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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표창원의 사건 추적] 탐욕스런 선수들의 썩은 스포츠 정신

조폭과 승부 브로커들, 금전 동원해 선수 유혹

표창원│범죄심리학자 ㅣ 승인 2013.01.14(Mon) 17:3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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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등이 승부 조작 파문과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사죄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1년 5월6일,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만남의 광장 휴게소에 주차되어 있던 차량 안에서 젊은 남자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창문이 모두 닫힌 밀폐된 차 안에는 다 타버린 번개탄이 있었고,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나왔다.

약물 복용이나 강압·외상 등 타인의 힘이 전혀 작용하지 않은 ‘자살’임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이다. 유서 등 다른 어떤 흔적도 없었지만 시신 옆에서 현금 100만원이 들어 있는 봉투가 발견되면서 의혹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더구나 망자의 신원이 당시 선발 추천이 잦아져 기대를 받고 있는 밝은 성격의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 백업 골키퍼 윤기원 선수로 밝혀지면서 항간에 떠돌던 ‘프로축구 승부 조작’ 연관설이 대두되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발견된 100만원은 퇴임한 전 단장을 위해 선수들이 마련했던 이벤트 비용의 잔금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윤선수의 승부 조작 혐의는 입증되지 않았다.

너무나 젊고, 밝고, 유망했던 선수였기에 원인과 이유, 동기를 전혀 알 수 없는 의문의 자살은 유족과 동료 선수 및 팬들에게 쉽게 아물지 못할 깊은 상처와 아픔을 남기고 말았다. 윤선수 주변에서는 승부 조작을 거부하던 윤선수에게 조직폭력배들이 끊임없이 협박을 가했다는 주장을 제기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드러난 혐의는 빙산의 일각

윤기원 선수의 자살과 K리그 승부 조작의 관련성을 찾지 못했지만, 승부 조작에 대한 의혹과 소문은 더욱 커져만 갔다. 윤선수 사망 보름 뒤인 5월21일, 경남 창원지검 특수부에서 K리그 선수들을 대상으로 승부 조작을 종용하던 브로커 2명을 구속한 뒤 대전 시티즌 소속의 박상욱 선수와 광주 FC 소속 성경모 선수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승부 조작 브로커들은 두 선수에게 소속팀이 패배할 수 있도록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러달라는 요구와 함께 각각 1억2천만원과 1억원을 건넨 것으로 확인되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사이에서 인지도 높은 전 국가대표 선수가 조정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상주 상무 소속 김동현 선수가 선수들과 브로커 사이의 중간 고리 역할을 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인데, 외부 브로커가 특정 선수를 찾아 일회성 승부 조작 요구를 하는 형태가 아니라, 전 국가대표 선수가 축구선수들과의 폭넓은 인간관계를 이용해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승부 조작을 해오고 있었다는 의심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단서였다.

결국, 이 2명의 브로커와 2명의 선수는 그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5월27일, 대전 시티즌 소속 선수 4명이 검찰에 추가로 체포되면서 ‘빙산’의 실체는 점점 더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었다.

공정한 경쟁, 깨끗한 승부로 대표되는 스포츠에 추악한 승부 조작이 시도되는 이유는 ‘돈’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승부나 점수 차 등을 예상하며 베팅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큰돈을 벌거나 잃는 ‘스포츠 도박’이 문제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 토토’ 등 국가에서 관리하거나 허용하는 스포츠 도박의 경우 과열되거나 불법 행위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1인당 구매 제한액’을 설정해두고 있다.

하지만 주변 사람 등 타인 명의를 도용해 다량 구입하는 방법까지 막을 수는 없다. 더 큰 문제는 인터넷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불법 도박 사이트’이다. 불법이다 보니 아무런 제재 없이 무제한으로 돈을 걸 수 있어 횡재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패가망신하는 사람도 나올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결과를 알 수 없는 모든 상황에 도박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도박은 진 쪽에 건 사람들의 돈을 이긴 쪽에 건 사람들이 가져가는 ‘제로섬 게임’이다. 그런데 누군가 미리 그 결과를 안다면, 그래서 동원 가능한 모든 돈을 이길 쪽에 건다면, 그 도박이 ‘공정한 확률 게임’일 것이라고 믿고 질 쪽에 건 사람들은 ‘진 것이 아니라 빼앗기고 탈취당한 것’이 된다.

