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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업 복귀 현장에 대립의 골 ‘첩첩’

MBC 파업 중단 첫날부터 노사 갈등 불거져…사측의 대규모 인사 발령에 노조측은 소송으로 맞대응

반도헌│미디어평론가 ㅣ 승인 2012.07.23(Mon) 23:3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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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8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 파업을 끝낸 직원들이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MBC 노조가 7월17일 오전 총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파업 중단과 업무 복귀를 결정했다. ‘공영방송 MBC의 정상화와 김재철 사장 퇴진’을 내걸고 지난 1월30일 전면 파업을 시작한 이후 1백70일 만에 업무에 복귀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언론사 파업 사태를 주도했던 MBC 문제가 해결 국면을 맞았다.

MBC 노조가 복귀를 결정한 것은 파업의 원인이자 사태가 장기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해온 김재철 사장의 해임 가능성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물론 위상이 추락한 MBC의 경쟁력과 채널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것이 시급하다는 명분도 있다. 여야는 지난 6월29일 국회 개원 협상 합의문을 통해 “8월 초 구성될 새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가 방송의 공적 책임과 노사 관계에 대한 신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사 양측 요구를 합리적 경영 판단 및 법 상식과 순리에 따라 조정·처리하도록 협조한다”라고 발표한 바 있다. 합의문에 ‘김재철 퇴진’을 명확하게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여야 모두 김재철 사장을 퇴진시키는 쪽으로 공감대를 모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사실상 김사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없다는 점도 파업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여론의 압박에도 정해진 임기를 채우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김사장의 행보 앞에서 파업을 지속하기보다는 정치권의 합의가 현실화될 때까지 내부에서 MBC 정상화에 힘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자칫하다간 다시 파업 돌입할 가능성도

파업은 끝났지만 MBC 문제가 일단락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봉책일 뿐 사실상 문제가 해결되었거나 합의 도출이 있었던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파업과 징계로 극한 대립각을 이루던 노사 간 감정의 골은 여전히 깊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은 산적하다. 김사장은 7월18일 담화문을 통해 “회사는 조직을 분열시키는 위협적인 발언과 행동에 대해서는 사규에 따라 엄격히 대처할 것이다. 불법 피케팅, 불법 시위 등 회사 내외에서 일어나는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 화해와 관용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도 부족할 상황에서 조직과 구성원들을 분열시키고 이간질시키는 행위들은 엄단할 것이다”라며 기존의 강경 대응에 대한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노조측 역시 이번 파업 중단은 잠정적인 것으로, 일상 업무 속에서 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싸움의 장소가 외부에서 내부로 바뀌었을 뿐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노사의 대립 조짐은 파업이 종료된 첫째 날부터 현실화되고 있다. MBC 사측은 노조가 복귀를 결정한 17일 밤 조직 개편과 인사 이동을 발표했다. 노조측은 이를 보복성 인사로 규정짓고 있다. 파업에 참여한 50여 명의 노조원이 자신의 업무와 전혀 관련 없는 부서로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부문별로 보면 해고 및 정직, 대기발령 등으로 30명이 이미 징계를 받은 보도 부문이 최대 피해자이다. 20여 명이 인사 발령이 나 전체 취재 인력의 절반 정도가 업무에서 배제되었다. 아나운서국은 조합원 중 총 11명이 업무에 복귀하지 못했다. 허일후 아나운서는 트위터를 이용해 미래전략실로 전출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시사교양국은 해고 두 명, 정직 네 명, 대기발령 13명 등 이미 징계를 받은 19명 이외에 추가로 두 명이 인사 발령을 받았다. 런던올림픽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스포츠제작단은 조합원 여덟 명 가운데 한 명이 대기발령을 받은 상황에서 이번 인사에서 네 명이 다른 부서로 이동함에 따라 세 명만이 업무에 복귀하게 되었다. 노조측은 특보를 통해 “조합원들에 대한 부당한 인사 발령에 대해 법원에 ‘부당 전보 취소’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것이다. 또한 보복 인사에 대한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한 노사협의회 개최를 사측에 공식 요구하고 고충처리위원회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무효화 투쟁에 나설 것이다”라고 밝혔다.

8월 초 짜여질 새 방문진 이사회가 최대 변수

법적 해결을 기다리는 소송 문제는 앞으로 노사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이다. MBC 사측은 파업 기간 동안 명예훼손·업무방해 등의 이유로 노조 집행부를 고소하며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사측이 노조에 제기한 고소·고발·소송·가처분 등 조처들은 10여 건에 달한다. 사측은 지난 3월 업무방해 혐의로 노조 집행부에게 33억9천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 남부지법에 제기했다. 또한 소송 제기 일주일 만에 정영하 노조위원장 등 집행부 16명을 상대로 재산 가압류를 신청했다. 김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공개한 것과 관련해서는 집행부 및 노조원 세 명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노조측 역시 김사장에 대해 고소·고발로 대응했다. 지난 3월 법인카드 남용 의혹과 관련해 김사장을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5월에는 업무상 배임과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파업 기간 동안 채용된 시용·임시직 인력에 대한 해결 문제도 주요 과제이다. MBC 사측은 파업 대체 인력으로 100여 명을 투입했다. 노조측은 3년 동안 공채로 뽑을 만한 숫자의 인력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선발되었다며 이들을 원칙적으로 동료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시용·임시직 인력에 대한 해결은 노사 양측 모두에게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MBC 사태가 어디로 향할지는 방문진 이사회가 새롭게 구성되는 8월 초에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방문진 이사회가 김사장의 퇴임을 이끌어낸다면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 차기 사장으로 누가 선임될 것인지가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큰 걸림돌은 제거된 셈이다. 하지만 김사장의 퇴임이 노조의 바람으로만 끝난다면 파업 재개와 함께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새로운 방문진 이사회가 현 방문진 이사회처럼 버티기 국면을 보인다면 다시 파업에 나설 수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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