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정신적 문제뿐만 아니라, 그를 둘러싼 사회적 환경과도 관련 깊다”
  • 이규대 기자·김지은 인턴기자 ()
  • 승인 2012.09.0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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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 전문가들이 진단한 ‘은둔형 외톨이’의 심리 상태

‘은둔형 외톨이’는 어떻게 탄생하는 것일까. 그들은 어떤 심리 상태를 보이고 있을까. 이에 대해 정신의학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전문가들은 은둔형 외톨이를 일종의 ‘정신이상자’로만 여기고 거리를 두려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말한다. 은둔형 외톨이는 가해자 개인의 정신적 문제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사회적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집단 따돌림, 사업 실패, 실직, 이혼 등 개인의 사회적 관계에 타격을 주는 사건이 발생한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슬픔과 좌절의 감정이 차차 잦아들며 회복 단계로 나아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거나, 그 충격이 너무 커 시간이 지나도 당사자가 심리적인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우울증이나 대인 기피 현상 등으로 이어진다. 특히 사회적 안전망이 허약한 우리 사회에서는 정서적으로 의지하거나 도움을 얻을 곳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심리적으로 궁지에 몰린 개인은 ‘스스로의 처지가 비참해 더는 살 가치가 없다’라고 느끼기 쉽다. 그렇게 한 번 마음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심리적으로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에 대해 김윤기 서울시북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자신이 초라하고 무능력하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지속하는 것을 창피해하거나 꺼린다. 그렇게 자책과 우울감이 계속 쌓이면서 내면의 병은 더욱 깊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심리적 고통은 급기야 자살 충동으로까지 이어지기 일쑤이다. 이로부터 벗어나는 유력한 수단이 바로 ‘외부로 화살을 돌리는 것’이다. 극단적인 자기 부정의 욕망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타인과 사회를 적대하게 되는 것이다. 김세주 신촌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외부 현실에 책임을 돌리면, 자책감이 있던 자리에 공격성과 분노가 대신 들어서게 된다. 여기에 충동까지 더해지면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묻지 마 범죄’가 되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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