절도나 사기는 자신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알기라도 하지만, 불법 도박의 경우에는 ‘운이 나빴다’고 자책할 뿐, 범죄 피해를 당했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니 선수나 심판, 감독 등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수와 은밀한 거래를 통해 승부를 조작할 수만 있다면, ‘쥐도 새도 모르게’ 거액을 챙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범죄자들이 스포츠 승부 조작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승부 조작’의 무서운 덫

김동현 선수처럼, 스스로 발 벗고 나서서 동료나 선후배들을 악의 구렁텅이로 끌어들이는 ‘주동자 혹은 적극적 가담자’는 극소수이다. 어려서부터 ‘정직한 땀의 결과’를 온몸으로 겪고 배우는 운동선수들에게는 ‘공정한 경쟁’이 마치 DNA처럼 삶 전체에 새겨지기 때문이다.

물론 유소년기부터 이미 본선 진출이 확정된 경우, 본선에서 약한 팀을 만나기 위해, 혹은 친한 감독의 팀에게 선심을 베풀기 위해, 일부러 져주기를 지시하거나 유도하는 ‘범죄자적 지도자’로 인해 동심이 멍들고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승부는 조작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학습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수는 감독과 코치의 지시에 따라 훈련하고, 주어진 위치에서 역할을 다 해내 팀에 공헌해야 한다는 생각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들 중에서 열악한 보수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나 팀 내 경쟁에서 밀려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경우, 혹은 이성이나 도박 등의 문제로 약점을 잡힌 경우 등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친한 동료나 무서운 조직폭력배들이 접근해 유혹하거나 협박하는 경우 ‘딱 한 번만’이라는 주문에 걸려 동참하게 되는 것이 가장 많은 경우를 차지한다.

문제는, 조직폭력배나 김동현 선수 같은 악질적이고 적극적인 범죄자들은 ‘한 번 걸려든 먹잇감’을 절대로 그냥 놔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협조를 거부할 경우, 지난번 협조했던 사실을 팀이나 축구협회 혹은 수사 당국에 알리겠다며 협박한다.

그 덫에 걸려 상습 승부 조작의 치욕적인 경험을 반복할수록 해당 선수의 자괴감과 죄책감, 무력감은 커져만 간다. 물론, 인성에 문제가 있는 일부 선수들은 비록 시작은 다른 사람의 요청이나 협박 때문에 이루어졌더라도, 승부 조작을 하면서 돈도 많이 벌고 ‘아무도 모르게, 내가 승부를 결정한다’는 묘한 스릴감을 느끼며 적극 가담자로 바뀌기도 한다. 이들은 스스로 동료 선수들을 끌어들이고 가담시키는 적극성을 보이기도 한다.

2011년 5월30일, 누구보다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정종관 선수(전북 현대모터스)가 자살했다. 윤기원 선수와는 달리, ‘승부 조작 가담자로서 너무 부끄럽고 팀과 동료, 팬들에게 죄송하고 괴롭다’는 유서를 남겨 ‘승부 조작 때문에 자살’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2011년 5월29일 K리그 대전시티즌과 현대오일뱅크의 경기에서 승부조작과 관련해 팬들에게 사죄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축구계는 물론, 대한민국 사회 전체가 충격을 받았다. 다음 날인 5월31일, 프로축구연맹은 긴급 ‘K리그 승부 조작 방지 워크숍’을 열고 모든 프로축구 선수와 지도자 및 구단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자성의 시간을 가졌다. 축구계는 숙연한 마음으로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했고, 프로축구연맹은 선수들의 자진 신고를 촉구했다.

