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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경찰 등 각계에 ‘거목’ 우뚝

한국의 신 인맥 지도 | 동국대학교

이춘삼│편집위원 ㅣ | 승인 2012.08.26(Sun) 23: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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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학교. ⓒ 시사저널 최준필

동국대는 근대적 신학문을 접목시킨 승려 교육을 목적으로 1906년 세워진 명진학교에서 출발해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46년에 지금의 동국대라는 이름으로 서울 중구 필동의 서울캠퍼스 시대를 열기까지 40년의 세월이 흘렀다. 1978년 세워진 경주캠퍼스가 1985년 의과대학 설립 인가를 받음으로써 동국대의 제2 도약기를 열었다.

일제의 침탈이 불교계에까지 뻗치던 1906년 초 한국 불교의 전통을 수호하고 근대화를 통해 불교를 진흥시키고자 불교연구회가 조직되었다. 불교연구회는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종래의 승가 교육 제도를 근대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불교학교의 설립을 추진했다. 이렇게 하여 설립된 최초의 근대 불교학교가 명진학교이다. 학교 설립에 필요한 기금은 전국 16개 사찰에서 출자했다. 당초 신설 학교의 수준을 신학문의 기초 과목을 가르치는 보통학교 정도로 설정했으나, 입학 지망생의 연령과 자질이 예상보다 높아 고등 교육기관 수준으로 격상하기로 뜻이 모아졌다.

연희전문·보성전문과 ‘3대 사학’으로 군림

명진학교의 설립 목적은 근대적 방식을 통한 승려 교육이었다. 더불어 불교학 외에 신학문을 가르침으로써 시대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지식과 덕성을 갖춘 포교사를 양성하는 것도 염두에 두었다. 명진학교는 고등전문학교 수준의 학교로 승격할 것을 도모한 끝에 1910년 4월 불교사범학교로 개편했다. 1910년 8월29일 국권이 일본의 손에 넘어간 이후 불교계 역시 심한 소용돌이를 겪는 가운데, 불교사범학교는 불교고등강숙(講塾), 불교중앙학림, 불교전수학교로 이름을 바꾸며 개교-휴교-폐교의 질곡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이후 1930년 불교전수학교는 중앙불교전문학교로 재탄생해 불교계의 오랜 숙원이었던 고등 전문 교육기관의 꿈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1940년 5월30일에 열린 재단법인 조선불교 중앙교무원 임시이사회는 학과를 증설하며 중앙불교전문학교를 혜화전문학교로 재편했는데, 그 후 몇 년이 지나지 않은 1944년 5월30일 일제의 전시동원령에 따라 강제 폐교당했다. 이 기간 동안 혜화전문은 연희전문, 보성전문과 함께 ‘3대 사학’의 하나로 꼽히는 전성기를 누렸다.

광복이 되고 3개월이 지난 1945년 11월 다시 문을 연 혜화전문학교는 1946년 9월20일 ‘동국대학’으로 승격되었다. 이 시기 다른 많은 전문학교가 종합대학교로 승격되었는데, 동국대는 불교전문학교라는 성격과 ‘3개 단과대학 확보’라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종합대학교로 인정받지 못했다. ‘햇빛 밝은 동쪽의 아침 나라’라는 뜻을 담은 ‘동국’이라는 교명이 이때 채택되었다.

종합대학교로 도약하려는 꿈은 1953년 2월6일에 마침내 이루어졌다. 대학원 3과(불교학·영문학·정치학)와 4개 대학을 골격으로 하는 체제를 갖추고서였다.

