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 대박 1위는 ‘삼성전자’
  • 이철현 기자·강청완 인턴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2.02.14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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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매수 선택권’ 행사로 차익 거둔 대기업 임직원 전수 조사 / 전·현직 임원들 거액 이익 얻어

ⓒ 일러스트 윤세호

봉급생활자가 로또 외에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주식 매수 선택권(스톡옵션)밖에 없다.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지난 2월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기업공개를 신청했다. 페이스북 임직원은 회사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다. 창업자 외에 페이스북 임직원 상당수는 스톡옵션을 행사하거나 부여받아 주식 상당량을 싼값에 사거나 살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임직원 3천명 가운데 1천명가량이 벼락부자가 될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는 창업이나 경영·기술 혁신에 기여하거나 기여할 능력을 갖춘 임직원에게 유리한 가격으로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임직원은 급여 외에 스톡옵션이라는 잠재 수입원을 갖게 된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주가가 오르면 임직원 상당수는 스톡옵션을 행사해 엄청난 금액의 보수를 한꺼번에 받는다.

직원은 찾아보기 힘들어

국내에서도 대기업 임원 상당수가 스톡옵션을 행사해 벼락부자가 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시사저널>은 2011년 9월30일 기준으로 국내 100대 기업(시가총액 기준) 임직원이 부여받은 스톡옵션의 행사 현황을 조사했다. 2010년 한 해 동안 권리 행사가 끝나 지난해 9월30일 분기보고서에 나타나지 않는 정보는 따로 조사해 스톡옵션 차익 산정에 반영했다. 국내 100대 기업 가운데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 기업은 35개이다. 행사 기간 내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싼값에 매입한 임직원은 5천1백79명이었다. 임원이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직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신한금융, 스톡옵션 행사 임직원 수 최다

<시사저널>은 행사 기간, 가격, 수량, 시가를 감안해 전·현직 임직원 5천1백79명이 스톡옵션으로 얻은 차익을 추산했다. 차익은 최대치와 최소치를 구분해 산출했다. 임직원이 행사 기간 중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매입해 지난 2월7일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최대 차익을 산출했다. 조사 대상 대기업의 스톡옵션은 지난 2003년 초부터 행사 기간이 개시되는 터라 주가가 그동안 많이 올랐다. 반면 차익 최소치는 행사하고 나서 바로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팔았다고 가정하고 산정했다. 주가가 행사 가격보다 오르거나 오른다고 확신해야 임직원은 스톡옵션을 행사하므로 차익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최소치 산정에 차익 손실을 반영하지 않은 것은 이 때문이다. 임직원이 퇴사하기 전에 보유한 자사 주식을 일괄 매각하는 일은 흔치 않다. 상당수 임직원이 상당 기간 자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시세 차익은 최대치에 가까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1인당 평균 차익을 산정하거나 차익 금액 기준으로 순위를 매길 때 최대치를 기준으로 삼았다.

조사 대상 35개 기업 가운데 시가가 행사 가격보다 낮아 임직원이 스톡옵션 행사로 차익을 볼 수 없는 기업은 여섯 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28개 기업의 임직원 5천1백17명은 권리를 행사해 상당한 시세 차익이나 미실현 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 임직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신한금융지주(2천1백86명)였다. 삼성전자(1천5백37명), 셀트리온(2백88명), 삼성물산(1백87명), 삼성전기(1백77명)가 그 뒤를 따랐다. 스톡옵션 행사로 상당한 시세 차익을 거둔 삼성그룹 계열사 임직원은 2천1백94명이나 되었다.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는 성과를 직원들에게 나누자는 취지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스톡옵션을 부여했기 때문에 부여 대상자가 많다. 게다가 회사가 성장하면서 주가가 오르고 스톡옵션을 행사하는 직원이 많아 차익이 높게 나온 것이다”라고 밝혔다. LG그룹 임직원은 18명에 불과했다. 신생 기업군에서는 셀트리온(2백88명)이 엔씨소프트(16명), NHN(71명), 다음(12명)을 압도했다. 

