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지지 열기만큼 강렬한 안철수·박근혜의 매력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1.10.2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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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처음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나란히 1, 2위 올라

우리는 정서적으로 호감을 갖고 있거나 무언가를 묻고 싶은 이를 만나고 싶어 한다. <시사저널>은 이번 조사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이번이 처음으로 실시하는 조사이다. 그 결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첫 주인공이 되었다. 정치, 기업, 교육, IT(정보기술), 과학기술 등 여러 분야에서 안철수 원장은 1~2위를 차지했다. 안철수 원장이 지금까지 한때나마 몸담았던 분야에서는 어김없이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 1~2위에 올랐다. 최근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된 것이 계기가 되어 정치 분야에서도 2위에 올랐다.  

안철수 원장은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 때마다 박근혜 전 대표와 1, 2위를 다투고 있다. 컴퓨터 백신 V시리즈를 개발하고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라는 컴퓨터 백신업체를 창업했다는 이유로 정보기술(IT)과 과학기술 분야 1위, 기업 분야 2위에 올랐다.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라는 교직을 맡아서인지 교육 분야에서도 1위에 꼽혔다.

정치 분야에서는 현역 정치인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위에 올랐다. 조사 대상자 28%가 박 전 대표를 정치 분야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뽑았다. 안철수 원장이 24%로 그 뒤를 바짝 추격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0%로 3위를 차지했다. 4, 5위에 오른 이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6위(16%)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차지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각각 7위(16%)와 8위(12%)에 올랐다.      


박원순, 시민운동·복지 분야에서 선두

시민운동가 분야에서는 서울시장 후보로 나섰음에도 아직까지 시민운동가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박원순 전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압도적으로 1위(54%)에 올랐다. 여성 분야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1위(16%)에 올랐다. ‘영향력 있는 50세 미만 차세대 인물’ 1위에 오른 김연아 선수가 한비야 유엔중앙기금 대응기금 자문위원, 한명숙 전 국무총리, 박영선 국회의원과 함께 나란히 2위(12%)에 올랐다. 복지 분야에서는 박원순 후보가 임채민 보건복지부장관과 함께 공동 1위(10%)에 올랐다. 환경 분야에서는 최열 환경재단 대표와 유영숙 환경부장관이 공동 1위(10%)에 올랐다.

통일·국제·외교 분야에서는 반기문 UN사무총장이 1위(22%)에 올랐다. 재임 중 남북 화해 작업을 주도했던 고 김대중 대통령과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공동 2위(18%)에 오른 것이 이색적이다.  

기업 분야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44%)이었다. 국내 최대 기업 집단의 총수라는 명함과 함께 경제 분야 화두를 제기하는 이슈 메이커로서 매력이 돋보인다. 2위 안철수 원장은 22%에 그쳤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와 정몽구 현대차그룹 총수는 공동 3위(12%)에 올랐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안철수 원장(46%)에 이어 얼마 전 작고한 고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가 2위(36%)에 올랐다.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처럼 혁신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IT 산업 흐름을 이끌어온 잡스를 만나고 싶은 것은 한국인도 예외가 아닌 듯하다. 과학기술 분야도 IT와 같았다. 지지율만 차이가 났지 안원장(16%)과 스티브 잡스(14%)가 나란히 과학기술 분야 1, 2위에 올랐다.

금융 분야는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이 1위(28%)에 올랐다. ‘버핏과 함께하는 점심 식사’가 26억원에 낙찰될 정도로 전세계 투자자들 사이에 버핏은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꼽힌다.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투자 방법이나 종목을 묻고자 하는 이가 많아서일까. 버핏은 글로벌 경제 위기 와중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지분 50억 달러어치를 사들이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 전 부자 증세를 주장하면서 전세계 부자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국내 최대 투자 그룹 총수라는 직함에 걸맞게 2위(24%)에 올랐다. ‘시골의사’ 박경철씨는 3위(20%)에 올랐다.

미술 분야에서는 판화가 이우환씨가 1위(8%)에 올랐다. 국내에서 예술혼을 인정받고 있는 거장에 대한 호기심이 상당한 듯하다. 한국화의 거장 고 운보 김기창 화백이 6%로 그 뒤를 이었다. 음악 분야에서는 지휘자 정명훈씨가 1위(20%)에 올랐다. 정명훈씨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아시아필하모니오케스트라, 인천 앤아츠 예술감독으로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씨는 2위(10%)에 올랐다. 국악인 분야에서는 황병기 가야금 명인이 1위(18%), 명창 안숙선 한예종 교수가 2위(12%)에 올랐다.


