈모를 촉진시킨다. 그 밖에도 더운 여름 내내 강한 자외선에 시달리고, 땀과 피지 등의 오염 물질이 두피에 침투해 모근을 막아버려 두피 상태가 나빠지면서 휴지기인 9~11월에 많은 양의 머리카락이 집중적으로 빠지게 된다. 동물이나 사람이나 가을이 ‘털갈이의 계절’로 위세를 떨치는 이유이다.

어떤 사람은 이러다가 대머리가 되는 것이 아닌가 싶을 만큼 가을철 탈모 증상이 심화된다. 기존에 탈모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마찬가지다. 탈모증은 성장기, 퇴행기, 휴지기라는 주기의 균형이 깨지는 것이다. 곧 머리카락이 가을을 타는 것이다.

▒ 탈모 증상 : 머리카락이 하루 100개 이상 빠지면 의심

ⓒ일러스트 임성구

그렇다면 탈모가 시작되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보통 정상인은 하루에 20~50개 정도의 머리카락이 빠진다. 그런데 가을에는 이보다 많은 50~100개 정도가 빠진다. 머리를 감을 때 하루 100개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진다면 가을철이라도 탈모를 의심해야 한다. 눈에 띌 정도로 머리카락이 윤기가 없고 점점 가늘어진다거나 잘 끊어지는 경우, 또 두피와 모발에 기름기가 과도하게 흐르거나 머리숱이 부쩍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탈모의 전조 증상으로 의심해보아야 한다.

머리카락은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장식 기능을 한다. 헤어스타일이 조금만 변해도 인상이 달라진다. 머리카락이 빠지면 실제 나이보다 더 들어 보이고 이런 점 때문에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쉽다. 가장 흔한 탈모증은 이마 양쪽이 넓어지는 ‘M자형 탈모’와 머리 윗부분이 빠지면서 탈모 부분이 점점 커지는 ‘O자형 탈모(일명 소갈머리 탈모)’이다. 이 두 가지 유형은 모두 남성호르몬에 의해 머리카락 성장이 억제되는 남성형 탈모증이다.

여성형 탈모증은 가르마를 중심으로 속 정수리 부분이 휑해지는 형태로, 머리카락이 한꺼번에 많이 빠지지 않아 초기에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숱이 듬성듬성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두피가 보이게 된다. 서양 사람에 비해 우리나라 사람은 탈모가 적은 편이지만, 최근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탈모 환자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발생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이다.

▒ 탈모 예방 : 두피 각질 말끔히 제거

탈모는 평상시 관리가 중요하다. 가을철에 생기는 것과 같은 일시적인 탈모만을 예방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항상 자신의 두피와 머리카락 상태를 파악해 원인에 맞는 관리법을 찾아야 한다.

먼저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 탈모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두피와 머리카락의 청결에 신경 써야 한다. 요즘과 같이 선선하고 건조한 날씨에는 각질이 증가하기 때문에 두피에 각질이 쌓인다. 두피의 각질은 1~2일에 한 번씩 머리를 반드시 감고 두피 스케일링을 해 제거한다.

또한 샴푸를 할 때는 미지근한 물로 샴푸를 하되 두피 깊숙이 마사지를 해준다. 두피 전체를 마사지 하듯 문지르면 두피까지 세정이 되어 모공이 막혀 탈모가 일어나는 것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린스를 할 때는 두피 대신 머리카락에만 바르고 잔류물이 남지 않도록 깨끗이 헹궈낸다. 머리는 되도록 저녁에 감는다. 신진대사가 왕성한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두피를 청결하게 유지하면 모발의 성장도 촉진되기 때문이다.

탈모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묘약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탈모 증상에 대해 일찌감치 관심을 갖고 조기에 대처한다면 탈모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니, 포기할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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