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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군부 ‘사회 정화’ 일환으로 탄생한 사회보호법

표창원│경찰대 교수 ㅣ 승인 2012.11.27(Tue) 17: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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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감호소 재소자 출신들과 인권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국회 앞에서 사회보호법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저격 사건 이후의 권력 공백을 틈타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전두환 중심의 ‘신군부’는 1980년 5월 광주항쟁 등 전국에 걸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를 설치해 초법적 철권 통치 체제를 구축한 신군부 세력은 반정부 시위와 민주화 운동을 잠재우기 위해 ‘사회 정화’라는 명분을 내세우게 된다.

그해 7월, 불량배 일제 소탕 작전 내용을 담은 ‘삼청 계획 5호’가 계엄사령부에 하달되었고, 8월에는 계엄사령부의 지휘하에 군과 법무부, 내무부가 총동원되는 ‘계엄포고 13호’가 발표되었다.

군사 독재 정권의 사회 통제 수단으로 악용

곧이어 연 인원 80만명에 이르는 군인과 경찰이 총동원되어 ‘불량배’들을 마구 잡아들여 군부대 내에 설치한 ‘삼청교육대’에 가둬두고 가혹한 훈련과 집단 생활을 통해 ‘인간 개조’를 시도하게 된다. 1980년 8월1일부터 1981년 1월25일까지 총 6만7백55명이 법원 영장이나 구체적 증거 없이 ‘자의적이고 불법적인 체포와 감금, 고문과 강제 노역’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당시 국보위가 발표한 삼청교육 대상 ‘불량배’의 기준은 개전의 정이 없이 주민의 지탄을 받는 자, 불건전한 생활 영위자 중 현행범과 재범 우려자, 사회 풍토 문란 사범, 사회 질서 저해 사범이었다. 다분히 주관적이고 추상적이며 애매한 기준으로 결정권자가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그 대상에 포함될 수 있었다.

특히, 당시 검거된 대상자 중 35.9%가 ‘불량배 소탕’이라는 명분과는 달리 전과 사실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자의적이고 무분별한 검거가 자행되었음이 확인되었다. 그중에는 중학생 17명을 포함한 학생 9백80명과 여성 3백19명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들이 4주간 군대에서 받은 삼청교육 내용은 주로 고된 군사 훈련으로 유격 체조, 기초 장애물 극복, 땅에 착지하는 ‘공수 접지 훈련’ 등을 위주로 실시되었다.

이 과정에서 구타와 육체적 고통을 가하는 얼차려가 빈번하게 이루어졌고 특히 지시 불이행자나 태도 불량자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설치된 특수교육대에서 혹독한 훈련이 실시되었다. 4주간의 삼청교육을 마치고도 인간 개조가 이루어지지 않은 ‘미순화자’로 분류된 1만16명에게는 전방 20개 사단에서 ‘근로봉사’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근로봉사 대상자들은 주로 도로 보수, 진지 구축, 자재 운반, 통신선 매설 작업 등에 투입되었는데, 순화 교육 때와 마찬가지로 구타와 얼차려가 자행되었고, 태도 불량자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의 특수교육대를 운용하기도 했다. 무분별한 ‘불량배’ 검거와 삼청교육, 군부대 근로봉사 등의 불법성에 대한 지적과 비판이 거세지자 신군부 세력은 1980년 12월18일, 상습 범죄자와 정신질환 등의 문제가 있는 범죄자를 형벌과 별도로 장기 구금(보호 감호)하거나 강제 입원(치료감호)시킬 수 있는 ‘사회보호법’을 제정했다.

사회보호법이 제정된 이후, 4주간의 삼청교육과 뒤이은 전방 부대 근로봉사에도 ‘순화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사회보호법 부칙 규정을 적용해 법원 판결 없이 ‘사회보호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1년에서 5년 사이의 보호 감호 처분을 내렸다. 한편, 사회보호법은 ‘유사한 죄로 2회 이상 실형을 받고 그 형기의 합계가 3년 이상인 자가 다시 유사한 죄를 저질렀을 경우’ 등 상습성이 인정될 때는 형량과 상관없이 추가로 장기간의 보호 감호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후 지강헌 등 탈주 사건과 보호 감호 중 사망자 속출 등 장기간 보호 감호 처분에 따른 반발과 부작용이 발생하고 이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1989년 사회보호법을 개정해 보호 감호 기간이 7년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이후 사회보호법상의 보호 감호가 ‘사실상의 이중 처벌’로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오다가 2005년 8월4일에 폐지되었다.

하지만 군사 독재 정권의 사회 통제 수단으로 도입된 사회보호법의 폐해가 큰 반면에, 정신적 문제나 범죄 습벽 등으로 인해 재범 가능성이 큰 범죄자로부터 잠재적 피해자나 사회를 보호할 필요성을 간과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그에 따라 치료감호법이 제정되었고, 특정 성범죄자 대상 전자발찌와 신상 공개, 화학적 거세 등을 규정하는 법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출소자의 사회 복귀를 돕고 이들의 재범 방지를 위해 지원하고 감독하는 ‘사회 내 처우’의 대표 격인 보호 관찰 제도는 개선·발전되지 못해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예산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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