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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직 경찰관들도 불법 사찰 당했다

내부 통신망에 비판 글 올린 핵심 논객들이 타깃 돼

정락인 기자 ㅣ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2.04.03(Tue) 10: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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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부 통신망에 비판 글을 올려 파면당한 양동열 전 경사가 파면이나 해임당한 경찰관들의 명단을 들어 보이고 있다. 위는 무궁화 클럽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 ⓒ 경찰개혁국민연대 제공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은 전·현직 경찰관들도 사찰했다. 사찰 보고 문건에서 무궁화클럽에 관한 것이 무려 1백50여 건이나  나온 것이다. 무궁화클럽(대한민국 무궁화클럽 포함)은 전·현직 하위직 경찰관들의 최대 커뮤니티이다. 회원 수만 해도 5만3천여 명에 달한다.

회원들은 경찰 수뇌부 비판, 각종 제도 개선 등을 주요 현안으로 해서 글을 올리고 있다. 경찰 내부 통신망의 주요 논객들 대다수가 무궁화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설치된 이후 경찰 내부망을 통해 비판적인 글을 올렸던 핵심 논객 일곱 명이 무더기로 파면당하거나 해임되고 두 명이 사망했다.

2009년 4월 경기경찰청 소속의 박윤근 경사가 파면된 후 같은 해 10월과 11월에는 충북청 장재룡 경위, 서울청 양동열 경사가 파면되었다. 2010년에는 부산청의 김흥현 경사가 해임되고, 인천청의 김명렬 경사가 사망하는 등 징계와 불운이 잇따랐다. 박윤근 경사의 경우 이례적으로 감찰 부서가 아닌 광역수사대를 동원해서 샅샅이 뒤졌다. 내부 직무 감찰이 아닌 형사 처리를 위한 ‘수사’에 나선 것이다. 당시 경기경찰청장은 조현오 현 경찰청장이다. 현직 경찰들에 대한 사찰은 집요하게 이루어졌다. 여기에는 경찰 감찰 조직이 동원되었다는 정황이 있다.

2009년 11월에 파면된 양동열 전 수서경찰서 경사는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 번은 청문 감사관이 나를 불러서 하는 말이 ‘양 전 경사가 공무원 중에서 정화 대상자 1순위로 선정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누가 선정한 것이냐’라고 묻자 ‘청와대 공직기강팀’이라고 말하더라”라고 전했다.

“순찰 중에 미행까지 당했다” 증언도

그뿐만이 아니다. 양 전 경사는 미행까지 당했다. 그는 “2009년 10월쯤이다. 수서경찰서 대치지구대에서 근무할 때 밤에 순찰을 나갔는데, 뒤에서 차가 한 대 따라오더니 차 안에서 세 명이 나를 감시했다. 이상해서 승용차가 있는 반대편으로 이동했는데, 한 시간 후 그들을 또 만나게 되었다. 수서경찰서 청문 감사관한테 ‘왜 나를 미행하느냐’라고 항의했더니 처음에는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그래서 경찰청에 항의하고 ‘언론에 터뜨리겠다’라고 했더니 그제야 미행한 것을 시인했다”라고 말했다. 양 전 경사는 한 달쯤 후에 파면되었다.

양 전 경사는 경찰관으로 재직한 20년 동안 시말서 한 번 쓰지 않은 모범 경찰관이었다. 2008년에는 당시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경찰 개혁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찰청장상’도 받았다. 그런데 2009년에 들어서면서 내부 비판과 쓴소리를 하는 경찰관들이 하나 둘씩 사라졌다. 2010년에 과로사로 사망한 인천청 김명렬 경사의 죽음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는 사망하기 직전까지 10여 년 동안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내부 통신망의 ‘스타 논객’이었다. 그런데 근무를 나갔다가 집에서 잠든 후 사망했다. 과로사로 판명되었다.

하지만 양동열 전 경사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김경사가 죽은 후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10년 동안 쓴 글을 모두 지웠다. 댓글까지 다 지웠다. 갑자기 사망한 것도 그렇지만 글을 모두 지운 것도 석연치 않다”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전경수 대한민국 무궁화클럽 회장은 3월29일 총리실 불법 사찰과 관련해 직권 남용 혐의로 이명박 대통령을 경찰에 고발했다. 전회장은 무궁화클럽을 발족해 초대 회장을 맡았고, 또 다른 하위직 경찰 커뮤니티인 ‘대한민국 무궁화클럽’을 만들었다. 전경수 회장도 집중 사찰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용산 참사 때 경찰 지휘부를 비판하는 글을 많이 올렸다. 또 조현오 청장의 실적주의 폐단도 지적했다. 그렇다 보니 사찰 대상이 된 것 같다. 경찰 조직을 사유화한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사찰 사건의 진실이 규명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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