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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륙 작전’, 누가 먼저 성공할까

하나금융·우리금융, 교두보 확보 차원에서 교포 은행 ‘저울질’…LA 한미은행 두고 맞붙을 가능성 커

이석 기자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2.02.07(Tue) 01:4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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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해외로 영토를 넓히는 과정에서 치열한 ‘M&A(인수·합병)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례적으로 기자들 앞에서 M&A 진행 과정을 공개할 정도이다. 이팔성 회장은 지난 1월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설맞이 행복한 나눔’ 행사에 참석했다. 이회장은 이 자리에서 “동남아를 포함해 세 군데 은행의 M&A를 진행 중이다. 일부 지역은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 2008년 취임한 이회장은 글로벌화를 우리은행의 미래 전략으로 세웠다. 틈날 때마다 “해외 M&A를 통해 국내 은행의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구체적인 M&A 계획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이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지난 1월27일 외환은행 인수를 성사시켰다. 지난 2006년 인수전에 참가한 지 6년 만이었다. 외환은행 인수를 계기로 김회장의 해외 진출 구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회장은 지난 2월3일까지 외환은행 지분 인수 절차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국 및 홍콩 금융 당국의 승인 문제로 작업이 미루어지면서 뒷말이 나왔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금융위원회의 승인 지연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가 있어 걱정이 더 컸다. 그러자 김회장이 직접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월1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홍콩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법인이 있다. 양국 감독 기관의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계약이 지체되고 있다.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인수에는 큰 문제가 없다”라고 강조했다.

하나, 외환은행 인수 마무리되면 ‘본격화’

특히 미국은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공통적으로 공을 들이는 시장이다. 두 인사는 미국 은행 산업에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교포 은행 몇 곳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LA 한미은행 인수를 두고 격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의 금감원 공시가 발단이 되었다. 하나은행은 지난 1월9일 “미국에 있는 은행에 대한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지난 2003년 론스타에 인수되는 과정에서 미국 지점 다섯 곳을 모두 팔아야 했다. 최대 주주인 론스타가 펀드였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펀드가 금융업을 겸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외환은행 인수를 계기로 무너진 미국 네트워크를 복구하는 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하나금융지주측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가지고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라고 밝혔다. 지주사의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 인수 대금 지급 문제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합병 이후에도 통합 작업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 미국 진출은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하나금융의 미국 진출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이다. 김승유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LA에 있는 아이비 은행의 인수를 추진하며 미국 진출을 모색해왔다. 당시 아이비 은행의 이사장은 김회장의 경기고 후배였던 조 아무개씨였다. 김회장은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조이사장과 담판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이비 은행의 부실이 불거지면서 미국 진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김회장은 이듬해 또 다른 교포 은행인 미국 커먼웰스 은행의 인수를 추진했다. 이번에는 은행 지분 37.5%를 인수하는 계약까지 체결했다. 하지만 미국 금융 당국이 인수를 불허하면서 또다시 꿈을 접었다. 하나은행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대주주였던 싱가포르 국부 펀드 테마섹이 미국 금융 당국에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서 인수가 무산되었다. 테마섹은 지난 2009년 하나은행 지분을 모두 팔고 빠져나간 상태이다. 그동안 미국 진출을 막아오던 악재가 해결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곳이 LA에 있는 한미은행이다. 이 은행은 과거 외환은행의 미국 전초 기지였던 PUB 은행을 인수했다. 때문에 외환은행 인수가 마무리되면 우선적으로 한미은행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승유 회장과 윤용로 외환은행장 내정자가 비밀리에 한미은행 인수에 합의했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김회장은) 평소 외환은행에 미국 지점이 없다는 것에 불만이 많았다. LA 한미은행의 경우 외환은행의 지점망을 흡수한 만큼 우선적으로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귀띔했다. 

우리, 현지 법인의 등급 상향 조정이 관건

   
ⓒ 연합뉴스
이 경우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과의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회장 역시 수년째 한미은행 인수에 눈독을 들여왔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2009년 리딩투자증권과 함께 한미은행 인수전에 나섰다. 미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한미은행을 점찍은 것이다. 한미은행의 경우 대표적인 미국 교포 은행이라는 상징성도 있었다. 리딩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보유 중이던 한미은행 주식을 모두 매각하고 인수전에서 손을 뗐다. 하지만 이회장은 최대 2억4천만 달러를 투입해 신규 발행 주식 51%를 인수하는 계약을 한미은행과 체결했다. 양측은 두 차례나 계약 내용을 수정하면서 인수를 조율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수 불가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금융 당국의 규정이 까다롭다. 우리은행의 미국 현지 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 등급이 M&A 가이드라인을 충족하지 못했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동부 지역에 강점이, 한미은행은 서부 지역에 강점이 있다고 한다. 지난해 2천8백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상황이어서 인수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이팔성 회장 역시 한미은행에 대한 미련을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 LA 한미은행 인수는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 등급이 올라가면 다시 고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측은 2월 말로 예정된 미국 금융 당국의 검사 결과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지주사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우리아메리카에 대해 미국 금융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발표된 리포트에서 등급이 상향 조정되어야 한미은행을 포함한 미국 은행 인수 역시 가시화될 것이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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