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성지’에 줄 이은 인재의 행렬
  • 이춘삼│편집위원 ()
  • 승인 2012.01.0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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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 인맥 지도 | 경남 김해

경상남도 김해시. ⓒ 김해시 제공

김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이다. 그리고 그의 묘역이 거기에 있다.

올 총선을 앞두고 김해시가 벌써부터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김해 지역구 두 곳은 갑구의 김정권 의원과 을구의 김태호 의원이 모두 한나라당이지만 야권의 공세가 어느 곳보다 거센 곳이다.

김해는 최근 등장한 민주통합당 내 최대 계파인 친노 세력에게는 사실상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따라서 총선에서 야당의 화력이 이곳으로 집중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1월5일 현재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사람은 다음과 같다.

김해 갑 지역구에는 민주통합당 후보군이 만만치 않게 형성되어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장을 지낸 박영진 변호사, 한나라당을 탈당해 합류한 민홍철 변호사, 정영두 노무현 전 대통령 경제정책 행정관, 최대환 김해희망포럼 대표 등 노 전 대통령을 앞세워 김해 정서를 자극할 만한 사람들이다.

민변호사는 3년가량 한나라당 당적을 가졌으나 참여정부 시절 장성 진급과 군 사법 제도 개혁 추진 과정에서 인연을 맺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제의를 받아들여 최근 ‘혁신과 통합’ 추진위원으로 참여해 민주통합당에 합류했다.

김해 을 지역구의 경우 지난 보궐 선거 때 야권 단일 후보 경선에서 탈락했던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민주통합당 김해 을 지역위원장)이 절치부심하며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그림자처럼 수행했던 김경수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이 뜨거운 당내 경선을 예고하고 있다.

김해 갑구의 김정권 현 의원은 김해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김해에서 마치고 인제대 국제경영통상학과를 졸업했다. 김해고 동창회장을 지낸 데다 각종 시민운동을 이끌었고 경상남도 의회 의원 3선을 했다. 17대 국회에 입문했으며 2선을 달성하고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사무총장의 짐을 벗은 후에는 그동안 집중하지 못했던 지역구 관리를 위해 서울과 김해를 분주히 오가고 있다.

한나라당의 아성 흔들릴까

김해 을의 김태호 현 의원은 최철국 의원(민주당)이 낙마함에 따라 치러진 2011년 4월27일 보궐 선거에서 금배지를 달았다. 젊은 나이에 거창군수, 경남도지사를 지내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2010년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청문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의원은 지난 보궐 선거 당시 ‘노풍의 진원지’에서 어렵게 승리한 만큼 수성을 위해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다. 김의원은 야권 단일 후보로 나섰던 이봉수 전 국민참여당 후보를 극적으로 누르고 당선되었었다.

이들에게는 실망스럽게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에서 야권 통합 후보가 한나라당 후보보다 우세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지역 내에서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폭넓게 형성되고 있다. 게다가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았지만 박근혜 위원장이 이끄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상당수 현역 의원의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

김해 지역구 출마 노리는 총선 예비후보 등록자들

김해 갑 
이름 당적 나이 학력 경력 
김문희 한나라 60 중앙대 행정학박사 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박영진 민주통합 55 동아대 법학과 전 경남지방경찰청장 
최대환 민주통합 50 동아대 법학과 전 국회의원 보좌관 
정영두 민주통합 48 부산대 경제학과 노무현 전 대통령 경제정책행정관 
민홍철 민주통합 50 부산대 법학과 전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장 
전진숙 통합진보 48 창원문성대 가족복지과 전 김해시 여성의전화 회장 

김해 을 
이름 당적 나이 학력 경력 
황전원 한나라 49 홍익대 교육학박사 한국폴리텍Ⅶ대학 동부산캠퍼스 학장 
곽진업 민주통합 66 연세대 경제학석사 전 국세청 차장/김해 을 지역위원장 
김경수 민주통합 44 서울대 인류학과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부 본부장/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관 
박봉열 통합진보 41 부산대 무기재료과 전 민노당 김해시위원장 

한 지역 언론이 최근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정권 의원이 총선에서 한 번 더 당선되는 것이 좋으냐, 새 인물로 바꿔볼 필요가 있느냐’라는 질문에 54.1%가 ‘바꿔볼 필요가 있다’라고 답했다. 반면 30.1%만 한 번 더 하는 것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김해 갑에서 야권 통합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의 지지도를 보면 전자가 52.0%, 후자가 38.4%여서 전반적으로 한나라당의 고전이 예상된다.