‘불교 정신’을 바탕에 둔 건학 이념

동국대는 건학 초기부터 3대 사학으로 이름을 알리던 시기를 거치면서 인문학 중심의 대학으로 우뚝 섰다. 동국대는 ‘불교 정신을 바탕으로 학술과 인격을 연마하고 지혜와 자비를 충만케 하여 신뢰하고 공경하는 이상 세계를 구현하는 것’이라는 건학 이념이 말해주듯 불교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건학 이념이 불교적 세계관에 토대를 두었다는 사실은 그것이 종교, 철학, 사상, 역사, 문학, 미술, 음악 등 불교가 이 땅의 문화사 전반에 걸쳐 미친 영향을 전체적으로 포괄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동국대는 한때 최정상급의 인문학자와 인문학도들이 모인 제일의 대학이라는 평판을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20세기 중반 산업 사회로 진입하면서 대학이 더는 인문학에만 치중하는 상아탑으로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후발 대학들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짐에 따라 동국대는 전통적 학문과 실용주의적 학문으로 재구성된 대학으로 분화·발전을 모색했다. 공대, 정보산업대, 한의대, 의대 등을 망라하는 종합대학교로 면모를 일신한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바탕 위에 동국대 동문들은 전통적으로 정·관계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일정한 파워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4월11일에 실시된 19대 총선에서 학부와 대학원을 졸업한 동문 15명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이 숫자는 지난 18대 때의 11명보다 4명이 늘어난 것이다. 이 중 학부 출신은 6명으로 지난 18대 총선과 같았고, 대학원 출신은 9명이다.

학부 출신은 김태원(연극영화 71·새누리·고양 덕양 을)·홍영표(철학 78·민주통합·인천 부평 을)·유재중(행정 81·새누리·부산 수영)·이상직(경영 82·민주통합·전주 완산 을)·최재성(불교학 84·민주통합·남양주 갑)·박원석(사회학 88·통합진보·비례대표) 의원이다.

대학원 출신 9명은 한기호(행정대학원·새누리·철원 화천 양구 인제)·이채익(사회개발대학원·새누리·울산 남구 갑)·노웅래(언론정보대학원·민주통합·서울 마포 갑), 김근태(경영대학원·새누리·부여 청양)·송영근(불교대학원·새누리·비례대표)·윤재옥(대학원·새누리·대구 달서 을)·정갑윤(사회개발대학원·새누리·울산 중구)·주호영(불교대학원·새누리·대구 수성 을), 정호준(언론정보대학원·민주통합·서울 중구) 의원이다.

19대 총선을 거치면서 2선 이상 의원으로 정갑윤(4선) 동문을 비롯해 주호영(3선)·최재성(3선)·김태원(2선)·노웅래((2선)·유재중(2선)·한기호(2선)·홍영표(2선) 동문이 이름을 올렸다.

참고로 동국대 총동창회가 집계한 대학별 학부 기준 19대 국회의원은 서울대가 77명으로 가장 많고 고려대(25명), 연세대(24명), 성균관대(22명), 이화여대(11명), 중앙대(9명), 건국대(7명), 전남대(7명), 경희대(6명), 동국대(6명), 한국외대(6명), 한양대(6명)의 순이다.

   

YS 시절 정치권에 ‘동국대 사단’ 막강 위력

역사적으로 동국대 출신 정치인 인맥은 화려하다. 김영삼(YS) 대통령 시절 최형우 사무총장이 여권 실세로 부상하자 ‘동국대 사단’ ‘DK 마피아’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여기에 민정계 김영구 원내총무가 가세했다. 애초 민자당 3역 인선을 앞두고 최총장과 김총무에다 정재철 의원을 정책위 의장으로 한다는 구상이 있었으나 “동국대 3역이냐”라는 뒷말이 돌아 다른 사람을 정책위 의장에 앉혔다는 것이다. 정재철 의원은 당 3역에서 빠졌으나 또 다른 요직인 중앙상무위 의장 자리에 배치되었다.

