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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가 오히려 폭력 키우고 있다”

학교 폭력 피해자 중학생 이 아무개군 인터뷰 “선생님께 말해도 달라진 것 하나 없었다”

정락인 기자 ㅣ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2.01.09(Mon) 17: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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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폭력 피해자인 이 아무개군이 기자에게 자신이 당한 일들을 힘겹게 말하고 있다. ⓒ 시사저널 유장훈
학교 폭력 피해자인 이 아무개군(14)의 상태는 심각했다. 이군의 부모는 “하루 24시간 중 22시간을 잠만 잔다”라며 걱정했다. 밥 먹을 때와 화장실 갈 때 말고는 방 안에서 나오지도 않는다. 그리고 매일 밤 악몽을 꾼다. 좀비들이 잡으러 오는 꿈, 쫓기는 꿈, 죽는 꿈을 꾼다는 것이다. 

가끔은 몸에 전기가 흐른다며 사시나무 떨듯이 떤다고도 했다. 전형적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이다. 이군에게 말을 걸기가 쉽지 않았다. 폭행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 충격을 줄까 봐 걱정도 되었다. 그래서 부모의 허락을 얻어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한동안 침묵이 흐른 후 굳게 닫혔던 입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왜 폭행 일기를 쓰게 되었나?

원래 일기를 썼었다. 그런데 매일 괴롭힘과 폭행을 당하다 보니 그렇게 (폭행 일기가) 된 것이다. 머리를 하도 맞아서 멍하고 기억력도 희미해졌다.

일진회에 속한 학생들이 얼마나 되는가?

우리 반의 경우 여학생들까지 합치면 25명 중 15명 정도가 된다. 그중에서 친구들을 괴롭히는 일을 주도한 애들은 일곱 명(남자 여섯 명, 여자 한 명)이다. 나머지 일진회에 속한 애들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애들 편에 서서 우리를 괴롭히고 왕따를 시켰다.

주로 어떤 방식으로 괴롭혔나?

가지고 있는 물건 빼앗고, 때리고, 별명 부르고, 인격 모독하고, 욕하고, 분필이나 쓰레기를 던지고 그랬다. 나는 성추행까지 당했다. 내가 체격이 왜소하고 욕을 안 하니까 만만하게 보았다. 다른 친구 집에 가서 야동을 보게 했지만, 나는 보지 않았다.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말할 생각은 안 한 것인가?

왜 안 했겠나. 그런데 나를 주로 폭행한 애는 키가 1백80cm 정도 되고 덩치도 크다. 보복 당할까 봐 무서웠다. 그래서 말하지 못한 것이다.

담임선생님은 따돌림이나 폭행이 있다는 것을 몰랐나?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아마 공무원인 선생님이 자기에게 불이익이 될까 봐 그런 것 같다. 우리 학교는 ‘학교 폭력 근절 캠페인’을 한다며 플래카드를 걸어놓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걸어놓기만 하고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 선생님들이 교실 폭력을 다 보았다. 내 옷에 분필이 묻었고, 유독 나만 심하게 더러운데 모른 척했다. 선생님도 믿을 수가 없었다.

학교에서 상담받은 적이 있는가?

한 번 받았다. 지난해 6, 7월쯤 정○○한테 폭행당해서 상담 선생님을 찾아가 울면서 말했다. ‘너무 심하게 괴롭힌다’라고 호소했는데,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생활지도부에 말도 안 하고 정○○ 등을 불러서 주의를 주는 정도였다. 후속 조치도 없었다.

괴롭힌 친구들이 어떤 처벌을 받기를 원하는가?

주동한 애들은 학교를 다니면 안 된다. 특히 김○○하고 정○○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 김○○은 일진 대장이다. 학교에서도 문제가 많은 애였다. 그런데도 학교에서 그냥 놔두었다. (경찰에서) 철저하게 조사해서 구속시켜야 하고, 퇴학시켜야 한다. 적극적으로 가담한 애들도 마찬가지다.

담임선생님이나 학교에 하고 싶은 말은?

담임선생님은 담임을 맡을 자격이 없다. 폭행 사실을 알았으면 부모에게 연락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선생님을 믿고 따랐는데 배신감이 든다. 지금까지 걱정하고 위로해주는 전화 한 통화 없었다. 문자도 없었다. 학교는 쉬쉬하며 덮으려고만 했다. 학교가 오히려 폭력을 키우고 있다. 

지금 심정은?

(긴 한숨을 내쉬며) 나는 욕도 한 번 안 하고 착하게 생활했다. 그런데 일진 애들 만나서 성격이 변했다. 지금은 대인 기피증까지 생겼다. 밖에 나가는 것도 싫고, 사람 만나는 것도 귀찮다. 또래 애들을 만나는 것도 무섭다. 이 동네가 무섭고 싫다. ○○중학교 자체가 싫다. 이제 이 학교는 더는 못 다니겠다. (다시 긴 한숨) 다시는 학교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 된다. 일진 없는 학교에서 편하게 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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