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직시하는 작가 향한 독자의 사랑은 식지 않았다
  • 조철 기자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2.10.2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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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23주년 차세대 리더 조사 / 문학] 소설가 김연수씨, 3년 만에 다시 1위 올라

“인생이 점점 자신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데도 그 문제를 회피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아무래도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사실대로 표현해야만 하는 소설 같은 것을 읽고 싶지는 않겠죠. 제가 생각하는 문학의 위기란 그런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회피해도 소설가는 회피할 수 없으니까, 그래도 소설가는 엇나가는 인생에 대해서 사실대로 써야만 하죠.”

문학의 위기에 대해 묻는 기자에게 김연수 작가가 한 말이다. 독자가 외면해도 김연수라는 소설가는 자신만의 방식을 버리지 않겠다는 말로 들렸다.

ⓒ 연합뉴스
예로부터 ‘배고팠던’ 문학의 전망은 여전히 캄캄해 보인다. 출판계에서는 최근 10년의 동향을 살피면서 순수문학을 소비하는 독자가 과거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강남스타일>이 세상을 뒤흔드는 마당에 문학은 무척 초라해 보인다. 그래도 문학은 묵묵히 제 갈 길을 걸어가고 있다. 젊은 세대가 원하는 대로 새로운 이야기를 새로운 방식으로 전하는 작가도 있고, 세계로 무대를 넓혀가는 작가도 많이 눈에 띈다.

문학 분야에서 차세대 인물로 가장 많이 꼽힌 작가는 소설가 김연수씨였다. 김작가는 최근 장편소설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을 펴내 독자들의 사랑을 확인하고 있다.

그 뒤를 바짝 이어 신경숙 작가가 많은 지지를 얻었다. 신작가는 2008년에 <엄마를 부탁해>를 펴낸 이후 4년 동안 바쁜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봄 출판사는 <엄마를 부탁해>가 국내 판매 부수 2백만부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출간 직후부터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은 <엄마를 부탁해>는 2009년 출간 10개월 만에 100쇄·100만부를 돌파해 침체된 출판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2010년에는 연극, 2011년에는 뮤지컬로 제작되어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엄마 신드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렇게 신작가는 한국 문화계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이 책은 미국을 필두로 지금까지 34개 국가에서 번역 출간(영어 제목 <Please Look After Mom>)되어 세계인들의 감성까지 자극하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신작가의 성공으로 출판계는 한국 문학의 본격적인 세계 진출 가능성을 엿보았고, 세계 진출에 대한 논의를 좀 더 구체적으로 띄우기 시작했다. 세계로 진출한 <엄마를 부탁해> 덕에 신작가는 지난 3월 ‘맨 아시아 문학상(Man Asian Literary Prize)’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요시모토 바나나, 인도의 아미타브 고시·라훌 바타차리야 등 유명 작가를 제쳐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최근 5년 동안 공지영·신경숙 두 여성 작가의 활약 돋보여

지난여름 쌍용자동차 해고자 문제를 다룬 <의자놀이>를 펴낸 공지영 작가도 많은 지지를 얻었다. 지난해 영화 <도가니> 때문에 원작자로서 영화인들보다 바쁜 날들을 보냈던 공작가는 “또 다른 ‘도가니’인 쌍용차 사태를 알려야 한다는, 더는 이런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마음이 이 글의 시작이었다”라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공작가는 책이 나오기 전에 출간 취지를 트위터에 알려 많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냈고, 시인·사진작가·칼럼니스트·출판사 등의 재능 기부를 받아 책을 출간했다. <의자놀이>는 출판 사상 처음으로 재능 기부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책이어서 <도가니>보다 더 큰 파장을 일으킬지가 주목되고 있다.

시인으로는 문태준 시인이 몇 년째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문시인은 전통 서정시의 계보를 잇는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올해 다섯 번째 시집 <먼 곳>을 출간해 독자들과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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