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각 방어’로 북한 미사일 막는다
  • 한면택│워싱턴 통신원 ()
  • 승인 2012.04.23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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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국·일본에 이지스 군함 증강 배치 등 계획 밝혀…북한의 발사 원점 1천 곳 동시 타격 전략도

북한, 나아가 중국의 각종 미사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이 한국·일본과 연대해 아시아 지역 3각 동맹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미국 국방부는 최근 북한 등의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3각 동맹 미사일 방어체계 두 곳을 구축해 가동하겠다고 발표했다. 한·미·일 3각 동맹 하나와 미·일·호주 간 3각 동맹 하나 등 두 개의 새로운 미사일 방어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미국은 한 해에 100억 달러씩을 투입하고 있으며 한국·일본·호주 등 동맹국인 세 나라에게도 이와 관련된 국방비 투자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해마다 준비 태세를 진전시켜나가 2017년에는 풀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재정 분담을 위해 한국과 일본, 호주가 첨단 시스템을 갖춘 이지스 군함을 증강 배치하도록 하고 요격 미사일을 자체 개발하거나 미국산을 구매해 실전 배치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은 대신 적의 미사일을 파괴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최첨단 추적 시스템과 요격 미사일 기술 등을 주로 제공하고 총괄 지휘하는 임무를 맡으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이 한국, 일본과 삼각 동맹을 구축해 가동하려는 미사일 방어체계는 첨단 장비와 무기로 적의 미사일을 추적하고 반격까지 가할 수 있는 이지스 군함을 토대로 하는 BMD(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이다. 미국은 현재 전세계 해역에서 이지스 순양함 다섯 척과 이지스 구축함 16척 등 모두 21척의 이지스 군함을 실전 배치해놓고 있다. 미국은 이지스 군함을 올해는 24척, 내년에는 27척, 내후년에는 38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부시 행정부 시절 핵심으로 추진되었던 NMD(국가 미사일 방어체계) 시스템이 너무 돈이 많이 들고 논란을 겪음에 따라 이지스 성능을 갖춘 군함을 토대로 하는 이지스 BMD를 구축하는 것으로 전환했다. 한국은 세종대왕함 등 세 척, 일본은 네 척의 이지스 군함을 실전 배치해놓고 있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한국·미국·일본이 연대해 동맹 방어할 계획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이명박 대통령,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 ⓒ AP 연합·연합뉴스

최첨단 추적 시스템과 요격 미사일 실전 배치

이지스 군함 미사일 방어체계에서는, 첨단 장비를 총동원해 적의 미사일을 포착해 추적하고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파괴시킨다는 기능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1단계에서는 전자파를 발사해 적의 미사일을 발사 직후부터 포착해 추적할 수 있는 AN/SPY-1 레이더가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2단계에서는 SM3(Standard Missile)-3로 이름 붙여진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적의 미사일을 파괴시키게 된다. SM-3 요격 미사일은 MK 41 수직 발사 시스템을 이용해 발사하게 된다. SM-3 미사일은 자체 추적 장비로 적 미사일을 따라붙을 수 있으며 마지막으로 요격 미사일 탄두에 붙어 있는 Killer Vehicle로 파괴시키게 된다.

가장 먼저 가동되는 핵심 장비는 AN/SPY-1 레이더이다. 이 레이더는 전자파 빔을 발사해 적의 미사일이 발사되는 순간부터 추적에 돌입하게 된다. 적의 미사일이 발사되어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순간부터 이 레이더로 즉각 포착해 끝까지 추적하게 된다. 특히 이지스 순양함이나 구축함에서는 100개의 타깃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또한 적의 미사일을 포착해 추적하면서도 다른 공중과 지상, 잠수함으로부터 오는 위협을 계속 탐지하는 능력은 그대로 유지된다.

만약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에는 스파이 레이더 이외에도 미국의 첨단 레이더 시스템들이 총동원된다. 인공위성과 첨단 첩보정찰기 정보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전달된다. 그중에서 특히 정확도를 자랑하는 장비가 SBX(Sea based X-band Rader) 첨단 레이더이다. 한반도 위기 때에는 이 SBX 레이더 시스템이 하와이에 배치된다. 하와이에 보내지는 이 레이더는 부표처럼 바다 위에 설치해놓고 북한 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는 최첨단 해상 배치 X-밴드 레이더이다.

