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펀드, 월세보다 기특한 이유
  • 송승용│㈜희망재무설계 이사 ()
  • 승인 2012.06.0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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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위한 투자처로서 안정적 배당금 지급·저율 과세 등 매력…주식 상장된 맥쿼리인프라 펀드 ‘주목’

ⓒ 일러스트 윤세호

정길환씨(54)는 3년 전에 구입한 오피스텔 때문에 속이 많이 상한다. 2억3천만원에 분양받은 오피스텔의 시세가 5천만원이나 떨어진 탓이다. 보증금 3천만원에 월세 70만원을 받고 있지만 실투자액 2억원 대비 임대수익률은 연 4.2%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취득세와 보유세까지 감안하면 정씨는 차라리 은행 예금으로 넣어두는 것이 나을 뻔했다는 생각이 든다.

부동산 임대 수익, 금리 이상 ‘보장’ 힘들어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막 은퇴를 한 베이비부머에게 노후를 위한 투자처를 물을 경우, 상당수는 월세가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을 1순위로 꼽을 가능성이 크다. 은행에 넣어두자니 금리가 낮고,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기는 불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씨처럼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한다고 해도 예금 이자보다 많은 임대 수익을 얻는다는 보장은 없다. 더군다나 잘못 투자했을 경우 적정한 가격에 되팔아서 현금화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부동산이다. 그렇다면 정기적으로 현금이 창출되면서, 주식이나 펀드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크지 않고,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은 없을까?

얼마 전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과 관련해서 세간의 주목을 끈 펀드가 있다. 바로 맥쿼리인프라 펀드이다. 인프라 펀드란, 사회간접자본인 고속도로·항만·터널·지하철 등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인프라 펀드로 유일하게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것이 맥쿼리인프라 펀드이다. 이 펀드는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인천대교,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 우면산터널 등에 투자해 통행료 수입 등 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재원으로 배당한다.  2011년 말 현재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등 14개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고 있고, 지하철 9호선도 그에 포함된다.

배당금은 2014년 이후 크게 늘어날 수도  

맥쿼리인프라 펀드에 투자하면 배당금은 6개월마다 지급되는데, 배당금은 매년 변동되지만 큰 폭의 등락 없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11년에는 6월30일과 12월31일을 기준일로 주당 1백65원씩 총 3백30원을 배당했다. 지난해 상반기 주가가 5천원을 넘지 않았다. 지난해 초 맥쿼리인프라 펀드에 투자했다면 최소한 주당 연 6.6%에 해당하는 배당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외국인들의 매수에 힘입어 주가는 5천9백원 선까지 올랐다. 그렇다면 주가가 올라 맥쿼리인프라 펀드에 대한 투자 매력은 줄어들었을까?

그렇지는 않다. 올해 예상되는 주당 3백55원(우리투자증권 예상치)의 배당을 감안하면 주가 5천9백원 대비 연 6%의 배당을 기대해볼 수 있다. 설령 지난해처럼 주당 3백30원을 배당하더라도 연 5.6%의 수익률이 된다. 여전히 은행 예금 이자에 비해서는 훨씬 높다. 지금 투자해도 은행 이자보다는 높은 배당을 받지만, 지속적으로 배당금이 늘어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맥쿼리인프라 펀드는 투자한 자산에서 들어오는 수익의 90% 이상을 투자자들에게 배당으로 돌려준다. 당장은 연 6% 안팎의 배당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2014년 이후에는 주당 4백원대의 배당이 예상되고, 2018년 이후에는 7백원대의 배당을 기대해볼 수 있어서 중·장기적으로 배당 수익률은 점차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배당이 증가할 수 있는 근거는 외부 차입금이 감소하고 있어 배당 여력이 늘어나고 2014년 이후 펀드가 투자한 자산별로 유입되는 배당금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최근 펀드 가격이 오르는 와중에서도 외국인들이 꾸준히 맥쿼리인프라 펀드의 지분을 늘리는 이유는 향후 배당금이 늘어날 것을 염두에 둔 투자라고 볼 수 있다. 

맥쿼리인프라 펀드가 갖는 또 다른 투자 매력은 저율 과세이다. 즉, 1억원 이하의 투자자들은 일반 이자소득세 15.4% 대신 5.5%의 저율 과세가 적용된다. 현재 주가 5천9백원 기준으로 지난해 수준인 주당 3백30원의 배당이 이루어진다면, 대략 연 5.6%의 세 전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5.5%의 저율 과세가 적용되므로 세후 수익률은 5.3% 정도가 된다. 은행 예금으로 따지면 세전 연 6.3% 정도의 이자율과 마찬가지인 높은 금리이다. 참고로 투자 금액이 1억원이 넘어가는 경우에는 1억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 15.4%의 분리 과세가 적용되는데, 분리 과세는 다른 금융 소득과 무관하게 15.4%의 세금을 냄으로써 과세 의무가 종결된다. 따라서 연간 금융 소득이 4천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절세 효과는 더 커지게 된다.

시중 금리가 낮은 상태에서 위험을 줄이면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대상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럴 때 맥쿼리인프라 펀드를 정치적인 이슈와 무관하게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어떨까? 오피스텔에 투자하더라도 취득세나 각종 비용을 빼고 나면 임대수익률이 연 6%를 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한 공실이 나면 골치 아프고, 낡으면 수리도 해주어야 한다. 이럴 때 오피스텔 하나 샀다고 생각하고 맥쿼리인프라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속 편하지 않을까?

맥쿼리인프라 펀드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 펀드와 달리 국부 유출로 인한 ‘먹튀’ 우려도 적다. 또, 맥쿼리인프라 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군인공제회(11.8%), 신한금융그룹(11.2%), 대한생명(5.9%)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대주주로 구성되어 있다. 맥쿼리그룹(4.4%)을 포함해 외국인 지분율은 최근 거래분까지 포함해 총 21%를 넘지 않는다. 거기다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고 환금성도 좋다. 한 푼이라도 아쉬운 노후 자금을 어디다 운용할까 고민한다면 맥쿼리인프라 펀드는 평생 월급을 만드는 좋은 투자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단, 단기적인 시세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연금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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