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에 내용에 액션까지 하나같이 잘 빠진 그들이 온다
  • 황진미│영화평론가 ()
  • 승인 2012.07.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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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털이범 다룬 장르 영화 <도둑들>, 총격전 등 신선한 볼거리 선보여 호평

영화 ⓒ 쇼박스미디어플렉스 제공

횡으로 포스터를 가득 채운 배우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김윤석, 김혜수, 전지현, 이정재, 김수현, 김해숙, 오달수, 신하균…. 그뿐인가. 임달화, 이신제, 증국상 등 홍콩 배우들까지 빵빵하다. 올스타 청백전인가. 과도한 캐스팅에 의구심이 들 무렵, 최동훈 감독의 이름을 보니 납득이 된다. <도둑들>은 <범죄의 재구성> <타짜>등 한국 ‘케이퍼 무비’ 장르를 새로 쓴 최동훈 감독의 신작이다. ‘케이퍼 무비’란, <오션스 일레븐>처럼 전문 털이범들이 범죄를 모의해 한탕 털고 도주하고 배신하는 과정을 그린 장르이다.

마카오 카지노호텔에 있는 다이아몬드를 훔치기 위해 한·중 합작 드림팀이 결성된다. 마카오 박(김윤석)이 설계를 하고, 예니콜(전지현)이 줄을 타고 침투하면, 팹시(김혜수)가 금고를 연다. 이들은 각자 특화된 전문성으로 협동하지만, 언제든 서로 배신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팹시가 수감되었던 4년 전 사연도 있고, 애정이나 원한, 경쟁 같은 미묘한 감정도 있다. <도둑들>은 범죄 과정에 대한 상세한 묘사나 긴장감 있는 구성도 볼만하지만, 각자 개성이 뚜렷한 인물에 대한 묘사와 이들 사이의 감정을 놓치지 않는다. 많은 배우가 나왔음에도 배우들의 매력이 온전히 살아 있는 것은 최동훈 감독의 공로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매력을 뿜는 배우는 김윤석과 전지현이다. 김윤석의 중후하면서도 시크한 매력은 중년 남성의 섹슈얼리티에 또 다른 기준이 될 듯하다. 오랜만에 <엽기적인 그녀>의 엽기 발랄한 매력으로 돌아온 전지현도 보는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녀가 타이트슈트를 입고 줄 하나에 의지해 마카오 고층 빌딩의 벽을 타는 장면은 아찔한 찬탄을 불러일으킨다. <도둑들>에서 가장 뛰어난 장면은 부산에서 펼친 김윤석의 와이어 액션 장면이다. 시민들의 생활 공간인 허름한 아파트에서 줄에 매달린 채 창문과 외벽을 타며 총격전을 펼치는 장면은 어떤 할리우드 영화나 홍콩 영화에서도 본 적이 없는 신선함을 지닌다. <도둑들>은 잘빠진 장르 영화로서, 1백35분에 이르는 상영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으며, 속편을 기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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