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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등등 야권 ‘낙동강 대돌진’

‘문·성·길’ 등 앞세워 부산 공략 채비…“부산 의석 과반 이상 휩쓴다” 자신만만

조현주 기자 ㅣ cho@sisapress.com | 승인 2012.01.09(Mon) 17: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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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26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장관,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왼쪽부터)가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4월 총선 부산 출마를 선언하고 손을 들어 결의를 다지고 있다. ⓒ 연합뉴스

오는 4·11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부산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한나라당의 텃밭이었던 부산이 크게 술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김정길 당시 민주당 후보가 44.6%라는 기대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 그 시발점이었다. 지난 2008년의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부산 지역 18개 선거구 가운데 17곳을 휩쓸었다. 하지만 총선을 불과 3개월 앞둔 지금, 과연 부산에 한나라당의 깃발이 몇 곳이나 꽂힐지는 한나라당 자체도 장담하지 못한다.  

야권은 ‘부산 의석의 절반(9석) 이상을 휩쓸겠다’라는 목표를 내걸고 정면 승부에 나섰다. 지난해 중반만 해도 야권의 목표가 ‘최대 5석’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자신감이 날로 더 커지는 셈이다. 지난해 12월26일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사상)과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북·강서 을),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장관(부산진 을)이 나란히 민주통합당 후보로 부산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김영춘 전 민주당 최고위원이 부산진 갑 출마에 나서는 등 거물급들의 부산 출마 선언이 잇따르는 것도 분위기를 타고 있다.

시민들 “이젠 한나라 깃발 보고 뽑지 않겠다”

낙동강을 따라 선거구가 형성된 탓에 이른바 ‘낙동강 전투’로 불리는 결전에 대한 야권의 선전 포고에 시민들의 반응도 우호적이었다. 특히 문재인 이사장의 출마에 들뜬 모습이었다. 지난 1월4일 <시사저널> 취재진이 문이사장의 선거사무실을 찾아갔을 때 사무실은 개소식을 하기 전인데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사상역 부근에 마련된 선거사무실은 저녁 8시 무렵의 늦은 시간대에도 찾아오는 사람들로 사무실 분위기가 시끌시끌했다. 선거사무실의 한 관계자는 “퇴근길에 들러 자원봉사를 하겠다며 신청서를 쓰는 사람이 많다. 원래 사상구가 호남 출신이 많아 부산 내에서도 야권 성향이 강한 곳이기도 하지만, 부산 내에서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이 상당히 거세졌다”라고 설명했다. 

부산진 을에 출마 선언을 한 김정길 전 장관측의 분위기도 한껏 달아올라 있었다. 김 전 장관은 “지난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느꼈지만 부산의 분위기가 정말 달라졌다. 20년 동안 민주당 후보로 부산에 출마하면서 늘 고배를 마셨는데 올해는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택시기사 배 아무개씨는 “요즘은 한나라당 후보면 무조건 안 뽑겠다는 시민들도 많다. 게다가 김 전 장관은 지난 부산시장 선거에서 45% 가까이 표를 받은 분인데 어디에서 출마해도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한나라당 색이 엷어진 것을 넘어 ‘반(反)한나라당’ 기류마저 생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역 정가에 정통한 한 중견 언론인은 “과거 영·호남 지역감정도 사라지고 이제 부산에서는 ‘수도권 중심주의’를 타파해야 한다는 심리가 강하다. 그것이 한나라당이 해야 할 역할이었다. 반한나라당으로 기울게 된 데에는 신공항 공약이 무산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게다가 이어진 부산저축은행 사건에 한진중공업 사태 그리고 최근 이대통령의 측근 비리까지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한나라당을 지지해온, 특히 40~50대 이상 계층의 배신감이 상당하다”라고 전했다.

“‘인물 중심’과 ‘세대교체’가 선거 화두 될 것”

   
부산 사상구에 출마할 문재인 이사장의 선거사무실. ⓒ 시사저널 유장훈
하지만 ‘반한나라당’ 정서가 고스란히 야권에 대한 지지로 다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부산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야구에 비유하면, 부산 사람들이 롯데가 잘해서 롯데를 응원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 욕을 하면서도 롯데를 지지하는 것이 부산 야구팬의 심리이다. 못하다가 조금 잘하면 열렬히 응원한다. 롯데팬이 삼성팬이 되려면 강력한 명분과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번에 이른바 ‘문성길(문재인, 문성근, 김정길)’은 ‘친노’ 계열로 노무현 전 대통령 정서에 기대고 있는데, 부산에서 친노는 주류의 정서가 아니다. 게다가 문대표는 부산에 아무 연고가 없어 아직까지 별다른 반응이 없다”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의 관계자 대다수는 이번 총선에서 ‘인물 중심’과 ‘세대교체’가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기존 정당에 대한 실망이 새 인물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되었든 한나라당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한나라당 부산시당의 한 관계자는 “부산 과반수 석권은 지난 2004년부터 이어온 야권의 ‘선언’이나 다름없다. 당 깃발만 보고 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부산이 그리 녹록지 않다. 하지만 지금 부산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알고 있다. 돌아선 민심에 다가서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역 민심, 한나라당에 완전히 돌아서…45% 득표 기록 갱신하겠다”  
부산진구 을 출마 선언한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

 
ⓒ 시사저널 유장훈
지난 2010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45%대에 가까운 득표율을 기록했다.  

