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과 친해지는 세 가지 방법
  • 한덕택│전통문화평론가 ()
  • 승인 2011.10.31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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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헤란로 가얏고을. ⓒ가얏고을 제공
많은 연주자와 국악 전공자가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애쓰며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대중에게 국악은 명절이나 특별한 날, 특별한 장소에서 듣는 음악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생활 속에서 국악을 자주 접하다 보면 이런 선입관도 허물어지고 편안하게 생활 음악으로 국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국악과 친해지는 첫 번째 방법은 국악방송과 국립국악원 홈페이지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FM 99.1을 통해 방송하는 국악방송은 초보자에서 전문가까지 누구나가 듣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악과 친해질 수 있는 창이다. 좀 더 체계적으로 국악을 이해하고 싶다면 국립국악원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된다. 국립국악원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공연 정보와 일반인을 위한 e국악 프로그램이 있다. 전통 음악에 대한 장르별 설명은 물론 무료 동영상 교육 프로그램도 있어 국악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또한 홈페이지 회원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공연 초대 이벤트도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공연장을 찾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다음 단계는 국악 전문 공연장을 찾아 좋은 공연을 관람하며 직접 국악을 접하고 감상하면 된다. 초보자에게 추천할 만한 프로그램으로는 국립국악원의 브런치 콘서트인 <다담(茶談)>과 토요 명품 공연이 있다. 다담은 방송인 유열이 진행하는 토크쇼와 결합한 형태의 음악회로 편안하게 음악과 친해질 수 있는 공연이고, 토요 명품 공연은 국악의 대표적인 장르별 공연을 국립국악원의 수준 높은 단원들이 참가해 무대에 올린다. 

남산 국립극장에도 다양한 전통 예술 공연 프로그램이 있다. 황병기 감독이 진행하는 국립 국악관현악단의 <정오의 음악회>는 국악은 물론 대중음악과 대중 예술인도 참여하는 열린 무대를 지향하고 있고, 국립창극단이 진행하는 <정오의 판소리>는 창극, 판소리, 민속 음악을 중심으로 신명나는 소리판을 펼치고 있다. <다담>이나 <정오의 판소리>는 월 1회 진행된다. 최근에는 국립무용단의 <정오의 춤>도 개설되었다. 국립극장 홈페이지 역시 회원 가입을 하면 다양한 공연 정보는 물론이고 회원 대상 이벤트도 제공한다.

좀 더 가까이에서 국악을 접하고 싶다면 주변의 작은 공연장을 찾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홍대역 청기와예식장 뒤에는 거문고와 해금의 명인인 김영재 교수가 운영하는 ‘우리소리’라는 공간이 있다. 국악을 전공하는 대학 및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연이 이어지고 있으며 관람료 또한 5천원 정도로 저렴하다, 금융과 벤처기업의 중심지인 강남에는 선릉역 6번 출구 앞에 있는 ‘가얏고을’이 <테헤란로 풍류>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 풍류음악을 비롯해 판소리, 민요 등 다양한 연주를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하고 있다. 입장료는 5천원. 가얏고을은 30~40대의 중견 연주자는 물론 명인 초대 공연 등 작지만 내실 있는 기획을 통해 국악계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 중구 신당동 신당역 부근에는 서도민요 소리꾼인 박정욱이 운영하는 ‘가례헌’이 있다. 2만원을 내면 식사와 막걸리를 즐긴 뒤 한바탕 신명나는 판을 펼치는 가례헌 또한 민요, 판소리, 기악, 전통 무용 등 다양한 공연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남산 한옥마을 내에 있는 남산국악당, 삼성동 한국문화의 집(KOUS), 한국문화재보호재단 민속극장 풍류 등의 소공연장은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저렴한 비용에 다양한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곳들이다. 소공연장의 매력은 연주자와 객석이 가까이 있어 연주자와 관객의 밀착감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우리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삶이 담긴 국악을 통해 멋과 흥을 느끼기 위해서는 이제 당신의 행동이 필요하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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