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시장 풍경 바꾸는 신진 디자이너들
  • 김세희 기자 (luxmea@sisapress.com)
  • 승인 2011.11.2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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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턴기자 김미류
온라인 쇼핑몰이 발달하면서 동대문시장의 입지는 많이 좁아졌다. 제품이 중복되는 경우가 많고, 발품을 아무리 팔아도 온라인 쇼핑몰이 더 저렴하게 판매하는 사례가 부지기수이다. 간혹 어떤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다 하더라도 서너 집만 건너면 같은 제품을 더 싼 가격에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이니 티셔츠 한 장을 1만원에 팔아도 선뜻 지갑을 열기가 어렵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동대문시장에서 낯선 모습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개인 디자이너의 제품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의 ‘떼다 파는’ 방식을 벗어나 직접 제작한 상품들이 호응을 얻고 있다. 1만~2만원대 티셔츠에서부터 50만~60만원에 달하는 겨울 코트까지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고가 제품의 경우 웬만한 백화점 제품들과 맞먹는 수준이다. 소재나 디자인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물론 차비만 좀 깎아달라며 1천원, 2천원 흥정하던 동대문시장도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신진 디자이너들이 동대문으로 모이기 시작하면서 전과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 예로 쇼핑몰 두타의 지하 1층에는 신진 디자이너들이 모여 있는 구역이 있다. 개인 디자이너들이 원단부터 직접 만들고 디자인을 한다. 소량만 생산하기 때문에 오히려 관심을 끈다. 이런 흐름은 고객의 왕래가 가장 잦은 1층으로까지 번졌다. 개인 디자이너들의 제품을 모아 판매하는 편집숍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치마 한 벌에 20만원을 호가하는 등 가격이 만만치 않지만 내국인은 물론이고 중국·일본 손님들로 북적인다.

자체 디자인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디자인 보호가 때아닌 과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곳곳에서 베끼기 제품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동대문에 매장을 둔 한 디자이너는 “만들어서 걸어놓고 하루만 지나면 다른 매장에서 내가 만든 제품을 볼 수 있다. 매장에 직접 항의를 하고 조치를 취하기도 하지만 워낙에 이런 사례가 많은 데다가 일일이 돌아다니며 감시할 수도 없어 난감한 경우가 많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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