1인당 평균 차익은 46억원인 삼성전자 1위

조사 대상 임직원이 스톡옵션으로 거둔 1인당 평균 차익은 10억원(9억9천5백19만원)이었다. 1인당 평균 차익 10억원 이상을 번 임직원은 4백67명이었다. 1인당 평균 차익 금액이 가장 큰 곳은 삼성전자(46억원)였다. ㈜LG는 행사 임직원은 아홉 명에 불과했으나 1인당 평균 차익은 37억원을 웃돌아 2위에 올랐다. 제일모직(29억원), 삼성중공업(17억8천만원), 삼성물산(16억원)이 3, 4, 5위에 올랐다. 신생 기업으로는 NHN(15억원)이 엔씨소프트(13억원), 다음(4억3천만원), 셀트리온(3억5천만원)보다 많았다.

1인당 평균 차익(최대치 기준)으로 40억원 넘게 번 임직원은 100명이었다. 96명이 삼성그룹 계열사 전·현직 임원이었다. 삼성전자 임직원을 빼고는 100위 안에 든 이는 천양현 코코네 대표, 강유식 ㈜LG 부회장, 김희숙 NHN 경영자문역, 홍승서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이다. 조사 대상 임직원 가운데 시세 차익으로 100억원 이상을 챙긴 이는 21명이었다. 상위 10위에 오른 임원들은 1백17억원을 웃도는 시세 차익을 얻었다. 

조사 대상 임직원 가운데 가장 많은 차익 내지 미실현 이익을 얻은 이는 이윤우 삼성전자 상임고문이다. 이고문은 스톡옵션 행사로 차익 3백17억~1천1백38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이고문은 지난 2003년 3월부터 2011년 3월까지 두 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을 행사해 13만2천6백82주를 주당 27만2천7백원과 19만7천100원에 매수했다. 매수와 동시에 바로 팔았다면, 이고문은 시세 차익 3백17억6천만원을 벌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주식 전량을 지금까지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면, 이고문은 미실현 이익 1천1백38억5천만원을 안고 있다. 이고문은 지난 1966년 삼성전관에 입사해 삼성반도체 대표이사, 삼성전자 기술총괄 겸 대외협력 부회장을 거쳐 2010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전문 경영인으로서 회사 경영을 주도하며 삼성전자를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1위에 올려놓았다.

2위는 천양현 코코네 대표이사이다. 천대표는 지난 2008년 3월29일부터 지금까지 NHN 주식 44만8천5백13주를 주당 8만9천8백30원에 매입했다. 매입과 동시에 팔았다면 5백52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거두었을 것이다.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미실현 이익이 7백41억원까지 불어난다. 최소치 금액에서는 천양현 대표가 이윤우 고문을 앞선다. 천양현 대표는 일본 게이오 대학 인지언어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까지 NHN재팬 대표이사를 지냈다. 천대표는 NHN재팬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 한게임재팬을 동시 접속자 10만명, 가입 회원 2천만명, 연매출 100억 엔을 기록한 일본 최대 게임 포털 업체로 키워냈다. 지난 2009년 6월 NHN재팬에서 나와 일본에서 영어 학습 사이트 코코네를 만들었다. 국내에서는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3위는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스톡옵션 6만주 가운데 5만6천8백68주를 행사해 1백36억~4백88억원의 시세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최부회장은 지난 2009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있으면서 삼성전자를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업체로 키워냈다. 최부회장은 미국 애플이 아이폰으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하면서 노키아, RIM, LG전자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와중에 기민하게 갤럭시S 시리즈를 내놓아 삼성전자를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명관 삼성물산 상임고문은 차익 2백63억원으로 4위에 올랐으나 실제 차익 금액은 그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고문은 지난 2003년 3월19일부터 2010년 3월18일까지 삼성물산 주식 20만주를 주당 1만4천5백원에 매입했다. 삼성물산 주가는 7만6천7백원(2월7일 종가 기준)이다. 지금까지 주식 2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미실현 이익 2백63억6천만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삼성물산 주가는 행사 개시 시점인 지난 2003년 3월19일 5천6백10원에 불과했다. 한동안 행사 가격을 밑돈 탓에 행사 가격 위로 올라서자마자 팔거나 지난 2006년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 처분했다면 차익 금액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현고문은 지난 1993년부터 3년2개월 동안 그룹 비서실장으로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보좌했다. 지난 2001년 삼성물산 대표이사에 올라 2006년 삼성물산 회장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삼성물산을 이끌었다. 지난 2010년 제주도지사 선거에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지금은 삼성물산 고문직을 맡고 있다.

