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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이은 한국 웹툰, 세계 시선 잡는다

일본·중국·미국에 K툰 서비스 잇달아 개시

유소연 인턴기자 ㅣ | 승인 2012.10.30(Tue) 13: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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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웹툰(웹과 카툰의 합성어)을 보면서 키득거리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스마트폰 화면을 통해 만화를 내려보며 여가 시간을 즐기는 모습은 익숙하다. 기존 출판만화를 스캔해 뷰어 프로그램을 클릭하며 보는 것이 인터넷 만화의 시초라면, 웹툰은 이제 독자적 영역을 확보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겨보는 방식이 아닌 위에서 아래로 스크롤(Scroll)을 내리며 보는 방식은 웹툰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이다. 여기에 플래시나 음향 효과, 스크립트 기법(만화의 특정 컷이 움직이는 것) 등을 추가했다. 지난해 여름 공개되었던 웹툰 작가 호랑의 <옥수역 귀신>과 <봉천동 귀신>은 웹툰에서 처음으로 플래시 효과를 선보이는 파격을 연출했다. 유튜브를 통해 이를 접한 해외 네티즌들의 깜짝 놀란 반응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두 웹툰은 영문 번역본이 추가로 게재되기도 했다. 웹툰이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서 세계 시장에 통할 가능성이 보인 셈이다.

2012년은 K툰(K-toon)이 세계 시장에 발을 내디딘 원년이라고 할 만하다. NHN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네이버재팬을 통해 한국 웹툰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일본어로 번역된 한국 웹툰 60여 편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포털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연재하는 한국의 유통 모델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엔터테인먼트회사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웹툰 <이엔티(ENT)>(글 박미숙·그림 강은영)가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컬러 화면, 스크롤 형식에 에스엠(SM) 음원까지 삽입해 웹툰에 최적화한 콘텐츠를 만든 것이 인기 요인이다.

한편 한국 웹툰 유통업체 마일랜드는 포털 사이트라는 플랫폼은 가지고 가되 웹툰에 유료화 모델을 적용했다. 중국의 5대 포털 사이트 중 하나인 ‘큐큐닷컴’에 한국 웹툰을 번역해 연재하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큐큐닷컴의 매출 중 90% 이상이 유료 콘텐츠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현재 큐큐닷컴에서 한국 웹툰은 페이지당 요금을 매겨 원화로 회당 100원 정도에 감상할 수 있다. 김진남 마일랜드 대표는 “웹툰의 해외 수출이 활성화하지 않은 상황에서 (웹툰을) 서비스할 수 있는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것이 구축되는 과정에서 한국 웹툰이 자연스럽게 중국에 진출할 수 있다고 파악했다”라고 말했다.

김대표는 “비록 중국에서 통신 환경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지만, 인프라가 한국에 비해서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크롤 기능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큐큐닷컴 내에서 웹툰의 매출 비중 역시 아직은 미미한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 포털 사이트에 웹툰이라는 카테고리(범주)를 넣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었던 <신과 함께>(주호민), <이끼>(윤태호), <아파트>(강풀) 등은 중국에서도 역시 반응이 좋다. 특히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박동선)이 높은 페이지뷰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면 무엇보다 보편적인 공감을 얻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에는 차이나모바일이 운영하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쇼지동만’을 통해 한국 웹툰이 유통되고 있다. 2012년 하반기에만 100여 작품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업계는 중국 전체 시장에서 한국 웹툰의 비중이 1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한다. 김대표는 “온라인 연재 웹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사람들이 유료로 이용하는 데에 거부감을 느끼지만, 모바일에 대해서는 수익이 난다”라고 말했다.

   
‘무료 서비스’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 해

아시아 시장뿐 아니라 북미 시장에서도 움직임이 일고 있다. 10월 초 미국 웹툰업체 타파스미디어는 최초의 웹툰 사이트인 ‘타파스틱’을 열었다. 포털 사이트가 아닌 웹툰 전용 사이트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웹툰은 미국에서 눈에 보이는 이야기라는 뜻의 ‘비주얼 스토리(Visual Story)’라고 불린다. 현재 미국에는 웹툰을 전문으로 유통하는 통로가 없다. 만화 시장의 대부분은 출판물 형태로 디시(DC)코믹스와 마블코믹스가 점유하고 있다. 웹툰 플랫폼이 없는 미국 시장에서 웹툰 사이트를 적용하는 것은 실험이고 모험이다. 현재 타파스틱은 웹툰 50여 편을 연재하고 있다. 타파스틱에는 한국 웹툰의 번역본 일부가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다. 김창원 타파스미디어 사장은 지금은 무료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지만, 반발이 심해지기 전에 콘텐츠를 유료로 전환할 생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웹툰의 해외 시장 진출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백수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전략기획팀 과장은 “웹툰을 유료화하는 시점이 관건이다”라고 지적했다. 백과장은 웹툰의 고유한 특성 중 하나를 ‘무료’로 보았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유료화 여부나 가격 책정은 전적으로 작가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연재가 끝나기 전에, 혹은 출판 단행본이 나오기 전에 유료로 전환된 작품은 없다. 해외 시장에서 웹툰의 수익 모델을 찾기는 쉽지 않다. 게임 패키지나 CD에 대해서는 기꺼이 값을 지불하지만 월 정액제로 운영하는 국산 온라인 게임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이유는 지불 대상이 눈에 보이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이라는 가시적 형태로 생산되는 출판만화와 온라인으로 보는 웹툰에 대해 소비자가 갖는 태도가 다른 이유도 마찬가지다. 즉, 웹툰의 체험적 가치를 어떻게 돈으로 환산할 것인가가 산업계의 과제로 남아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플랫폼이다. 박인하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교수는 웹툰을 “포털 사이트가 작가에게 원고료를 주고 무료로 유통하는 콘텐츠이다”라고 규정했다. 박교수는 또 “외국에서 한국과 비슷한 유통 구조를 만들기는 쉽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무료로 제공하는 웹툰이 수익을 내려면 대단위의 트래픽이 나와야 한다. 그것이 광고 수익으로 바뀌거나 2차 콘텐츠로 만들어져 부가가치를 낳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트래픽이 바로 수익으로 연결되고 성공한 콘텐츠에 대해 비용을 지불할 수 있으나, 검색 엔진 위주인 외국의 인터넷 환경에 웹툰이 어떻게 적응할지는 지켜보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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