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평련의 사랑은 과연 김두관에게 갈까
  • 구혜영│경향신문 정치부 기자 ()
  • 승인 2012.07.10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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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고 김근태 고문 세력, 경선 흐름 가를 중요 계파로 부각 / 김 전 지사, 일부 의원들과의 교분 바탕으로 지지 얻기 공 들여

6월25일 ‘민주평화국민연대 대선 후보 초청 간담회’에서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왼쪽 세 번째)가 기조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민주통합당 대선 주자들의 시선이 당내 한 계파의 향배에 쏠려 있다. 고 김근태 상임고문의 계보로 알려진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가 그것이다. 민주당의 ‘잠룡’들이 민평련이 주최하는 정책간담회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가 하면 민평련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당부한다는 말도 들려온다. 특히 당내 지지 기반이 문재인 상임고문이나 손학규 전 대표에 비해 취약한 편인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측이 특히 민평련 쪽에 각별히 공을 들인다는 후문이다. 당외 인사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마찬가지다.

민평련은 현역 국회의원 25명에 단체장, 지역위원장까지 모두 50여 명이 소속된 조직이다. 특정 계파의 위력이 약화된 정치 지형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규모이다. 회원(운영위원단) 면면을 보면, 김근태 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의원과 이사장을 맡고 있는 최규성 의원 외에도 노영민·신계륜·설훈·우원식·유승희·이목희·이인영·이춘석 의원 등 주요 당직을 맡고 있는 인사가 많다. 특히 수도권의 현역 의원이 많은 편이다. 역대 대선은 수도권 승부였다. 그런 만큼 대선 주자들이 민평련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상임운영위원인 이목희 의원은 “현재 당내 의원의 절반 정도가 각 대선 주자 진영에 가 있고 나머지 절반은 상황을 보고 있다. 나머지 절반 중 진보적 동질성으로 뭉친 집단은 민평련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민평련은 이미 진보적 가치와 노선에 부합하는 대선 주자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이같은 취지에서 지난 6월25일 김두관 전 지사를 시작으로 정세균 전 대표(6월28일), 손학규 전 대표(7월3일), 문재인 상임고문(7월10일) 등 당내 대선 주자들을 초청해 정책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안철수 원장의 경우, “민주당 후보들부터 먼저 검증하고, 안원장도 불러서 검증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다”라는 설명이다. 간담회가 마무리되면 전체 운영위원단의 3분의 2가 찬성하는 대선 주자를 민평련 이름으로 지지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민평련의 마음은 어떤 대선 주자에게 쏠려 있을까. 김 전 지사는 과연 자신의 의도대로 민평련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가장 강력한 당내 라이벌은 손학규 전 대표

김 전 지사는 김근태 고문보다 더 오래전부터 인재근 의원, 최규성 의원과 관계를 맺어왔다. 세 사람은 1980년대 서울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에서 민주화 운동을 함께했다. 지난 2006년 열린우리당 당의장 선거 때 김근태 고문과 김 전 지사는 사실상 ‘러닝메이트’로 정동영·김혁규 후보에 맞섰다. 김 전 지사측은 “민평련의 지지는 민주 개혁 진영의 정통성을 인정받는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김 전 지사의 가장 강력한 당내 라이벌은 문고문보다는 손 전 대표 쪽이다. 문고문은 민평련과 그리 가까운 편은 아니다. 민평련 소속의 한 의원은 “우리는 친노 본류와 사이가 좋지 않다”라고 전했다. 반면 손 전 대표는 김근태 고문과 각별한 사이였다. 두 사람과 고 조영래 변호사는 서울대 운동권 삼총사로 불렸다. 지난해 말 김근태 고문이 별세했을 때 손 전 대표는 일주일 내내 빈소를 지켰고, 대선 출마 선언을 한 뒤 가장 먼저 김근태 고문의 묘소를 찾았다.

최근 민주당에서 ‘김두관 지지 선언’을 한 한 재선 의원은 “민평련 지지를 놓고 볼 때 우리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은 안철수 원장이다. 안원장이 아니라면 당연히 우리가 될 것이다”라고 자신하는 눈치이다. 안원장과의 연대를 두고 민평련은 ‘원샷 경선’을 주장한다. 반면 안원장측은 “김근태라는 가치의 영역에서는 민평련을 존중하지만, 민평련의 지지 여부를 의식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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