2011년 6월17일, 프로축구연맹은 그동안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확인된 10명의 선수에 대해 ‘영구 제명’ 처분을 내렸다. ‘영구 제명’은 앞으로 영원히 선수 생활은 물론, 지도자를 포함해 프로축구와 관련된 어떤 일도 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이다. 평생 축구만 알고, 축구만 해온 선수들 처지에서는 ‘직업적 사형 선고’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 조치가 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신성한 스포츠 정신’을 유린하고, 축구를 사랑하는 어린이·청소년과 팬들의 가슴을 멍들게 한 승부 조작은, 수많은 사람에게 금전적 피해를 끼쳤다는 직접적인 가해 행위와 함께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범죄 행위라는 것이 사회적 인식이었다.

6월17일, 1차로 영구 제명 조치된 10명의 선수는 상주 상무 피닉스 소속 김동현, 광주 FC 소속 성경모, 대전 시티즌 소속 강구남·곽창희·김바우·박상욱·신준배·양정민·이명철·이중원이었다. 그리고 직접 승부 조작에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승부 조작 사실을 알고 스포츠 토토를 구입한 김정겸 선수에게는 ‘5년간 선수 자격 정지’라는 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정종관 자살과 최성국의 스캔들

청소년 대표를 거쳐 올림픽 대표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등 늘 최고의 위치에 있었던 최성국 선수. 작은 키에 현란한 드리블과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를 자랑하며 ‘한국의 마라도나’로 불렸던 최성국 선수가 승부 조작에 연루되었다는 소문이 축구계 내외에 돌기 시작했다.

5월31일 프로축구연맹 워크숍 행사에서도 기자들의 카메라와 질문은 최성국 선수에게 집중되었다. 최성국 선수는 기자들과 카메라 앞에서 “부끄러움이 있다면 이 자리에 있지 않는다. 솔직히 웃어넘길 수 있었으나 계속 들으니 지치기도 했다. 부끄러움 없이 정직하게 살았다”라고 하면서 자신 있고 당당하게 승부 조작 연루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한 달 후인 6월28일, 최성국은 광주 상무 시절 승부 조작에 참여했다며 자진 신고했다. 이후 검찰 수사를 통해 최성국은 승부 조작의 대가로 4백만원을 받고 다른 선수를 끌어들이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7월28일 승부 조작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최성국이 창원지법 대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결국 창원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김경환 부장판사)는 2012년 2월9일, K리그 승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최성국 선수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과 사회봉사 2백 시간을 선고했다. 이에 앞서 최성국은 2011년 8월25일 프로축구연맹의 제2차 승부 조작 징계 처분을 통해 ‘영구 제명’ 처분을 받았다.

최성국을 포함해 총 40명의 선수가 영구 제명 처분을 받았다. 프로축구연맹은 승부 조작 가담 선수들을 자진 신고 여부와 죄질에 따라 A, B, C 세 등급으로 나누고 A등급 6명은 보호관찰 5년에 사회봉사 5백 시간, B등급 13명은 보호관찰 3년에 사회봉사 3백 시간, C등급 6명은 보호관찰 2년에 사회봉사 2백 시간을 부과했다.

2013년 1월9일, 월드컵 등 국제 축구 경기와 규정 등을 관장해 ‘축구계의 UN’으로 불리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2011년 대한민국 K리그에서 승부 조작 사건으로 영구 제명 조치를 받은 41명의 선수들에 대한 징계를 전 세계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K리그 승부 조작에 관여한 선수들은 대한민국은 물론, 전 세계 FIFA 가입 축구협회 소속의 어떤 팀에서도 어떤 역할도 맡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조치는, 승부 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뻔뻔한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다가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수사와 재판을 통해 확정되어 축구팬들을 분노케 한 최성국 선수가 대한민국의 영구 제명 징계를 피해 루마니아 프로축구팀에 입단하려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분노를 불러일으킨 후에 내려진 조치라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승부 조작 가담 선수 41명 ‘영구 제명’

다만, 대한프로축구연맹과 마찬가지로 FIFA 역시 “승부 조작에 연루된 41명의 선수 중 유죄를 인정한 21명의 경우, 2~5년 사이의 보호관찰과 2백~5백 시간의 사회봉사를 이행하면 (대한축구협회의 결정에 따라)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밝혔다.

