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기다리지 말고, 현재를 놓치지 말자”
  • 조철 기자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2.12.24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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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의 2012년 ‘어록’과 주목할 만한 관객들의 ‘시선’

영화 <피에타> 개봉을 10여 일 남겨둔 2012년 8월23일 김기덕 감독은 관객에게 바짝 다가섰다. tvN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에 출연한 그는 “관객들에게 친근하게 인사를 하고 싶었고, 그동안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방송에서 MC 백지연씨는 “보도되었던 강하고 독한 말들과는 이미지가 전혀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김독은 “영화도 너무 부드러워질까 걱정이다. 그래도 여전히 내면은 소용돌이치고 있다”라고 여유로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방송에서 김감독은 “과거로 돌아가지 말고, 미래를 기다리지 말고, 현재를 놓치지 말자! 이것이 나에게 가장 큰 어떤 태도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기덕 어록’ 탄생의 시작이었다. 시청자들은 김감독의 인생 역정에 감동하고, 부드럽고 유쾌한 모습에 반하기까지 했다. 트위터에서는 “참 솔직하시고, 예전의 오해에 관한 이야기들, 좋구나~”(@j261023), “눈빛이 부드러워지셨네요.”(@spot_writer) 등 그동안 김감독에 대해 가졌던 편견을 버리게 되었다는 내용이 줄을 이었다.

예전의 김기덕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을 말해주는 글도 눈에 띈다. 한 블로거는 “초등학교밖에 다니지 않은, 영화를 전공하지도 않고, 청계천에서 막부로 살아온 사람이 영화는 무슨 영화….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팽배해 있기 때문에 그를 인정할 수 없었을 것이며, 그로 인해 그는 이단아로 살아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왜 세계적인 무대에서는 이렇게 크게 활동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단 하나, 세계 무대에는 편견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참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해외여행 길에 알아보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에게 기념촬영을 부탁하고 사인을 받기도 한다.

‘김기덕 감독의 어록’에서는 후배 영화인들을 위한 걱정과 배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한 축하연에서 “(배급상의 독과점) 문제가 지속된다면 제2의 봉준호·홍상수·박찬욱은 나오지 않는다. 창작의 넓은 영역을 영화인들에게 주시길 바란다. 영화 산업은 단기 사업이 아니라 거대한 사업이다. 오락이기도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제2의 학교이기도 하다. 투자자와 제작자에게 돈 놓고 돈 먹기가 아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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