원로배우 이순재씨, 소녀시대와 어깨 나란히

건축 분야에서는 현대건축가 고 김수근씨가 1위(32%)에 올랐다. 김씨는 지난 1986년 작고했으나 건축가와 교육자로서 활동하며 건축 1세대를 이끈 그에 대한 기억이 아직까지 건축인들의 마음에 각인되어 있는 듯하다. 김수근씨가 창간한 잡지 <공간>에서 건축 수련 과정을 거친 후 ‘이로재’에서 활동하는 건축가 승효상씨가 2위(28%)를 차지했다. 무용 분야에서는 김복희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이 1위(14%)에 올랐다. 국수호 디딤무용단 이사장, 김백봉 경희대 명예교수, 고 최승희 현대무용가가 그 뒤를 이어 2위(10%)를 차지했다.

방송·연예 분야에서는 원로배우 이순재씨가 소녀시대와 함께 1위(10%)에 올랐다. 소녀시대야 20~40대 남성이 만나보고 싶은 아이돌이겠지만 이순재씨가 1위에 오른 것은 다소 의외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방송·연예 분야의 주요 이슈마다 이순재씨가 한마디씩 꺼내는 말이 방송계 안팎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방송·연예 분야 차세대 리더 1위에 오른 MC 유재석씨는 강호동씨, 임권택 영화감독과 함께 나란히 2위(8%)를 차지했다. 연극 분야에서는 국립극장 예술감독인 오태석 연출가가 1위(14%)를 차지했다. 2위(10%)에도 연극연출가 손진책씨가 올랐다. 영화 분야에서는 영화감독 3명이 공동 1위(10%)에 올랐다. 임권택 감독, 고 신상옥 감독, 봉준호 감독이 그 주인공들이다. 봉준호 감독은 차세대 리더 300인 영향력 순위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종교 분야, 타계한 원로들에 대한 그리움 가득

소설가와 시인 중에서는 소설가 이문열씨가 1위(16%)에 올랐다. ‘보수 문객’을 자처할 정도로 소설가치고는 이념 성향을 또렷이 밝히면서 논쟁의 중심에 자리하곤 한다. 고 박경리·고 박완서 선생이 각각 2위(14%), 3위(12%)를 차지했다. 출판계에서는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 공지영씨가 압도적으로 1위(20%)에 올랐다. 도서 판매에서 앞선 소설가가 상위권에 올랐다. 소설가 고 박경리·조정래·이외수 씨가 나란히 2위(6%)를 차지했다. 가장 만나고 싶은 만화가 1위(32%)에는 ‘우리 시대 최고의 만화가’라는 별칭답게 허영만씨가 뽑혔다. 만화가 이현세씨가 그 뒤를 따라 2위(26%)에 올랐다.

농업 분야에서는 이정환 전 농촌경제연구원장이 1위(14%)를 차지했다. 오랫동안 농촌경제연구원장을 지내면서 한국 농촌의 발전 방안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는 듯하다. 강기갑 국회의원과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공동 2위(10%)에 올랐다. 패션 분야에서는 앙드레 김이 지난해 8월 작고하자 외국 디자이너가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다. 가장 만나고 싶은 패션 분야 인사로 외국 유명 디자이너가 1~3위를 차지한 것이다. 루이뷔통의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마크 제이콥스가 1위(18%)에 올랐다. 지방시의 수석 디자이너 출신 알렉산더 맥킨과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공동 2위(12%)에 올랐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씨(42%)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 선수 박지성씨(34%)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게임 분야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가 1위(48%)에 올랐다. 김정주 넥슨홀딩스 대표이사는 2위(18%)를 차지했다. 모바일 게임업체 컴투스의 박지영 대표가 3위(12%)에 올랐다. 바둑 분야에서는 이창호 9단이 가장 만나고 싶은 기사(54%)에 올랐다. 그 뒤를 이어 조훈현 9단과 이세돌 9단이 각각 2위(38%), 3위(36%)에 올랐다.

종교 분야에서는 한국인은 주로 작고하신 성인들을 만나고 싶어 했다. 불교에서는 고 성철 스님(20%), 고 법정 스님(18%)이 나란히 만나고 싶은 불교계 인물 1, 2위에 올랐다. 개신교에서는 고 옥한흠 사랑의 교회 목사(20%), 천주교에서는 고 김수환 추기경(40%)이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으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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