프로축구 승부 조작에 이어 프로야구·프로배구 등 각종 스포츠 분야 및 온라인 게임 등 e스포츠 분야에서 승부 조작이 행해지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일부 선수들이 승부 조작에 가담한 사실이 수사를 통해 밝혀져 처벌을 받았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 정도에서 멈추지 말고, 아예 이 기회에 모든 스포츠 분야 선수와 지도자 및 심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철저히 실시해서 조직폭력 연루 등 몸통과 뿌리를 완전히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사 당국과 각종 스포츠협회 등은 스포츠 산업의 근간 자체가 흔들리고 혼란을 초래할 것을 두려워한 탓인지 승부 조작 수사와 조사를 마무리했다.

곧이어 승강제 도입(상위 리그 하위팀이 하위 리그로 내려가고 하위 리그 상위팀이 상위 리그로 올라가는 제도), 비주전급 및 하위 리그 선수 처우 개선, 불법 도박 사이트 단속 강화, 스포츠 윤리 교육 확대 등의 승부 조작 방지 대책을 서둘러 발표했다.

정치·경제·교육·행정·법조 각 부문에 걸쳐 과연 썩지 않은 곳이 있을까? 부패 비리 스캔들이 터질 때 축구계처럼 적극적으로 사실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해 가능한 한 모든 사실을 밝혀낸 곳도 없다.

우리 미래의 주역인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 ‘땀은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는 평범하면서도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될 정의감을 배울 수 있는 마지막 보루는 스포츠이다. 스포츠만큼은 불법과 비리, 조작과 반칙으로부터 자유로운, ‘스포츠맨십’이 지켜지는 성역이기를 희망한다.

  

외국 프로축구에도 승부 조작 있었다 

승부 조작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2005년 독일 축구협회 소속 심판 4명이 협회에 ‘공익 제보(내부 고발)’를 했다. 동료 심판인 호이저가 승부 조작을 시도하면서 다른 심판들마저 매수하려고 하니 그의 심판 자격을 정지하고 조사를 실시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독일 축구협회는 이 사실을 경찰에 통보한 뒤 자체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제보 내용을 토대로 크로아시아 출신 3형제 브로커에 대한 밀착 감시에 들어갔다. 경찰의 수사와 협회의 조사 결과 2004년 9월22일 독일컵 경기에서 헤르타 베를린 팀이 3부 리그 소속 엔트락트 브라운쉬바이크 팀에게 믿지 못할 2-3 패배를 당할 때 결승 자책골을 포함해 3명의 선수가 고의 패배를 유도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여러 차례 승부 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독일 프로축구에서도 승부 조작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 모습. ⓒ EPA 연합
결국 호이저 심판과 5명의 적극 가담자들은 징역 29개월을 선고받고, 축구협회에서 ‘영구 제명’ 처분을 받았다. 이들은 처벌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기각되었다. 또 다른 심판 도미니크 마크스는 18개월 징역형과 ‘영구 제명’ 처분을 받았다. 승부 조작 사실을 알면서도 바로 신고하지 않은 토르스텐 쿱 심판은 ‘불고지에 의한 방조’ 혐의로 3개월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승부 조작으로 인해 억울하게 탈락한 함부르크SV 팀에게는 2백만 유로(약 30억원)의 보상금이 지급되었다. 독일 축구협회는 승부 조작이 판명된 경기는 모두 ‘재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했고, 모든 경기의 심판과 선수, 기타 관계자들의 언행을 면밀하게 감시할 새로운 기법과 제도들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독일에서는 축구협회와 베켄바우어 회장, 경찰과 검찰은 물론, 내무부장관과 총리까지 나서 단 한 점의 의혹이라도 있다면 적극적이고 전면적인 수사와 조사를 실시해 결코 승부 조작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실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철저한 수사를 실시함으로써 의혹을 해소해나갔다. 그에 따라 결국 2006 독일월드컵은 큰 문제없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2006년 스페인과 함께 세계 최대의 프로축구 리그로 평가받는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와 2부 리그 세리에B에서도 승부 조작의 태풍이 몰아쳤다. 오랜 기간에 걸친 이탈리아 경찰의 비밀 수사 결과,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명문 구단인 유벤투스, 밀란, 피오렌티노, 라치오 및 레기나 팀의 감독 등 관계자와 심판들이 연결된 ‘승부 조작 네트워크’가 드러난 것이다.

