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 줄이는 국가적·개인적 해법
  • 조철 기자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2.07.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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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가 슈테판 크로이츠베르거·발렌틴 투른 지음 에코리브르 펴냄 368쪽│1만8천원
한 사람의 밥 먹는 태도가 이 세계의 변화를 좌지우지한다고 하면 너무 거창한가. 독일의 두 언론인이 “왜 음식물의 절반이 버려지는데 누군가는 굶어 죽는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는데, 식량 문제에 얽힌 이야기를 하다 보니 결국 개인의 식습관 태도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유는 뻔하다. 버릴 것이라면 아예 사지도 말았어야 하며, 그래서 남는 식량이 있다면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음식 쓰레기 문제는 환경 문제와 아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이유도 있다. 쉬워 보이는 문제가 따져들어가면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실타래처럼 풀기가 더 어렵다. 그래도 저자들의 말을 경청하면 최소한 음식을 대하는 태도라도 바꿀 수 있다니 들어나보자.

여러 나라의 환경 단체와 식량 단체가 추측하기를, 몇 년 전부터 사람들이 먹을 목적으로 전세계에서 생산한 식량의 3분의 1이 사라지거나 낭비된다고 한다. 더욱이 들판이나 바다에서 우리의 식탁까지 이어지는 전반적인 식량 사슬을 고려하면, 산업 국가에서 식량 에너지의 손실은 50%에 이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11년 5월 중순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식량 손실과 식품 낭비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는데, 매년 총 13억t의 식량이 헛되이 생산된다고 한다. 이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총량에 맞먹는다.

그런데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식량의 손실과 낭비에 대해 조사하려는 사람도 없고, 식량을 버림으로써 어느 정도의 에너지·물·땅·노동력 등이 무의미하게 허비되는지에 대해서도 말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다. 산업 국가에서 과도하게 생산하고 소비함으로써 지구의 남쪽에 사는 사람들과 동물들에게 정확히 어떤 결과와 영향을 미치는지도 마찬가지다. 저자들은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이 음식을 존중하는 태도를 상실해버렸기 때문이라고 개탄하면서, “이는 식품이 점점 싸진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 50년 전만 하더라도 소득의 40%를 식료품비에 소비한 데 비해 오늘날은 소득의 10%만 식료품비에 쓴다. 또 우리는 슈퍼마켓에 가서 계절에 상관없이 원하는 물건을 구입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이를테면 12월에 딸기를 사고 늦은 밤에도 신선한 빵을 구입한다. 또 물건을 세심하게 배치해서 과잉으로 제공하는 바람에 실제로 소비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이 구입하게 된다. 그러니 냉장고에 넣어둔 많은 재료는 식탁에 한번 올라오지도 못한 채 곧장 쓰레기통으로 직행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저자들은 음식 낭비를 막을 해법을 국가적·개인적 측면에서 각각 내놓았다. 그중 정치적인 해법이 눈길을 끈다. 정치적으로 관여해 낭비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식품의 공급 사슬에서 사람들이 사슬의 중간과 마지막에 식량을 버리면, 사슬 초기에 더 많은 식량을 재배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계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주 간단한 원칙 ‘RRR’, 즉 줄이기(reduce), 재분배하기(redistribute), 재생하기(recycle)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낭비를 줄이고 나눠 먹고 쓰레기를 줄이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독일 식량 및 농업 소비자보호부는 개인이 어떻게 식품 손실을 막을 수 있는지 다섯 가지 힌트를 제시했다. ‘1. 계획적으로 구입한다. 2. 유통 기한을 체크한다. 3. 적절한 양만 구입한다. 4. 비축한 양은 잘 보관한다. 5. 나머지는 활용한다.’

다 알고 있고, 쉽게 보이는 이 방법들이 실천하기에는 왜 그렇게 어려운가. 아직도 뷔페식 식당에서 다 먹지 못할 음식을 다 먹을 수 있다고 착각하고 가져오지는 않는지 돌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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