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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의 ‘김응룡 선택’, 파울 될까 홈런 될까

한 달 걸린 신임 감독 선임 작업 내막

박동희│스포츠춘추 기자 ㅣ 승인 2012.10.16(Tue) 10: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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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 이종현
‘코끼리’ 김응룡 감독이 복귀했다. 한화는 10월8일 김응룡 전 삼성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년으로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원이다. 8월27일 한대화 감독을 경질한 이후 무려 42일간 한용덕 감독대행 체제를 유지했던 한화는 김감독 선임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게 되었다. “프로야구 사상 한화처럼 신임 감독과 관련해 루머에 휩싸였던 팀도 없을 것이다.” 한 야구해설가의 말이다. 사실이다. 한화의 신임 감독 선임은 매끄러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화는 한 달 넘게 신임 감독 선임 작업을 펼쳤다. 팀의 미래를 위해 장고를 거듭하는 것은 좋았지만, 허술한 보안 탓에 수시로 유력 감독 후보가 바뀌었다.

김성근·이정훈·조범현·김재박 등 영입설은 없던 일로…

첫 루머의 주인공은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었다. 야구계에는 한화가 김감독을 영입하려고 분주히 뛴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한화는 “김감독이라면 우리도 좋다”라는 반응을 보여 세간의 소문이 그저 소문만은 아님을 시사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김감독이 원더스와 재계약하며 한화의 구애는 짝사랑으로 끝났다. 한화는 김감독과 접촉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김감독이 원더스와 재계약하며 우리 차례가 오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접촉한 정도가 아니다. 한화는 김감독 영입에 주력했다. 그런데 김감독과 계약 기간, 코치 인선을 두고 의견 차를 보였다. 한화는 김감독의 요구에 난색을 표시했다. 김감독이 요청한 ‘한대화의 잔여 임기 보장’ 역시 한화는 지키지 않았다. 김감독은 한화의 태도를 보고 미련 없이 원더스에 잔류했다.

다음 감독 후보는 이정훈 천안북일고 감독이었다. 이감독은 6월부터 ‘한대화 후임’으로 지목되었다. 한화 코칭 스태프 내부에서도 “구단이 한대화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는 대신 이감독을 후임 감독으로 영입할 것이다”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감독이 한화그룹이 재단인 천안북일고 감독이자 모(母)그룹 관계자들과 탄탄한 인맥을 형성한 것으로 알려지며 ‘후임 내정설’은 힘을 얻었다. 하지만 8월 한국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갖가지 설화로 리더십에 약점을 드러내며 이감독은 후보군에서 제외되었다.

이후로는 조범현 전 KIA 감독이 떠올랐다. 김성근 감독과 비슷한 지휘 스타일을 가진 조 전 감독은 한화가 원하던 감독상과 일치했다. 많은 훈련량과 아기자기한 야구를 펼치는 조 전 감독은 한화 리빌딩에 가장 적합한 감독으로 꼽혔다. 언론에서도 조 전 감독 내정설을 보도했다. 그러나 조 전 감독은 끝내 한화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조 전 감독은 “한화 쪽에서 한번 만나자는 이야기가 왔을 뿐 실제로 만난 적은 없다”라고 밝혔다.

9월 중순에 접어들자 이번에는 난데없이 김재박 전 현대 감독이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야구계에는 “김 전 감독이 2군 경기가 열리는 대전구장에 수시로 나타나 한화 선수들을 점검했다”라며 이를 차기 감독설의 중요한 증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것은 와전된 내용이었다. 당시 김 전 감독은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위원 자격으로 대전구장을 찾은 것뿐이었다. 공교롭게 대전구장 일정이 추석 전후에 집중되면서 ‘김 전 감독이 대전구장을 수시로 찾는다’는 소문으로 와전된 것이었다.

정규 시즌 말미에는 한용덕 감독대행의 감독 승격설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런데 시즌이 끝날 때까지 구단에서 한감독대행에게 어떤 언질도 주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이 역시 루머로 끝났다. 그렇다면 김응룡 감독은 언제, 어떻게, 왜 한화 감독 후보로 떠올랐던 것일까.

우연한 만남이 감독 선임으로 이어져

차기 감독 선임을 두고 장고를 거듭하던 한화는 한 야구인을 통해 우연한 기회에 김응룡 감독을 소개받았다. 당시는 ‘한번 만나나 보자’는 생각이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 구단 고위 관계자와 김감독은 허심탄회하게 팀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며 호감을 갖기 시작했다. 두 번째 만남에서 한화는 김감독의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과 강력한 리더십에 관심을 나타냈고, 9월 하순 들어 유력한 감독 후보로 점찍었다.

한화 관계자는 “김감독이라면 한화를 약팀에서 강팀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하리라는 기대감 역시 컸다”라고 말했다. 김감독 역시 “2년 내 우승으로 이끌겠다”라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의견을 조율한 끝에 ‘10월5일 정식   어드는가 싶었다. 한화가 10월5일에 발표를 미루며 김감독 선임이 난항을 겪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코치진 구성을 고민하던 김감독은 한화 발표를 기다리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결국 한화는 모그룹 김승연 회장의 최종 재가를 받고, 8일 김감독 선임을 언론에 발표했다. 한화 관계자는 “8일보다 더 늦게 발표할 수도 있었으나 언론이 먼저 김감독 선임을 기사화할 것 같아 시기를 다소 앞당겼다”라고 밝혔다.

김감독은 한화와는 별 인연이 없다. 해태(KIA의 전신), 삼성에만 있었기에 다른 팀 사정은 잘 모른다. 2004년 삼성 감독에서 물러나고 2010년까지 삼성 사장을 지내며 8년 동안 현장을 떠나 있기도 했다. 야구계에서 김감독의 공백기를 걱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야구계 감독은 “김감독이 한화 선수를 얼마나 알겠느냐. 팀을 파악하는 데만도 1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김감독도 이런 우려를 잘 안다. 그래서 자신을 보좌할 코치진을 구성하는 데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일단 김감독은 해태 시절 애제자였던 ‘바람의 아들’ 이종범을 주루 코치로 영입했다. 이종범은 누구보다 김감독의 의중을 잘 파악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이종범은 한화 출신이 아니다.

그래서 김감독은 한화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 지도자를 코치로 영입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던 ‘홈런왕’ 장종훈을 타격 코치로, 국내 프로야구 유일의 ‘2백승 투수’ 송진우 현 1군 투구 코치를 그대로 유임시켰다. 수석코치로는 이종범만큼이나 애제자였던 전 삼성 출신 양준혁을 고려  중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만약 김감독의 구상대로 양준혁·이종범·장종훈·송진우 코치 라인이 들어선다면 사상 최고의 스타 출신 코치진이 완성된다. 여기에다 코치 네 명이 모두 영구 결번 코치여서 팬들의 관심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야구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걱정하는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한 야구해설가는 “야구는 코치가 아니라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슈퍼스타 코치진이 아무리 지도력을 발휘해도 선수들이 성적을 내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되레 슈퍼스타 코치들이 ‘스타 선수 출신치고 명지도자 없다’라는 야구계의 격언을 그대로 따르며 실패할 수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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