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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계 중심에서 큰 목소리 울리다

한국의 신 인맥 지도 | 경복고

이춘삼│편집위원 ㅣ 승인 2012.05.06(Sun) 03:3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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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고등학교 전경. ⓒ 경복고등학교 제공
경복고의 옛 이름은 경성제2고등보통학교(제2고보)이다. 1921년 5년제 중등교육기관으로 개교할 때 받은 이름이었다. 1938년 현재의 ‘경복’이라는 이름이 붙은 경복중학교로 바뀌었고, 1953년에는 경복중과 경복고로 분리되었다. 1971년 이른바 ‘고교 평준화’ 시책에 따라 경복중학교는 폐교되었다.

서울 강북 지역에 위치한 몇몇 명문 고등학교가 평준화 바람을 맞았고 더불어 강북 지역 인구 분산을 목적으로 1976년 강남으로 이사할 때 경복고는 현재의 자리에 그대로 남았다. 그 배경에는 청와대와 가까이 위치한 이 학교에 청와대 직원들의 자제가 다수 취학하고 있어 ‘억지 이전’을 모면했다고 전해진다. 앞으로 부연 설명이 있겠지만 경복고에는 청운동, 가회동, 평창동 등지에 사는 사회 저명 인사들의 자제가 다수 취학한 기록이 나타난다. 경복고는 2012년 2월3일 87회 졸업생을 배출하며 4만명의 동문 가족을 가지게 되었다.

어쨌든 경복고는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명성에 걸맞게 사회 각 분야에서 동문들의 세력을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학교이다. 이번 회에는 정계·관계·재계에 어떤 인물들이 있는지 알아보고, 법조계·언론계·학계·문화예술계 등의 인물들은 다음 회에서 다루기로 한다.

   

오랜 역사만큼 뿌리 깊은 인맥 자랑

우선 정계를 보더라도 중량급의 정치인들을 포함해 10명가량의 의원이 여의도에 진출해 있다.

19대 국회에는 9명의 동문 선량(選良)이 진출하게 되었다. 김진표(민주통합당·수원 정), 김태환(새누리당·구미 을), 남경필(새누리당·수원 병), 문희상(민주통합당·의정부 갑), 신동우(새누리당·서울 강동 갑), 원혜영(민주통합당·부천 오정), 이인제(자유선진당·논산 계룡 금산), 장윤석(새누리당·영주), 정문헌(새누리당·속초 고성 양양) 당선인이 그들이다.

18대 국회에서 활동한 김충환(새누리당·서울 강동 갑)·이사철(새누리당·부천 원미 을) 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해 빠진 반면, 신동우·정문헌 당선인이 새롭게 대열에 합류해 전체적으로 숫자의 증감은 없다.

현재 민주통합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김진표 의원, 새누리당 대표 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5선의 남경필 의원, 국회 부의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 민주당 원내대표 경력의 원혜영 의원, 한때 대권에 도전했던 이인제 의원 등 면면이 화려하다.

신동우 당선인은 경복고와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를 통해 서울시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시 행정에만 줄곧 몸담아온 그는 민선 강동구청장을 지내고, 18대 총선에 강동 을에서 나서려 했으나 공천을 받지 못했고 이번에 강동 갑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정재철 전 정무장관의 장남인 정문헌 당선인은 경복고와 미국 위스콘신 대학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7대 총선에서 부친의 지역구인 속초·고성·양양에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으며 18대 때는 공천에 실패하고, 청와대 통일비서관을 지낸 후 이번에 재기에 성공했다.

익산 출신으로 남성중과 경복고를 나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수학한 김덕룡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 상임의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와 총재 비서실장을 지내며 그 곁을 떠나지 않은 YS맨이다. 김영삼 대통령 재임 중 두 차례 정무장관으로 활동했다. 당시는 YS의 차남인 김현철 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공식 직함이 없이 현실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던 시절이다. 김부소장은 지난 19대 총선을 앞두고 세 번째 공천 경쟁에서 탈락했다.

   

이원종 우리누리 이사장도 YS 밑에서 대통령 정무수석을 맡아 직급이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되는 대접을 받으면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는데, 이때가 경복고 출신들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시절이었다.

관계에는 맹형규 SBS 뉴스 앵커 출신의 행정안전부장관과 김교식 여성가족부 차관이 있다.

박태종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대구지검 검사장을 지낸 율사이며 장동덕 국방부 국군의학연구소장은 서울대 수의학과를 나온 수의학 박사로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지냈다.

현정택 무역위원회 위원장은 청와대 경제수석과 KDI 원장을 역임한 경제학자이다.

외교통상부에도 상당수의 동문이 주요 포스트에 자리 잡고 있다. 대사급으로 김해용 주미얀마 대사, 남상정 주과테말라 대사, 박동실 주도미니카 대사, 윤종곤 주이집트 대사, 이윤 주남아공 대사와 박석범 주휴스턴 총영사, 성정경 주LA 총영사가 있고, 김성인 외교통상부 다자통상국장, 김원수 UN사무총장 특보도 눈에 띈다.

군문에 투신한 동문 중에는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육참총장, 합참의장, 국방부장관을 차례로 역임한 김동진 예비역 육군 대장이 있다. 김진훈 육사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육군 특전사령관 출신이고, 김희상 한국안보문제연구소 이사장은 청와대 국방보좌관을 지낸 지장(智將)으로 알려져 있다. 안광찬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장이 국가비상기획위원장을 거쳤으며 현역으로 해군사관학교 출신의 원태호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이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 현대, LG, 한진그룹 등 재벌그룹 총수의 일가들이 다수 경복고를 다녔다.