한편 김태호 의원의 재선 여부에 대해서는 ‘희망한다’라는 응답(37.5%)이 ‘교체가 필요하다’라는 응답(35.8%)보다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 있다. 그러나 김해 을에서 야권 통합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의 맞대결에서는 41.2% 대 39.0%로 역시 야권 통합 후보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야권의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김해 갑의 경우 정영두 전 청와대 행정관이 14.1%로 제일 앞섰고, 박영진 전 경남경찰청장(10.5%), 최대환 김해희망포럼 회장(7.4%) 등이 뒤를 이었다. 김해 을에서는 곽진업 전 국세청 차장이 9.2%로 가장 앞섰고, 김경수 봉하사업본부장(5.8%)이 다음이었다.

다수의 야권 예비후보가 나서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현역 의원들이 자리 잡고 있는 한나라당에서는 김해 갑의 김문희 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과 김해 을의 황전원 한국폴리텍대학 학장 두 명만이 공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김한수·택수 ‘형제는 용감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와 사저가 있는 김해시 봉하마을. ⓒ 김해시 제공
서울대생 내란 음모 사건, 청계피복노조 사건,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 등으로 다섯 차례나 장기 복역한 재야 운동가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대표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과 손잡고 가칭 ‘국민생각’이라는 당명으로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고 김한수 한일합섬 회장과 고 김택수 IOC 위원 형제가 맹활약하던 시대가 있었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국내 합성섬유업계를 선도했던 한일합섬의 정점에는 김한수 회장이 있었고 그의 동생인 김택수씨는 민주공화당 내 실세로 군림했다. 경남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김씨는 4선 의원을 역임했고 공화당 경남도당 위원장, 당무위원, 원내총무, 국회 개헌특위 위원장을 지냈다.

체육계에서의 활약도 대단해 경남체육회장, 대한체육회장 겸 KOC 위원장, 국제아마추어복싱연맹 집행위원, IOC 위원, KOC 명예위원장,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 집행위원을 차례로 지냈다.

한일그룹의 기간 업체였던 한일합섬은 김한수 회장이 1964년 설립해 1974년 주식을 상장하고 1975년 종합상사 인가를 받았다. 김회장의 장남인 김중원 회장 대에 이르러 섬유 관련 제품의 제조 외에 주택 건설업, 토목 설계 및 청부업, 유통업, 종합무역업 분야에도 진출했다. 1998년 부도가 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었고, 1999년 회사 정리 절차 개시가 결정되었으며 결국 2007년 동양그룹으로 넘어갔다.

김해에서 태어난 손주환 전 공보처장관은 마산중·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언론인 출신이다. 북한학 전공으로 경남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경향신문 기자로 출발해 중앙일보 사회부장, 외신부장, 편집국장 대리, 이사를 거치는 동안 한국기자협회장을 지냈다. 정계에 들어간 뒤에는 민정당 국책연구소 부소장 겸 정세분석실장을 거쳐 13대 전국구 의원을 지냈다.

노태우 대통령 밑에서 정무수석비서관, 공보처 장관을 맡았고 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서울신문사 사장을 역임했다.

