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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임금님’ 만들지 않게 하는 법

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을 주지 않기 위한 처방전

조철 기자 ㅣ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2.09.10(Mon) 16: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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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가 3개월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대통령 후보들 진영에서 각종 비방전이 오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서로 권력을 가지려 하기 때문이다.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이 권력을 누구에게 주어야 할까. 달리 말하면 ‘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을 주어서는 안 될 텐데, 누구를 찍을 것인가.

독일의 사상가 미하엘 슈미트-살로몬이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리석은 국민이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지도자를 권력의 중심에 올려야 한다.” 그는 “지배적인 어리석음은 곧 지배자의 어리석음이며, 그것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며, 이를 깨우치기 위해 <어리석은 자에게 권력을 주지 마라>를 펴냈다. 저자는 TV·라디오·정치 매거진 등 여러 매체의 인터뷰어이자 기고가로 활동하면서 수년간 많은 정치인과 기업가, 은행가, 저널리스트, 교사, 종교 간부들과 인터뷰를 하고 편지를 나누었다. 그는 그 사이 무수히 많은 사람이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숭이 임금님>에 나오는 왕의 신하들처럼 임금님이 벌거벗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살고 있음에 경악했다. 대중은 이같은 연극이 얼마나 어처구니없고 어리석은 짓인지 깨달을 때까지 옷자락 받드는 시녀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전 세계 모든 면에 걸쳐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는 특별한 어리석음에 인류가 감염되어 정상적인 사고와는 거리가 멀어졌다고 신랄하게 지적했다. 이러한 속성을 지닌 인간에 대한  호칭으로는 호모 사피엔스 대신 ‘호모 데멘스(Homo demens; 광기의 인간)’가 적절하다고 말하며 정치, 경제, 종교, 교육과 문화 전반에 만연한 어리석은 광기의 실태를 풀어나갔다. 저자는 “우리 인간이 어느 정도 정신적 명민함을 갖췄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과연 현명하다고 볼 수 있는가? 현명함은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허영심 가득한 원숭이에 불과한 우리 인간에게 결핍된 요소이다. 드높이 칭송되는 인간의 지성, 우리는 이 지성을 더 나은 세상,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서로를 속이고 빼앗고 착취하고 학살하는 데 사용했다”라고 주장했다.

몸에 수북했던 털을 벗어던지고 디지털 기기로 무장했다는 이유로 인간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착각하는 호모 데멘스. 저자는 이런 이유로 “오늘날 대부분의 정치인에게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되고 있는 것은 확고한 정치적 기본 원칙이 아니라 여론조사 수치의 기복이다. 과거 정치인이 자신의 잘못된 결정을 독단적으로 고수하는 실수를 범했다면, 오늘날 정치인은 자신의 결정이 실수로 판명될까 두려워 결정을 내리지 않으려 한다. 또한 정치인이 공중 앞에 등장할 때 실체 없는 내용이나 반박하기 어려운 유리한 빈말과 듣기 좋은 말, 껍데기뿐인 말을 늘어놓는 일이 많아졌다”라고 비판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처방전으로 저자는 “잘못된 사고 때문에 인간이 죽기 전에, 잘못된 사고를 먼저 죽게 만들어라. 어리석음으로부터 탈피하라”라고 역설했다. 그의 외침은 주어진 현실에 무비판적으로 순응하며 살고 있는 인간들에게는 충격적인 주문이다.

또한, 저자는 “절망적인 현실을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영웅이나 거창한 행동이 아니다. 자기 자리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때 어리석은 자들의 권력은 무너질 것이다. 그때야 비로소 우리가 꿈꾸는 이상은 허물어지는 백일몽이 아닌 진짜 현실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데르센의 동화에서 ‘어른들의 어리석은 속임수’에 아랑곳하지 않은 단 한 명의 꼬마가 궁정 전체의 광기를 무너뜨렸다는 것을 빗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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