당연히 떨어질 선거라고 생각했다. 부산시장 선거일이 딱 두 달 정도 남은 시점에서 선거 출마를 결심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민주당 후보로서 나서기 위해 경선을 벌인 것까지 합하면 선거운동을 한 기간은 23일 정도에 불과하다. 어쨌든 부산에서 45%의 득표를 얻었다는 것은 경이로운 수준이었다. 나는 그 이유로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가장 먼저 꼽는다. 야권 단일 후보가 되어서 야당 표를 결집한 것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1주기가 겹쳐 있었다는 점 또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게다가 지난 20년 동안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오면서 생겨난 인지도와 나에 대한 지지까지 합쳐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부산 민심이 어떻게 이동하고 있다고 보는가?

부산에서 그동안 한나라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해서 얻은 것이 무엇이냐는 자각이 이제 생기기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도 거의 최고조에 이르렀다. 최근의 각종 측근 비리에 대해서는 말을 더 해서 무엇하겠나. 거기다가 신공항 공약의 백지화, 부산저축은행 사건, 한진중공업 사태 등 다양한 문제가 터지면서 민심이 완전히 한나라당으로부터 돌아서버렸다. 하지만 반(反)한나라당 정서가 민주통합당으로 옮겨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인물로 간다. 이번 총선에서는 무소속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다. 그만큼 새 인물에 대한 열망도 강렬하다.

이번 총선에서 왜 정치적 연고가 깊은 영도구가 아닌 부산진구 을에 출마하게 되었나?

지지난해 부산시장 선거 이후 약속한 것이 있다. 당시 ‘내년에는 어디에 출마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김형오 국회의장이 출마하면 나도 영도에 나와서 대결하겠다. 그게 아니면 부산의 중심지에서 출마해서 야권 바람을 일으키겠다”라고 선언했다. 부산의 제일 중심지는 서면을 끼고 있는 부산진구이다. 부산진구는 유동 인구가 많은 구 도심으로 불린다. 이곳에서 야권 바람을 일으켜야 부산 전체가 뒤흔들릴 수 있다. 진구에서도 갑이냐 을이냐를 놓고 고민했는데 부산진 갑은 같은 당의 예비후보인 김영춘 전 의원이 1년 전부터 미리 다지고 있었기 때문에 부산진 을을 선택하게 되었다.

총선뿐 아니라 대선에도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정치인으로서 대권에 욕심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지금 대선을 이야기하기는 시기상 좀 빠르다. 당시에는 안철수나 문재인 등이 뜨기 전이라 야권에 대선 후보로 인물이 얼마 없었을 때였다. 우선 지금은 총선 준비에만 집중하고 싶다. 나는 노대통령과 함께 지역주의와 맞서서 20년간 부산에서만 움직여온 사람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고배를 마셨다. 지기만 하는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그동안 민주당 이름표를 달고 부산에 출마했던 것은 정치적 명분과 원칙을 지키고 싶어서였다. 이제 그 결실을 얻을 때라고 생각한다.


 “민주당 정통 세력들이 부산에서 정치적 변화 이끌어야 한다”
부산진구 갑 출마 선언한 김영춘 전 민주당 최고위원

 
ⓒ 시사저널 유장훈
지역구였던 서울을 떠나 이번에 부산에서 출마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부산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이 바뀐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은 분명 어떤 식으로든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또 민주당 정통 세력들이 부산으로 진출해 정치적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었다. 그동안 다양한 이유가 있었겠지만 (부산에서는) 민주당 인물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지가 저조했다. 그래서 우선 나 자신부터 내려와서 부산부터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미 1년 전에 출마 선언을 하고 부산에 내려왔다.

왜 부산진구 갑을 선택한 것인가?

그나마 부산에서 제일 좋은 곳은 민주당 야권표가 많이 나오는 곳, 지하철 2호선 라인이다. 그 가운데 사상구는 호남 인구가 20% 정도 있고, 가장 공략하기 좋은 곳이다. 따라서 사상구, 북·강서 을, 연제구, 수영구 등의 후보군이 있었는데, 그래도 부산에서 정치를 한다면,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친노 계열인 이른바 ‘문성길’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부각되고 있는데….

친노 그룹에서는 그런 식으로 이슈가 되지만 나와는 별개의 일이다. 그렇다고 내가 갑자기 친노 그룹 계열에 낄 수는 없고. 민주통합당 그리고 개인의 역량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을 대상으로 발품을 팔고 있다. 내 전략은 한나라당을 견제하는 힘을 야당에게 달라고 하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당선이 더 쉬운 서울을 떠나 부산으로 왔다고 알리는 것이고. 부산 시민들을 만나보면, (내가) 민주당 최고위원이라는 사실은 이곳에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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