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절친’, ‘노안’ 빨리 맞는다
  • 석유선│헬스팀장 ()
  • 승인 2012.06.12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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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 과다 사용자, 볼 처짐·입가 주름 증상도 호소…노안 환자 연령층 낮아지는 주원인 돼

스마트폰 등의 화면을 보려고 머리를 숙인 상태로 오랫동안 있으면 노안 증상이나 볼 처짐 현상을 겪을 수 있다. ⓒ 시사저널 박은숙

웹마스터로 일하는 홍승훈 부장(43)은 나이는 40대이지만, 회사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얼리어댑터(최신 전자 제품을 가장 먼저 사서 활용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를 자부한다. 그런 홍부장이 어느 날부터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눈물이 자주 나면서 가까이 있는 신문 글자가 흐려 보이는 현상이 지속되었다. 안과를 찾은 그에게 의사는 “노안 증상이 시작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매일 잠자는 시간 외에 컴퓨터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한시도 떼놓지 않는 생활 습관으로 인해 목에 무리가 오는 데다, 최근에 부쩍 입가 주름과 목주름도 늘어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홍부장처럼 스마트폰 등 개인 디지털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이른바 ‘스마트 노안’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개를 숙인 채 기기를 장시간 활용하다 보면 작게는 눈의 피로와 목의 통증이 오다가 장기적으로 노안 증상, 심미적으로는 입가 주름과 볼 처짐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스마트폰 한시도 안 놓으면 눈·얼굴에 적신호

실제로 최근 외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이같은 스마트 기기 과다 사용으로 인해 우리 돈으로 8백만원가량이 드는 턱 보형 수술(친플랜트·chinplant)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성형외과학회(ASPS) 통계에 따르면 턱 보형 수술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성형수술의 트렌드가 될 정도라고 한다. 영국 데일리메디와 인터뷰한 우드퍼드 메디컬 그룹의 머빈 패터슨 박사는 “스마트폰 등의 화면을 보려고 머리를 숙인 상태로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턱 부분에 중력이 걸린 탓에 입 주위가 처져 ‘스마트폰 얼굴’이 될 수도 있다”라고 지적한다.

아직 국내 성형학계에서는 이같은 스마트폰 얼굴에 대한 우려가 크지는 않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고개를 숙이고 화면을 보면서 인상을 찌푸리는 습관이 계속되면 아무리 어려 보이는 동안도 노안으로 변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수의 성형외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주름은 피부의 진피층에 있는 콜라겐과 탄력섬유가 소실되면서 가속화되고, 잘못된 생활 습관 또한 주름을 만드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즉, 인체 구조의 피부 노화로 인해 피부 탄력도가 떨어져 아래로 처지는 주름 형태가 전체 70%를 차지하지만, 반복된 표정이나 습관적인 안면 운동으로 골이 깊어져 주름으로 남는 경우가 나머지 30% 정도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노안이 되지 않도록 스마트폰을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세월의 흐름으로 이미 잃어버린 볼의 탄력과 깊게 파인 주름은 마사지나 고가의 화장품으로 아무리 관리해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성형외과에서는 주름과 볼 처짐을 치료하는 다양한 시술법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환자들이 수술 흔적이 적고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수술을 선호하면서 ‘내시경을 이용한 주름 수술’이 자주 시술되고 있다. 흔히 트리플리프팅으로 불리는 이 시술법은 기존의 주름 제거 수술과는 달리 최소 절개, 최소 침습 시술법으로 약물이나 실, 간단한 기구 등을 이용해 시술 후의 부작용이나 흉터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눈 역시 스마트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안과학계에서는 최근 2~3년 사이 스마트폰이나 IT 기기의 잦은 사용이 눈 건강 특히 노안(老眼)을 유발하는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스마트 노안’ 방치하면 백내장 야기할 수도

노안은 근시, 원시, 난시와 같은 굴절 이상이 아니라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 근육의 탄력이 떨어지고 말랑말랑하고 부드럽던 것이 갈수록 딱딱해지면서 조절력이 떨어져 생기는 근거리 시력 장애이다. 보통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으로 여겨지는 노안은, 작은 글씨가 잘 보이지 않고 어두운 곳에서 침침하게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때 억지로 책이나 서류 등을 보면 업무 집중력이 떨어지고 두통·어지럼증 등 2차적 통증까지 동반된다. 특히 노안은 백내장·녹내장 등 노인성 눈 질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런 노안 증상이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급증하면서 기존 50세 전후가 차지하던 비율을 40대가 차지하는 등 연령층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최근 한 안과 전문병원에서 노안 환자를 조사한 결과, 노안 환자 가운데 40대 비율이 지난 2005년에 25%였으나 2009년에는 48%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대한안과의사회 김준석 공보 부회장은 “최근 스마트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눈의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그에 비례해 노안 환자의 연령대도 낮아지는 추세이다. 노안은 당장은 큰 문제가 없지만 대처하지 않으면 눈의 피로도가 가중되고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현상을 비롯해 백내장, 녹내장 같은 질환도 따라오기 때문에 적절한 대처가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대표적인 노안 수술 치료법으로는 커스텀뷰 노안 수술과 특수 렌즈 삽입술이 있다. 커스텀뷰 노안 수술은 레이저로 교정하는 방법으로, 근시성 노안에 적합하다. 이 치료법은 미국 FDA(식품위약국)로부터 효능과 안전성을 공인받았으며 한쪽 눈은 원거리용, 반대쪽 눈은 근거리용으로 만들어 노안을 개선한다.

특수 렌즈 삽입술은 원·근거리를 동시에 잘 볼 수 있는 특수 렌즈를 눈에 삽입해 만족도가 매우 높다. 또한 백내장과 노안을 한꺼번에 해결하며, 한 번 수술로 평생 사용할 수 있다. 수술 시간이 짧고, 통증이 없어 수술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이 두 가지 수술법의 장점을 결합한 ‘LBV 노안 라식’도 등장했다. 백내장이 오지 않은 젊은 노안 환자들에게 유용한 편이며 원시·근시·정시성 노안 환자 모두에게 적용된다. 다만 각막 두께가 얇거나 망막이상 소견이 있을 경우, 이 수술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안과 전문의로부터 수술 전 정밀 검사를 철저히 받아 정확한 눈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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