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요” “과학자요”. 어렸을 때 들었던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는 질문에는 늘 단골 대답이 있었다. 딱히 이유를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또래 친구들도 비슷한 대답을 했고, 부모님도 이에 만족하셨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환경이 바뀌면서 새로운 업종과 직업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IT컨설턴트, 휴대전화 소프트웨어 개발자 같은 직업인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전에 없던 직업을 꿈꾸는 누군가는 직접 직업을 만들기도 했다. 이른바 ‘창직(創職)’이다.
그런데 최근 재미있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11년 학교 진로 교육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고등학교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교사’(11%)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이 흘러도 ‘선생님’에 대한 로망은 여전한 것일까? 교사 수 감소, 교권 추락 등 최근의 흐름과는 배치되는 결과였다. 교사의 뒤를 이어 고등학생이 선호하는 직업은 공무원(4.2%), 경찰관(4.1%) 순이었다. 그 밖에도 의사, 기업 CEO 등 과거부터 희망 직업으로 오르내렸던 낯익은 직업들이 10위권 내에 자리하고 있었다.
학부모 1천8백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학부모가 희망하는 자녀의 직업 1위, 2위는 공무원(17.8%), 교사(16.9%)였다. 안정적인 직업을 희망하는 것에는 순위만 바뀌었을 뿐 자녀와 학부모 모두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 이 밖에도 학부모는 의사, 판검사, 한의사 등을 희망하는 자녀의 직업으로 꼽았다. 서울 중구에 있는 고등학교의 2학년 학생인 김나리양은 “공무원이 되고 싶다. 부모님도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시기 때문에 동의하셨다. 그런데 막상 어떤 공무원이 되고 싶은지는 아직 모르겠다. 그저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것만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학생·학부모를 위한 맞춤형 진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진로 진학 상담교사 배치 확대 및 역량 강화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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