지난 2005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해상 배치 X밴드 레이더(SBX)는 미국 최고 수준의 레이더로서 미사일의 탄두와 유도 장치, 파편 등을 정확히 추적할 수 있다. 4천8백여 ㎞ 떨어진 야구장의 야구공 하나까지 정확히 식별할 수 있는 최첨단 무기로 알려져 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SBX 첨단 레이더 정보를 속속 전송해 적의 미사일을 추적하게 된다.

북한 도발 때 반격 무기 총동원해 ‘초토화’

각종 레이더 등 첨단 시스템으로 적의 미사일 발사가 포착되는 즉시 미국과 한국, 일본은 SM-3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게 된다. SM-3 요격 미사일은 MK 41 수직 발사 시스템에서 발사된다. 3단계 추진 로켓을 사용해 적의 미사일을 따라잡게 되고 추적해 파괴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지스 군함에 있는 레이더, 바다에 떠 있는 SBX 밴드 레이더, GPS 위성 추적 시스템 등 첨단 추적 시스템이 총동원되는 체계이다. 적의 미사일을 포착해 추적하는 SM-3 미사일은 날아가면서도 적의 미사일과 관련된 최신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받게 된다. SM 미사일은 한국에 배치되었던 패트리어트 요격 미사일을 개선한 것이다. 최신 개량형인 SM-3 미사일은 1999년 이후 다섯 번 시험 발사에서 네 번이나 성공을 거두었다. SM-3 요격 미사일은 고도 1백37km 상공에서 초당 3.7km의 초고속으로 적 미사일을 따라잡아 파괴시키는 ‘hit and kill’의 기능을 갖고 있다. SM-3 미사일은 적의 미사일에 근접하면 미사일 코 부분에 달려 있는 자체 추적 시스템이 가동되고 가장 확실한 위치에 다다르면 Killer Vehicle을 발사해 적의 미사일을 파괴시키도록 되어 있다.

미사일 방어체계에서는 단거리와 중거리, 장거리, 최장거리인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등에 따라 다른 추적과 요격 시스템을 사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와 동시에 적의 미사일을 발사하자마자 파괴시킬 수 있는지, 아니면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도중에 요격할 수 있는지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게 된다. 미국이 한국, 일본, 호주와 함께 구축해 가동하려는 아시아 지역 미사일 방어체계에서는 우선 적의 단거리·중거리 미사일을 발사 직후 포착해 날아가는 도중에 요격해 파괴시킬 수 있는 Mid-course 요격 미사일을 사용하게 된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이 실제로 감행될 경우 한·미·일 3각 동맹의 미사일 방어체계가 풀 가동한다고 해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반격하는 데는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 공격이 단행되는 순간 모든 반격 무기들을 총동원해 초토화시킨다는 전략을 마련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은 만약 북한이 미사일 공격에 나설 경우 동굴 등 은폐 시설에서 이동발사대를 트럭에 실어 지상의 교량 부근이나 엄폐 지역으로 끌고 나오게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처음으로 발사된 북한 미사일은 요격 미사일로 파괴를 시도하게 된다. 동시에 발사 원점을 추적해 두세 번째 발사하려는 북한 미사일 이동 발사대를 집중 폭격하게 된다. 이때에는 한국에 배치된 미국 공군 전폭기나 한국군, 일본 자위대의 공군기가 동원된다. 나아가 미국 본토에서는 B-2 스텔스 폭격기와 B-52 장거리 폭격기 등이 수백 발씩의 폭탄을 싣고 출격해 북한의 미사일 시설과 각종 화포, 기타 군사 시설을 초토화시킨다는 전략이다.

미국은 한반도 전쟁 계획인 O-Plan에서 북한의 발사 원점 1천 군데를 동시에 폭격해 초반에 분쇄한다는 반격 전략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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