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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니 끌고, 밥값 더치페이하고 …

대선 후보 둘러싼 선거운동 현장에 ‘뒷담화’ 만발

안성모 기자 · 조진범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ㅣ asm@sisapress.com | 승인 2012.11.20(Tue) 11: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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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대선 후보들의 발걸음은 그야말로 분초를 다투듯 바빠진다. 한 명의 후보에 따라붙는 수행원들이나 취재진들 그리고 여러 관계자들 수십·수백 명이 움직이다 보니 현장에서는 종종 웃지 못할 해프닝들이 속출한다. 간혹 오해가 생겨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일도 생기고, 때로는 이러쿵저러쿵 ‘뒷담화’를 양산시키기도 한다. ‘빅3’로 불리는 유력 대선 후보 세 명을 둘러싼 선거운동 현장을 들여다보았다.

 
박근혜
악수용 왼손 고장 나자 다시 오른손으로 악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1월13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신당동 농수산물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간담회를 하며 한 상인이 주는 둥글레차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심정인 것 같다.”

최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행보에 대한 일각의 추측성 진단이다. 유독 전통시장 방문이 잦은 까닭이다. 특히 지방 방문 때는 어김없이 전통시장을 찾는다. 박후보가 전통시장을 선호하는 데는 일단 ‘그림’이 잘 나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람을 모으는 것이 쉽고, 분위기도 좋다. 전통시장 상인들이나 고객들이 구름처럼 박후보 주변에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붐업’ 효과가 발생한다. 박후보도 주민들과 이야기하면서 자주 웃는다. 좋은 그림이 나올 수밖에 없다.

지난 11월12일 1박 2일 일정으로 호남에 뛰어들었을 때도 박후보는 전통시장을 집중 공략했다. 전북 익산의 금마시장을 찾아가 가래떡을 사 먹으면서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통시장에서의 우호적인 분위기는 ‘나이’와 관계가 깊다. 재래시장 상인이나 고객 대부분이 장년층 이상이다. 60대 이상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박후보에게 전통시장은 그야말로 ‘텃밭’이다.

호남에 이어 충청권을 방문해서도 박후보의 ‘전통시장 사랑’은 계속되었다. 지난 11월13일 충남 천안시 서북구에 위치한 천안농산물시장과 공주시 전통시장인 유구장을 잇달아 방문했고, 다음 날인 14일에는 청주의 육거리시장을 찾았다. 16일 경남을 방문해서는 하루 만에 창원의 가음정시장과 동마산시장, 사천시장을 돌았다.

박후보는 시장 상인들과 스킨십을 강화하고, 서민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직접 시장 물건을 구입하기도 한다. ‘군것질용’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떡과 만두, 어묵을 사 먹는다.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현금으로 지불한다. 오해도 받았다. 지난 11월9일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해산물을 살 때 주머니에서 꺼낸 돈은 8천원이었다. 옆에 있던 조윤선 대변인이 건네준 5만원을 합쳐 값을 치렀는데, “해산물 가격을 모르는 것이 아니냐”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조대변인이 “잘못 알려졌다”라며 정정 브리핑을 내는 소동까지 일어났다. 일부 네티즌은 박후보가 농수산물을 구입하면 ‘직접 요리를 할 것인지’를 궁금해하기도 한다.

박후보의 ‘악수법’도 흥미롭다. 얼마 전까지 박후보는 오른손이 아닌 왼손으로 악수했다. 워낙 많은 사람과 악수하다 보니 오른손이 견뎌내지 못하고 탈이 났기 때문이다. 통증과 함께 퉁퉁 부어올라 붕대를 감은 모습도 보였다. 얼음찜질도 소용이 없었다. 결국 박후보는 유권자들의 악수 요청을 왼손으로 받았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권영세 종합상황실장이 “박후보를 사랑하는 분들은 악수할 때 꽉 잡고 싶어 하시는데, 잡으시려면 왼손을 꼭 좀 잡아달라”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요즘 박후보의 악수 방식은 바뀌었다. 왼손이 아니라 다시 오른손이다. 왼손에도 통증이 발생한 탓이다. 오른손이 괜찮아진 것도 아니다. 여전히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후보로서는 오른손과 왼손이 모두 고장 난 셈인데, “어차피 악수를 피할 수 없다면 오른손으로 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라는 참모들의 건의를 받아들였다는 후문이다.

박후보와 ‘브라우니’를 둘러싼 에피소드도 화제이다. 브라우니는 KBS <개그콘서트> ‘정여사’ 코너에 등장하는 강아지 인형이다. 박후보는 지난 11월7일 서울여대에서 열린 ‘걸투(Girl Two) 콘서트’에 브라우니를 데리고 등장했다. 브라우니의 목줄을 조심조심 끌고 오는 박후보의 모습에 여대생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사회자가 브라우니를 향해 “어쩐 일로 이 자리에 왔느냐”라고 묻자 박후보는 “브라우니가 저를 닮아 좀 과묵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권위적인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소통의 화두를 만들어낸 이벤트이다. 박후보는 청주의 육거리시장에서 한 50대 남성으로부터 사탕으로 포장한 브라우니를 선물받기도 했다.

