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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 의혹만 둥둥 뜬 ‘세빛둥둥섬’

사실상 주인인 ‘MB 사돈가’ 효성, 급조된 부실 업체를 운영사로 내세워 각종 의혹 양산

조해수 기자 ㅣ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1.12.18(Sun) 21:3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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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5일 개장해 시민들에게 공개된 세빛둥둥섬(왼쪽). 오른쪽은 6월29일 집중호우로 연결 다리가 끊긴 채 고무보트가 오가는 모습. ⓒ 시사저널 전영기·연합뉴스

서울을 아름답게 디자인하기 위한 야심작으로 선을 보인 ‘세빛둥둥섬’이 오히려 서울의 흉물로 남아 처치 곤란이 된 채 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세빛둥둥섬 시행사에 특혜를 주었다는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세빛둥둥섬의 실제 운영권을 놓고도 각종 비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세빛둥둥섬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강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9백64억원을 투입해 만든 세 개의 인공 섬이다. 서울 반포시민공원 강변에서 1백50m 떨어진 한강 가운데에 떠 있다.

세빛둥둥섬의 시행사는 ‘㈜플로섬’으로, 플로섬의 지분은 효성이 47%, SH공사가 29.9%, 진흥기업이 11.5%를 각각 가지고 있다. 진흥기업이 효성의 계열사임을 감안하면 효성의 지분은 60%에 이른다. 효성그룹이 사실상 세빛둥둥섬의 주인인 셈이다. 효성그룹은 이명박 대통령의 사돈 집안으로, 특혜 논란 당시 ‘대통령 인척 봐주기’의 당사자로서 비난을 받기도 했었다.

<시사저널>,  운영사-하청업체 계약서 입수

효성이 다시 도마에 오른 것은 부실한 운영사를 선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 때문이다. 플로섬은 지난해 말 ‘㈜CR101’을 시설운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CR101은 세빛둥둥섬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2010년 9월 급조된 웨딩 전문 업체로, 운영 능력이 검증되지도 않았으며 자본금 규모도 5억원이 채 되지 않는 업체인 것으로 밝혀졌다. 수백억 원대의 자금이 투입된 사업의 운영을 맡기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CR101이 운영사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의혹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CR101측과 계약을 진행했던 업체들은 효성과 CR101과의 관계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CR101은 운영사로 선정되었지만, 자체 능력 부족으로 결국 모든 관리 업무를 전문 업체에 위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CR101은 관리 업무 도급 계약을 체결할 때 빈번하게 효성의 이름을 들먹였다고 한다. 인력 경비업체 ㈜KOS의 김선환 대표는 “CR101측이 ‘계약을 체결하면 앞으로 효성과 관련한 용역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라고 몇 번씩이나 강조했다. 사업 실적이 전무한 CR101이 세빛둥둥섬의 운영사로 들어간 것도 효성 덕분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 말만 믿고 계약을 추진했다. 사실 대기업들이 하는 사업에 운영사로 들어간 업체는 알게 모르게 그 기업과 인적·물적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효성그룹의 한 관계자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플로섬에 참여한 업체는 우리만이 아니다. 공기업인 SH공사도 참여했는데 우리 마음대로 운영사를 선정할 수 없다. CR101이 대통령 사돈가라는 효성의 타이틀을 악용한 것에 불과하다”라고 항변했다.

서울시와 플로섬 역시 운영사 선정과 관련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애초부터 발을 뺐다. 세빛둥둥섬의 주무 부서인 한강사업본부의 한 관계자는 “운영사 선정은 시행사가 주관하는 민간 업체 간의 계약이다. CR101을 선정한 것도 플로섬이 단독으로 한 것이다”라며 모든 책임을 플로섬에 넘겼다. 플로섬 관계자는 “수의 계약 형식으로 운영사를 선정했다. CR101의 자본금 규모가 작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CR101이 투자금을 충분히 유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CR101과 관련된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CR101이 세빛둥둥섬 관리 업무 도급 계약 때 신청 업체에게 리베이트를 요구했다는 주장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CR101은 플로섬에 지난 2월까지 주기로 했던 임대보증금 97억원을 완납하지 못하면서 지난 7월8일 운영자 지위를 박탈당했다. 문제는 이 와중에 발생했다. 인력 경비업체 ㈜KOS는 CR101측으로부터 세빛둥둥섬 관리 업무와 관련해 도급 계약을 맺자는 제안을 받았다. KOS가 CR101측으로부터 세빛둥둥섬 도급 계약서를 받은 날짜는 지난 7월14일이다. 이때는 CR101의 운영사 계약이 이미 해지되고 난 후이다. 불법 계약인 셈이다.

   
CR101과 (주)KOS가 맺은 도급 계약서. ⓒ 시사저널 임준선

“운영사, 하청업체에 리베이트 요구”

계약 조건도 이상했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계약서 사본을 보면, 도급 계약 제1조(계약 기간 및 계약 보증금)에는 ‘계약 보증금은 3억으로 하되, 1억은 계약과 즉시 법인 통장에 입금하고 2억은 개장 전에 추후 보증금으로 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그런데 계약서의 내용과 달리 CR101측은 계약을 체결할 때 2억원의 현금을 가져올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KOS의 김선환 대표는 “CR101측이 2억원의 현금이 있는지 직접 확인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그래서 1억7천여 만원이 들어 있는 통장 사본을 보내주기도 했다. 또한 1억원은 법인 통장이 아니라 계약을 체결할 때 직접 건네줄 것을 요구했다. 나머지 1억원은 계약 체결에 대한 리베이트로 요구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KOS는 요구대로 2억원을 준비했지만 계약은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둔치와 세빛둥둥섬을 연결하는 도교의 부실 문제, 내부 인테리어 공사 지연 등으로 세빛둥둥섬의 개장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김대표는 “당시 계약을 주도했던 사람은 김 아무개씨로, 자신이 CR101의 대주주라고 했다. 김씨가 8월 초 ‘세빛둥둥섬은 물 건너갔다. 새로운 사업을 연결시켜주겠다’라고 했다. 어쩔 수 없이 그 사업을 추진했었는데 그마저도 사기성이 농후했다. 현재 강남경찰서에 김씨를 사기 혐의로 고발해놓은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시사저널> 취재 결과, KOS 외에도 다수의 업체가 같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익명을 요구한 A 종합관리업체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같은 제안을 받았다. 우리에게는 훨씬 더 큰 액수를 리베이트로 요구했었다. 아마도 도급 계약서가 전국에 있는 업체에 뿌려진 것으로 보인다. 리베이트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이중 계약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기자는 CR101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플로섬과 같은 건물에 있던 CR101 사무실은 이미 문을 닫았고, 기존에 알려진 전화번호도 불통이었다. 또한 CR101의 대주주로 알려진 김씨의 전화번호 역시 계속 통화 중인 상태로 나오다 지난 12월15일 해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플로섬은 새로운 운영사를 다시 선정하고 있다. 3개 업체 중 1개 업체를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해 최종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플로섬측의 설명이다. 한강사업본부 역시 세빛둥둥섬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자 세빛둥둥섬의 사업 내용과 요금 등을 협의할 수 있는 공공성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도교 개선 공사 등 세빛둥둥섬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다. 세빛둥둥섬은 내년 2월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당분간 세빛둥둥섬은 이름처럼 허공에 떠버린 상태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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