과거 상도동의 두 기둥이었던 ‘좌동영·우형우’의 김동영(작고)·최형우 전 의원이 모두 동국대 출신이었던 점은 당시 정치 판세에서 동국대의 위상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YS와 연배가 같은 황명수 전 의원도 동국대 출신이다.
동교동계의 좌장인 권노갑 민주통합당 고문도 동국대 동문이다. 권노갑·정재철·황명수 세 정치인은 1949년 동국대 입학 동기생이다. 황명수 전 의원이나 권노갑 고문이 총동창회장을 지낸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동국대 동창회에는 남다른 특성이 있다. 동국대는 유난히 동문 사이의 의리와 유대를 중히 여긴다. 동국대 동창회는 역사와 조직력이 강하다. 전국 1천2백여 지부 외에 북미 등 12곳에 해외 지부를 두고 있으며, 전체 동문 숫자가 25만여 명에 달한다. 단합력도 대단해 매년 학교 발전 기금 모금 행사 때마다 100억원 이상이 모금되어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그래서 “동국대 동창회는 가장 정치적인 동창회이다”라는 평을 듣는다. 선거철만 되면 후원회에는 동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후원자와 선거운동원의 상당수가 동문일 정도로 끈끈한 결속력을 자랑한다.

관계에도 많은 인물이 포진해 있다. 현 이연택 총동창회장은 청와대 행정수석, 총무처장관, 노동부장관을 지내고 스포츠 외교 분야에 몸담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2002월드컵축구조직위 공동위원장, 대한체육회장, KOC 위원장을 두루 역임했다. 현재 동국대 총동창회 25, 26대 회장으로 연임하고 있다.

송석구 사회통합위원장은 동국대 강단에서 철학을 강의한 학자 출신으로 동국대 부총장, 총장을 지낸 후 동덕여대 총장을 거쳐 현재는 가천의과학대 총장과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내무 관료 출신으로 강원도지사를 3연임하는 동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혼신을 다해 3수 끝에 유치에 성공했다.

차문희 국가정보원 제2차장은 중앙정보부에 들어가 지부장, 국장, 국내정보연구실장을 지내고 지난 5월 2차장에 임명되었다.

어청수 청와대 경호처장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첫 경호실장을 맡았던 김세옥씨에 이어 경찰 출신으로는 두 번째이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경찰에 들어가 청와대 치안비서관, 경남-부산-경기-서울경찰청장, 경찰대 학장 등 웬만한 자리를 모두 거치고 경찰청장을 마지막으로 물러났다가 경호처장으로 기용되었다.

김상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외교통상부 출신이고 이종현 청와대 춘추관장은 국회의원 보좌관과 서울시 대변인을 지냈다.

특히 동국대 동문들은 경찰공무원 사회에서 막강한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는 1962년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이후 지금까지 50년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현직에 있는 동문들만 보더라도 박천화 인천지방경찰청장, 김인택 대구지방경찰청장, 이성한 부산지방경찰청장, 이상원 대전지방경찰청장, 구은수 충북지방경찰청장 등 지역 경찰 총수 자리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경찰청 본청 참모를 포함한 주요 포스트에서 경무관급 이상 간부들이 즐비하다.

전직 고위 간부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경찰 조직을 동국대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다는 말이 나올 법하다. 많은 대학에 경찰 관련 학과가 개설된 이래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출신들이 각 학교 교수진에도 폭넓게 퍼져 있다.

재계와 금융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동문이 많다. 기업 오너로는 이종호 중외제약 명예회장, 정상영 KCC 명예회장, 박준형 신라교역 회장, 이화일 조선내화 회장, 신준호 푸르밀 대표이사 회장 등이 두드러지고 금융계에서는 민병덕 국민은행장이 모교의 이름을 빛냈다.

민병덕 행장은 졸업과 동시에 국민은행에 입행한 이래 발로 뛰는 ‘영업통’으로서 자리를 굳혀 내부 승진을 통해 행장 자리에 오르는 첫 기록을 세웠다. 총동창회가 주는 ‘자랑스러운 동국인상’과 조계종에서 주는 ‘불자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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