이상대 삼성엔지니어링 상담역이나 정우택 삼성물산 상담역도 현명관 고문과 비슷하다. 삼성물산 고위 임원 출신인 두 사람은 14만주를 1만4천5백원에 사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다면 미실현 이익 1백84억5천2백만원을 지닐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 물량을 오래전에 팔았다면 차익액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처럼 행사 개시 시점 주가가 행사 가격보다 낮은 업체 소속 임직원은 최대치보다 적은 시세 차익을 거두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 핵심 임원인 권오현 부회장, 강호문 부회장, 윤주화 삼성전자 사장은 각각 최대 2백억원이 넘는 미실현 이익을 보유할 것으로 추정된다. 권오현 부회장이나 강호문 부회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 엔지니어이다. 반도체, 시스템LSI, 모바일 디스플레이 부문 기술 혁신을 이끌면서 삼성전자 부회장에 올라 엄청난 스톡옵션 차익을 거두었다. 윤주화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스톡옵션으로 최대 2백억원이 넘는 이익을 보유한 것으로 추산된다. 

LG그룹 임원 가운데 시세 차익 금액이 가장 많은 이는 강유식 ㈜LG 부회장이다. 강부회장은 지난 2008년 3월25일부터 지금까지 ㈜LG 주식 37만주를 주당 2만4천7백30원에 매입했다.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미실현이익 1백77억5천만원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강부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오른팔’로 불리는 그룹 핵심 임원이다. 강부회장은 회사 비공개 행사에서도 구회장 오른편에서 항상 붙어다닌다. 구회장의 의중을 잘 파악해 신임이 크다. LG그룹 지주회사 체제를 제안하고 완성한 이도 강부회장이다. 구씨와 허씨 일가가 LG와 GS로 탈 없이 분리한 것도 강부회장의 공이다.

대기업은 스톡옵션 줄이는 추세

11~30위 사이에서는 삼성그룹 계열사 임원이 독식했다. 삼성전자(7명) 외에 삼성테크윈(2명), 제일모직(2명), 삼성중공업(3명), 삼성물산(1명), 삼성SDI(1명), 제일기획(1명) 고위 임원이 85억원이 넘는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되었다. 31위에는 김희숙 NHN 경영자문역이 눈에 띈다. 김희숙 자문역은 시세 차익이나 미실현 이익 60억~82억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시스템공학연구소와 삼성SDS를 거쳐 지난 1999년 6월 이해진 창업주와 함께 네이버를 만들었다. 김정호 전 한게임 대표, 오승환 전 NHN서비스 대표, 권혁일 NHN 이사와 함께 오늘날 NHN을 만들어낸 인물로 꼽힌다. 지난 2010년 퇴사해 지금은 경영자문을 맡고 있다. 98위에 오른 홍승서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은 40억원이 넘는 미실현 이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홍부사장은 셀트리온의 연구 개발 책임자이다. 셀트리온은 유방암과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에 대한 임상 3상을 조만간 완료하고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출시한다. 홍부사장은 셀트리온이 바이오시밀러 선두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국내 세법상 스톡옵션을 행사해 거둔 시세 차익의 41.8%는 근로소득세와 주민세로 징수된다. 예를 들어, 스톡옵션으로 시세 차익 100억원을 번 임직원은 근로소득세나 종합소득세로 42억원가량을 납부하고 나머지 58억원을 손에 쥘 수 있다. 다만 국내 대기업에서는 스톡옵션으로 ‘대박’이 나는 사례를 갈수록 찾아보기 힘들 듯하다. 대기업이 스톡옵션보다는 성과급으로 보수 체계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벤처기업은 여전히 스톡옵션 방식을 선호한다. 회사 성장과 임직원 보수를 동기화해 회사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양현 전 NHN재팬 회장(왼쪽), 홍승서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오른쪽). ⓒ 연합뉴스