삼성과 CJ그룹의 상속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이재현 CJ 대표이사 회장이 사촌지간으로 경복고 동문이다. 최근 빚어지고 있는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과 3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간의 상속권 다툼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아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 이회장의 5녀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장남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경복고 출신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차남인 정몽구 현대·기아차 대표이사 회장이 경복고 출신이다. 고 정회장의 3남인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이 동문이고, 정몽근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현대백화점 그룹총괄회장과 차남인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 역시 경복고를 나와 3부자가 동문의 관계를 맺었다. 정몽혁 현대종합상사 회장은 현대정유 사장 시절 ‘오일뱅크’라는 신세대 감각을 선보여 주유소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그의 부친인 고 정신영 전 동아일보 기자는 고 정주영 회장의 셋째 동생으로 동아일보 독일 특파원 시절 작고했다.

정계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김기수 한양대 정외과 전 김영삼 대통령 비서실장
김덕룡 서울대 사회학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김진표 서울대 법대 19대 총선 당선인(민주통합당·수원 정)
김충환 서울대 정치학과 국회의원(새누리당·서울 강동 갑)
김태환 연세대 정외과 19대 총선 당선인(새누리당·구미 을)
김현철 고려대 사학과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남경필 연세대 사회복지과 19대 총선 당선인(새누리당·수원 병)
문희상 서울대 법대 19대 총선 당선인(민주통합당·의정부 갑)
신동우 서울대 언어학과 19대 총선 당선인(새누리당·서울 강동 갑)
원혜영 서울대 역사교육과 19대 총선 당선인(민주통합당·부천 오정)
이사철 서울대 법대 국회의원(새누리당·부천 원미 을)
이원종 고려대 경제학과 우리누리 이사장
이인제 서울대 법대 19대 총선 당선인(자유선진당·논산 계룡 금산)
장윤석 서울대 법대 19대 총선 당선인(새누리당·영주)
정문헌 미국 위스콘신 대학 정치학과 19대 총선 당선인(새누리당·속초 고성 양양)

관계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강종필 서울대 불어학과 서울시 재무국장
고승범 서울대 경제학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김교식 성균관대 정외과 여성부 차관
맹형규 연세대 정외과 행정안전부장관
박태종 서울대 법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여인국 한국외대 행정학과 과천시장
이은우 서울대 재료공학과 특허청 특허심판원 수석심판장
장동덕 서울대 수의학과 국방부 국군의학연구소장
현정택 서울대 경제학과 무역위원회 위원장 

내로라하는 오너 자제들, 명단에 즐비

금성사를 모체로 하는 구씨·허씨 집안에도 동문이 몇 명 있다. 구자엽 가온전선 사업부문 대표이사 회장은 국회 부의장을 역임한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3남. 그래서 구자엽 회장이 구본준 부회장의 당숙뻘이다. 허명수 GS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고 허준구 LG전선 명예회장의 4남이다. 따라서 현재 33대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는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그의 맏형이다.

고 조중훈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과 차남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경복고에서 고개를 넘어 세검정 쪽인 부암동에서 자랐다.

김윤 삼양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고 김상홍 삼양사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숙부인 김상하 삼양그룹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세 사람이 경복고 동문이다. 김상홍 회장은 1970년대 경복고 총동창회장을 지냈다.

개성 상인의 모범으로 평가받았던 고 이회림 전 동양제철화학 명예회장의 차남과 삼남인 이복영 삼광유리공업 대표이사 회장, 이화영 유니드 대표이사 회장, 이명예회장의 셋째 사위인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이 경복고 동문이다.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과 남승우 풀무원 대표이사 사장도 경복고를 졸업했다. 단재완 한국제지 대표이사 회장은 뛰어난 현금 동원 능력을 자랑했던 고 단사천 전 해성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고 박세정 전 대선제분 회장으로부터 가업을 물려받은 박관회 대선제분 회장은 현재 경복고 18대 동창회장을 맡고 있다.

앞에 열거한 것처럼 경복고 동문 중에는 가업을 잇는 굵직한 기업인들이 혈연과 혼맥으로 촘촘히 얽혀 있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동문 기업인들 가운데는 이런 경우 말고도 본인이 중소기업을 창업하거나 전문경영인으로 입신한 사람들도 저변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김강수 STX조선해양 총괄사장, 김남수 코오롱그룹 경영기획실 대표이사 사장, 김승동 LS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 박상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백호익 동부고속 대표이사 사장, 변정수 한라그룹 자동차부문 총괄부회장, 손정일 LG필립스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원인상 한일시멘트 대표이사 사장, 이남근 한국유리공업 대표이사 사장, 이용준 한국화장품 대표이사 사장, 이창근 매일유업 대표이사 사장, 이창배 롯데건설 대표이사 사장, 이춘만 이건산업 대표이사 사장, 이필웅 풍림산업 대표이사 회장, 조중민 피어리스 대표이사 사장, 차인덕 도시바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최창근 고려아연 대표이사 회장, 허동섭 한일시멘트 대표이사 회장, 홍원식 남양유업 대표이사 회장이 그런 예에 속한다.

현재 KBS 이사장을 맡고 있는 손병두 전 전경련 상근부회장의 뒤를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이 이어받았다. 이석채 KT 대표이사 회장은 관직과 경영인의 장르를 오간 ‘크로스 오버’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최홍건 동부그룹 제조·서비스 분야 회장은 산업자원부(옛 상공부)에서 오랫동안 몸담아온 직업 관료 출신이다. 금융계에는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윤만호 연세대 경영학과 KDB금융지주 사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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