취재진과의 스킨십도 부쩍 강화되었다. 대선전이 언론을 통한 ‘공중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박후보가 전담 기자인 ‘마크맨’에게 신경을 쓰는 분위기이다. 중앙 언론사의 한 마크맨은 “박후보가 생일을 맞은 기자에게 축하한다는 말도 해주고 취재 과정에서 다친 기자를 위로하기도 한다. 시장에서 떡을 사서 기자들에게 나눠주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현장에서 박후보에게 ‘돌발 변수’는 잘 일어나지 않는다. 매뉴얼에 철저히 따르는 식으로 정형화된 패턴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마크맨들의 전언이다. 박후보 경호팀의 철통 경호도 한몫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도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별로 없다. 박후보가 표를 의식한 이벤트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눈 안 마주친다” 지적에 뚫어져라 눈 쳐다봐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0월 24일 서울 성북구 국민대학교에서 법학과 학생회 주관으로 ‘시험과 스펙 대신 꿈을 말한다’라는 주제로 대학생들과 간식 토크를 하고 있다. ⓒ 문재인 제공

안철수 무소속 후보측이 11월14일 갑자기 ‘단일화 협상 중단’을 선언했을 때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부산에 내려와 있었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전해졌지만 현장 분위기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고 한다. 부산 지역의 민심이 문후보 쪽으로 급격히 쏠리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부산 시민들은 “문재인!”을 열렬하게 연호했고, 사인 요청도 쇄도했다. 문후보 캠프에서는 오히려 ‘입조심’에 들어간 모습이었다. 기세가 오를 대로 올라 있는 만큼 자칫 안후보측을 자극하는 말실수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일화 협상 중단 파문이 인 것도 이러한 분위기 탓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자신감이 붙자 여유도 생겼다. 지난 11월9일 김태호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동의장이 공개회의에서 ‘홍어X’라는 속어를 사용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수컷 홍어의 생식기에 빗대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비판한 것이다. 이날 여의도 곳곳에서는 문후보측 인사들이 주최한 ‘홍어 파티’가 열렸다. 김공동의장의 정계 은퇴를 촉구한 문후보 캠프 진성준 대변인이 기자실을 찾아 “오늘은 홍어에 막걸리 한 잔 해야겠다”라며 운을 띄웠다. 호남의 대표적 음식인 홍어는 민주당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여겨져왔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부터 민주당은 당 행사 때마다 홍어를 내놓았다. 민주당으로서는 오랜만에 기분 좋게 잔칫상을 차린 셈이다.

문후보는 흔히 말하는 정치인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그의 정치 참여가 거론될 때부터 ‘정치인 문재인’은 뭔가 어색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정계 입문 후 문후보는 잘 모르는 사람과 악수할 때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다. 캠프 출입 기자들의 이러한 지적을 유정아 대변인이 문후보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유대변인은 서울대에서 오랫동안 말하기 강의를 해온 ‘말하기 전문가’이다. 평소 문후보에게 화법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자들의 문제 제기는 며칠 후 그 효과를 발휘했다. 정책 발표를 위해 당사를 찾은 문후보가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눈을 뚫어져라 쳐다본 것이다. 자신의 버릇을 고친 후 그 결과를 문제 제기한 기자들에게 보여준 셈이다.

이와 비슷한 경우로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한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선거운동 현장에서 동행한 기자들에게 시민인 줄 알고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문후보를 경호하는 과정에서 캠프에 출입하는 한 기자와 마찰을 빚은 적도 있었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문후보가 기자에게 고생이 많다며 격려했는데, 마찰을 빚은 해당 기자가 아닌 엉뚱한 기자였다고 한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문후보가 아직도 스킨십이 부족하다”라는 지적이 나온다.

문후보는 여전히 선거운동 과정에서 ‘보여주기 식 행사’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강하다. 경기도 평택에 있는 ‘와락센터’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가족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자리였다. 문후보가 이들 곁에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카메라 기자들로부터 자리 배치를 새롭게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동행한 부대변인이 자리를 이동시키려고 하자 문후보가 “그런 것 시키지 마라”라며 호통을 쳤다고 한다. 최근에는 사진 연출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초기에는 난색을 표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연설 스타일도 최근 들어 많이 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후보는 그동안 진중하고 차분하게 연설을 해왔다. 그런데 발음이 좋지 않아 전달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발음이 좋지 않은 이유는 임플란트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지적은 여러 차례 제기되었다. 그렇다 보니 캠프 내 TV 토론팀에서 올린 보고서에는 발음에 관한 부분이 빠졌다고 한다. 후보에게 너무 부담을 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대신 목소리 톤을 조금 높이고 좀 더 정확한 발음을 내기 위한 연습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고 한다.


