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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내곡동 땅 국정원에 팔았다

단독 취재 / ‘MB 사저 부지’에서 1km 정도 거리, 4천3백평 규모…2003년 ‘수상한 거래’ 정황 포착

김지영·조현주 기자 ㅣ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1.11.14(Mon) 16: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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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위치한 이상득 의원(위)의 땅을 국정원에서 매입한 과정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사저를 지어 2013년 2월 퇴임 이후 머무를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사저널>이 지난 10월8일 ‘내곡동 사저’를 처음 보도한 이후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등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또한 일부 언론을 통해 내곡동 사저에서 5백m 떨어진 곳에 이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땅(1천4백58㎡, 4백41평)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기도 했다. 꼬리에 꼬리를 문 의혹이 계속 제기되자 청와대는 결국 ‘내곡동 사저’ 계획을 전면 백지화했다.

열흘 만에 ‘이상득→삼호→국정원’ 일사천리

그런데 <시사저널>이 내곡동 사저와 관련해 추가 취재를 하는 과정에서 ‘이상득 땅’이 또 드러났다. 이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부지에서 불과 1㎞ 정도 떨어진 곳에도 이상득 의원이 대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했던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의원은 이 땅을 지난 1995년과 2003년 두 차례에 걸쳐 국가정보원(국정원)에 매각했다. 문제는 당시 매각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이의원이 보유했던 땅을 들여다보자. 이의원이 내곡동에 보유하고 있던 땅은 밭(12개 필지)과 임야(1필지) 등 모두 13개 필지로, 1만4천64㎡(4천2백62평) 규모였다. 이의원은 13필지 가운데 2천8백66㎡ 규모의 밭 2필지를 1995년 12월23일 국가안전기획부(현 국정원)에 매각했다. 당시 이의원은 집권 여당인 신한국당 제2정책조정위원장(경제 담당)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었다. 

그로부터 7년4개월이 지난 2003년 4월23일, 이의원은 밭 10필지와 임야 1필지 등 나머지 11필지 1만1천1백98㎡ 규모의 땅을 건설업체인 ㈜삼호에 전부 매각했다. 당시는 야당인 한나라당 최고위원이었다. 그런데 이의원의 땅을 매입한 삼호측은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불과 열흘 만인 5월2일에 11필지 모두를 국정원에 다시 매각했다. 일사천리로 ‘이상득→삼호→국정원’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셈이다. 서울 강남의 한 부동산업자는 “부동산 소유권이 열흘 만에 두 번씩이나 바뀐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매매자들이 특별한 관계이거나,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1995년과 2003년에 이의원이 매각한 땅에는 현재 국정원 청사와 부대시설이 들어서 있다. 국정원은 11월3일 “이상득 의원의 땅 13필지를 매입했던 것은 사실이다. 1995년에 매입한 두 필지는 국정원 청사를 신축하기 위해, 2003년 매입한 11필지는 부대시설을 신축하기 위해서 강제 수용했던 것이다. 모두 당시 공시 지가로 산정해 매입했으며, 정상적인 거래였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의원이 왜 삼호를 거쳐 국정원에 매각했는지 아느냐’라는 질문에는 “그 과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라고 말했다. 2003년 1월 현재 11개 필지의 공시 지가는 ㎡당 2만7천~12만9천원이었다. 국정원의 설명이 사실이라면, 삼호는 11개 필지 모두를 8억7천3백35만4천9백원에 매각한 셈이다.

삼호측, 1억원 손해 본 것으로 추정돼

   
▲ 서울 마포구 도화동 ㈜삼호 본사.
ⓒ시사저널 임준선

그렇다면 이의원은 삼호측에게 얼마를 받고 매각했을까. 2004년 2월28일자 ‘국회 공보’를 통해 공개된 국회의원 재산 변동 내역에 따르면, 이의원은 의문의 내곡동 땅 11필지를 삼호에 모두 9억7천6백20만5천원에 매각했다.

다시 말해, 이의원은 삼호에 9억7천여 만원, 삼호는 국정원에 8억7천여 만원에 각각 매각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의원의 땅이 삼호를 거치지 않고 직접 국정원에 강제 수용되었다면 1억원  정도의 손해를 보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마디로, 삼호는 이의원에게 ‘비싸게’ 사서, 열흘 만에 국정원에 ‘싸게’ 팔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삼호는 왜 손해를 보면서까지 땅을 사고팔았던 것일까. 이에 대해 삼호의 한 관계자는 “삼호는 지난 2009년부터 워크아웃 상태이기 때문에 2003년 당시 사정을 알 만한 임원진은 모두 퇴사한 상태이다. 현재는 그 부분에 대해 알 만한 직원도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 땅 거래와 관련해 11월11일 국회 이상득 의원실로 전화를 걸었다. 이의원의 보좌관은 “의원님은 ‘개인적으로 삼호에 대해 전혀 모르며, 삼호측이 먼저 매입하겠다고 해서 팔았던 것이다’라고 했다. 국정원이 땅을 매입하기 위해서 삼호를 내세운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상득-삼호-국정원’으로 연결된 석연치 않은 땅 매매 과정은 여전히 의문이다. 당시 이의원과 삼호가 어떤 관계였는지, 또한 국정원이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이의원의 편의를 봐주었던 것은 아닌지 등에 의문점이 찍힌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가 이대통령 퇴임 후 사저 부지를 내곡동으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내곡동에 상당한 땅을 보유했던 이의원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미스터리이다.

국정원에서 국정원과 관련된 부동산 내역에 정통한 인물은 기조실장이다. 이의원의 땅이 거래되었던 2003년 4월까지는 민주당 국회의원인 신건 전 국정원장 체제였다. 하지만 당시 기조실장이었던 장종수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신 전 원장의 후임이었던 고영구 전 원장은 “전혀 아는 바가 없다”라고 말했으며, 고 전 원장 시절 기조실장이었던 서동만씨는 2009년 6월4일 폐암으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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