한이헌 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은 과거의 벼슬을 떠나 고등학교장으로 눈높이를 낮췄다. 경남고-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고등고시 행정과에 합격한 그는 경제기획원에서 사무관부터 시작해 정책조정국장, 경제기획국장, 공정거래위원장, 차관을 거쳤다. 경남고 선배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 역할에 그치지 않고 경제수석비서관으로 기용되어 주요 경제 정책에 관여했다. 15대 국회의원과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을 지낸 후에 임기 4년의 한국디지털미디어고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문학평론가이자 전 서울대 국문과 교수인 김윤식 선생이 정년 10년이 지난 75세의 나이에도 책을 펴냈다. <한국문학, 연꽃의 길>과 <혼신의 글쓰기, 혼신의 읽기> 등 2권이다. 전자는 <심청전> 연구서이고 후자는 각종 문예지에 발표된 소설 1백11편에 대해 비평한 것이다. 교수직을 정년 퇴임하고 나서도 매달 발표되는 문예지를 다 읽고 월평(月評)을 써온 소산이다.

그는 지금까지 순수 저작물만 1백50여 권을 냈다. 그 속에는 <한국문학사> <한국근대문예비평사연구> <한국근대문학사연구> 등 기념비적 저술들이 포함되어 있다.

김원일 순천대 인문대 석좌교수는 이 시대 대표적 ‘분단 작가’로 평가받는다. 1966년 매일신문에 <1961·알제리>가 당선된 이후 50년 가까이 문단 중심에 그의 이름이 나와 있다.

김해 출신 인사들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곽진업 동아고-고려대 정외과 전 국세청 차장
김규복 경기고-서울대 법대 생명보험협회 회장 
김기준 동아고-서울대 법대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 
김기철 경기고-서울대 법대 KT테크 대표이사 사장 
김동수 경남고-부산대 조선공학과 만호제강 회장 
김맹곤 부산동성고-단국대 법학과 김해시장 
김명조 부산공고-동아대 토목과 삼부토건 대표이사 사장 
김병근 부산고-부산대 사회학과 KNN 정경데스크 
김수룡 부산상고-동아대 경영학과 한국도이치은행그룹 회장 
김순규 부산고-서울대 주온두라스 대사 
김연식 건국대 원예과 마산MBC 편집제작부 국장대우 
김영욱 배정고-서울대 중앙일보 경제전문기자 
김영일 경북대사대부고-서울대 법대 변호사 
김영조 부산대 경영학과 태경화학 대표이사 사장 
김영환 경남상고-서울대 상학과 송원그룹 회장 
김옥영 마산교대 한국방송작가협회 이사장 
김원일 대구농림고-서라벌예대 문창과 소설가 
김윤식 서울대 국문과 문학평론가 
김정권 김해고-인제대 국제경영통상학과 국회의원(한나라당·김해 갑) 
김종국 대륜고-영남대 법대 서울 서초세무서장 
김진환   대아건설 회장
김택수(故) 경남고-서울대 법대 제24대 대한체육회장 
김혜진 김해농공고-경남대 행정학과 대한레슬링협회장 
노무현(故) 부산상고 16대 대통령 
박상대 부산고-서울대 동물학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박성득 체신고-성균관대 물리학과 한국해킹보안협회 회장 
박영식 경남고-연세대 철학과 전 교육부장관 
배삼준 경기공전 가우디 대표이사 회장 
배삼철 목포고-부산수산대 어로학과 신라교역 대표이사 사장 
서영길 체신고-동아대 법학과 IGM세계경영연구원 원장 
선영철 경동대 기계설비과 마산MBC 영상부 부국장 
성대경 마산고-경남대 경영학과 KBS 라디오센터장 
성병주 진해고-동아대 경제학과 메디TV 대표이사 사장 
손주환 마산고-고려대 법학과 전 공보처장관 
송강호 김해고-부산경상전문대 방송연예과 영화배우 
송복 부산고-서울대 정치학과 연세대 명예교수 
안성일 부산고-서울대 수의학과 MBC 논설위원 
우희주 마산고-부산대 법학과 하남경찰서장 
유필현 해인대 정경과 경남무형문화재 11호(승선전제례) 
윤종문 동아대 토목과 부산환경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윤진혁 부산공고-부산대 물리학과 에스원 대표이사 사장 
이영동 성도고-부산대 법학과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이영웅 체신대 통신공학과 대한세팍타크로협회 회장 
이일목 동국대 국문과 영화감독 
임정효 부산진고-한국외대 무역학과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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