안철수
밥값 각자 계산… 기자들 카드 긁느라 줄 서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11월29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의 저서 <생명의 정치>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고 있다. ⓒ 시사저널 최준필
최근 사석에서 만난 안철수 후보 캠프의 핵심 인사는 “안후보는 예측 가능한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항간에 안후보의 행보를 두고 그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온 데 대한 답변이다. 안후보가 돌출 행동을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또 “안후보는 두 번 강을 건넜다”라고 표현했다. 대선 출마 선언과 단일화 제안을 두고 한 말이다. 한 번도 아닌 두 번 강을 건넌 만큼 예전으로 되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안후보 캠프 주변에서는 “철수는 절대 철수 안 한다”라는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나돈다. 이 역시 안후보가 단일화 경쟁에서 뒤로 물러선다거나 향후 정치권에서 발을 빼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안후보의 결연한 심경이 반영된 표현으로 보여진다.

안후보는 선거운동에서 ‘세 가지’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첫째가 이채롭다. 바로 ‘잠을 잔다’이다. 보통 대선 후보들은 선거가 본격화하면 밤낮을 가리지 않은 총력전을 펼친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그 강도는 더해진다. 모자란 잠을 이동 시간에 보충하지만 그래도 잠은 늘 부족하다. 그런데 안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밤잠을 설치면서까지 선거운동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1박 2일 일정이 많다. 이는 선거운동의 집중도와 효율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여겨진다.

선거운동 방식도 다른 후보와 차이를 보인다. 정계에 입문하기 전부터 꾸준히 가져온 대학 강연을 선거운동으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 20대 청년층의 지지가 두터운 것도 여기에 힘 입은 바 크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에도 그는 ‘강연 정치’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선관위에서 대학 강연은 문제없다고 했다. 그런데 다른 후보들은 강연을 별로 활용하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수백 명의 학생들을 자발적으로 참여토록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자신 없으면 할 수가 없다”라고 설명했다. 지역을 돌 때는 수시로 번개 모임을 갖는다. 일각에서 “미리 짜고 하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데 대해 캠프측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안후보를 만나겠다며 4시간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다”라고 밝혔다.

‘새로운 정치’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안후보 캠프의 경우 기존 정치권의 관행에 익숙한 기자들과 마찰을 빚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안후보가 강원도에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안후보를 비롯한 캠프 관계자들과 동행한 기자들이 함께 점심 식사를 했는데, 문제는 캠프측이 선거법 위반을 우려해 식사비를 낼 수 없다고 하면서 불거졌다.

결국 수십 명에 이르는 기자들이 각자 카드로 계산을 하다 보니 시간이 상당히 지체되었다. 다음 일정 때문에 안후보가 탄 차량이 먼저 출발을 해버리자 남은 기자들은 어리둥절한 상황에 놓였다고 한다. 후보와 기자들이 함께 이동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데 식사비 계산 때문에 따로따로 움직이게 된 것이다. 지금은 식사비의 경우 캠프측에서 일괄 계산을 한 후 나중에 정산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지역 방문이 잦다 보니 기자들은 이동할 때 버스를 빌려 타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비용도 기자들이 내야 한다. 안후보 캠프의 경우 버스를 타기 전에 한 명당 2만원씩 현금을 걷는데, 한 번은 한 기자가 지니고 있는 현금이 없어서 차를 못 타는 상황에 놓였다. 주변에서는 일단 타고 나중에 정산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했지만 캠프측에서는 끝까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결국 이 기자는 다른 동료 기자에게서 돈을 빌려 차비를 냈다. 이를 지켜보던 기자들은 “원칙만 너무 강조하는 것이 아니냐”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고 한다.

비슷한 사례가 또 하나 있다. 보통 당사나 캠프 등에서는 아침 일찍 출근하는 출입 기자들을 위해 김밥 등 먹거리를 준비해 두는 경우가 많다. 이르면 8시, 늦어도 9시 전까지는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자들 대다수가 아침 식사를 못 하고 나온다. 그래서 당사나 캠프 등에서는 기자실에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김밥 등을 아침으로 내놓는다. 그런데 안철수 캠프에서는 이 역시 선거법 위반 우려가 있다며 별다른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새어나온다. 캠프 관계자들이 자신들 김밥만 사와 먹는 모습이 어쩔 때는 얄밉게 보인다는 것이다. 안후보 캠프에 출입하고 있는 한 기자는 “선거법에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반면 기존의 관행을 하나하나 변화시켜나가는 모습이 ‘새로운 정치’를 추구하는 안후보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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