신생 기업으로 꼽히는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엔씨소프트, 셀트리온의 임직원 상당수는 주식 매수 선택권(스톡옵션)으로 거액의 시세 차익이나 미실현 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30일 기준으로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은 NHN 71명, 엔씨소프트 16명, 다음커뮤니케이션 12명, 셀트리온 2백88명이다. 이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곳은 NHN이다. 인터넷 포털 NHN의 임직원 상당수는 지난 2010년 10월 말 스톡옵션을 행사해 매입한 주식 49만3천7백83주를 처분함으로써 시세 차익 5백억원가량을 얻었다. 천양현 전 NHN재팬 회장은 3백20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을 거두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시사저널> 조사에서도 스톡옵션을 행사한 NHN 임직원은 1인당 평균 15억원가량 시세 차익이나 미실현 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게임 업체 엔씨소프트의 임원 상당수도 2010년 주가가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자 스톡옵션으로 산 주식을 되팔아 매수 비용의 4~6배에 이르는 시세 차익을 얻기도 했다. 이번 <시사저널> 조사 결과 스톡옵션을 행사한 엔씨소프트 임직원은 1인당 평균 5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이나 미실현 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시밀러 업체인 셀트리온은 웬만한 대기업 못지않게 많은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셀트리온 임직원의 1인당 시세 차익 내지 미실현 이익 금액은 28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셀트리온 IR 담당자는 “회사 설립이나 실적 향상에 기여한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함으로써 동기를 부여했고 회사 성장에 도움을 주었다. 셀트리온 주가가 행사 가격보다 높게 형성되다 보니 임직원 상당수가 상당한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스톡옵션은 예기치 않게 회사의 성장 잠재력을 해치기도 한다. 임직원이 단기 경영 실적에 치중하고 회사의 장기 성장을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이 탓인지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2008년부터 스톡옵션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는 “이유를 밝힐 수 없지만, 2008년 이후 스톡옵션을 부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윤우 삼성전자 고문(왼쪽),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 연합뉴스
삼성전자 임직원 상당수가 지난 9년 동안 주식 매수 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대박’을 터뜨렸다. 삼성전자가 스톡옵션을 부여한 전·현직 임직원은 1천5백56명이었다. 이 가운데 1천5백37명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총 7조원, 1인당 평균 46억원이 넘는 시세 차익이나 미실현 이익을 얻은 것으로 추산된다. 100억원이 넘는 차익 내지 미실현 이익을 얻은 임직원은 여덟 명이었다. 10억원 이상이 1천4백54명이나 되어 스톡옵션을 행사한 임직원의 94.6%였다. 5억원 이상은 1천5백29명으로 99.5%였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여섯 차례에 걸쳐 스톡옵션 9백60만주를 임직원에게 부여했다. 1인당 6천100주가량이다. 스톡옵션 행사 가격은 19만~60만원이었다. 주가는 2000년 27만원이었으나 이듬해 19만원으로 낮아지다 2002년 32만원으로 올랐다. 2004년 58만원으로 오르다가 2005년 60만원을 넘어섰다. 행사 가격은 삼성전자 주가 흐름과 비슷하다. 행사 가격이 가장 낮은 2001년에 삼성전자는 가장 많은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임직원 8백57명이 스톡옵션을 받았다.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은 2~3년 지나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탈 없이 2~3년 재직하면 행사 자격을 갖추는 것이다. 드물기는 하지만 스톡옵션 행사를 포기하거나 회사가 취소하는 일이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은 지난 2003년부터 스톡옵션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2015년까지 주가가 행사 가격보다 낮아지지 않는 한 스톡옵션을 행사할 것이다. 지난해 9월30일까지는 1인당 5천5백주를 행사했다. 회사는 유보 자금으로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사서 행사 가격으로 임직원에게 교부했다.  

삼성전자 임직원이 스톡옵션으로 대박을 터뜨린 원인은 주가 상승이다. 삼성전자가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처음 부여한 2000년 3월16일 삼성전자 주가는 27만원에 불과했다. 외환위기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대규모 기업 구조조정 여파로 당시 삼성전자의 앞날은 불투명했다. 그 이후 3년 동안 주가는 30만원을 넘지 못했다. 주가는 2004년 50만원을 넘어서더니 올해 1백10만원까지 육박하고 있다. 지난 11년 동안 네 배 이상 뛴 것이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지난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삼성 임원의 보수는 현대보다 낮았다. 5대 기업집단에서도 중간밖에 되지 않았다. 최고 경영진이 제품 원가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임원 보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스톡옵션을 일찌감치 도입하다 보니 뒤늦게 스톡옵션을 도입한 기업보다 수혜 범위와 금액이 상대적으로 커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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