이탈리아 경찰은 첩보를 입수한 뒤 해당 팀 관계자들과 심판들의 모든 전화 통화 내용을 감청했고 그 결과 결정적인 증거들을 확보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탈리아축구협회측 검사 스테파노 팔라치는 이 4구단을 모두 세리에A에서 퇴출시키되, 가장 악질적으로 승부 조작을 저지른 유벤투스는 가장 하위 리그인 세리에C1으로 강등하고, 2005년과 2006년 리그챔피언 타이틀을 박탈하라고 요구했다.

밀란, 피오렌티노 및 레기나에 대해서는 바로 아래 세리에B로 강등하고 각각 승점 3점 및 15점을 깎는 페널티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거듭된 재판과 항소 끝에 유벤투스만 세리에B로 강등되었고 나머지 팀들은 세리에A에 잔류하는 대신, 3~44점의 승점을 깎는 페널티와 벌금, 구단주 개인에게 벌금이 부과되는 조치 및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UEFA 리그 참가 자격 박탈 등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유벤투스는 추가로 9점의 승점 감점과 벌금, 2005년 및 2006년 리그 챔피언 타이틀 박탈, 3게임 무관중 경기 및 유럽 챔피언스리그 참가 자격 박탈 등의 제재를 받았다.


 
 

Series) 표창원 교수의 사건 추적


1. 악마가 된 외톨이의 빗나간 분노의 돌진
- 1991년 10월 여의도 광장 차량 폭주 사건

2. 미군에 희생된 꽃다운 청춘의 절규
- 1992년 10월 동두천 주한 미군 범죄 희생자 윤금이씨 사건

3. 남자친구의 환심 사려 끔찍한 범행
- 1990년 유치원생 곽재은양 유괴·살해 사건

4. 만삭의 여인이 벌인 잔혹한 범죄
- 1997년 8월 박초롱초롱빛나리양 유괴 사건

5. 자녀 학대가 부른 끔찍한 패륜 범죄
- 2000년 5월 과천 토막 살인 사건

6. 고희 되도록 못 버린 ‘그놈의 도벽’
- 권력자 울리고 서민 웃겼던 대도 조세형 사건

7. 악마로 변한 살인자의 두 얼굴
- 1998년 부천 비디오 가게 살인 사건

8. '살인자' 꿈꾼 소년의 잔혹한 범행
-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다 잠자던 동생 도끼로 내리쳐

9. "나는 사람이 아니라 짐승을 죽였다"
- 아홉 살 때 성폭행당한 여성이 20년 후 가해자 살해 ‘아동 성폭력’ 심각성 알린 김부남 사건

10. '짐승' 의붓아버지 죽인 비운의 여인
- '성폭력 특별법' 탄생시킨 김보은·김진관 사건

11. "유전 무죄, 무전 유죄" 탈주범의 절규
- 1988년 탈주범 지강헌 일당의 인질범 사건
 

12. 법대 여대생 꿈 짓밟은 판사 장모의 편집증
- 미행과 감시, 위협하다 킬러 고용해 살해

13. 기막힌 살인 누명 쓴 '억울한 3인조'
- 경찰, 가상 사건 꾸며내 범인으로 몰아, 2001년 속초 콘도 살인 암매장 사건

14. 무고한 인명 앗아간 '지옥 지하철'
- 1백92명 사망, 1백48명 부상한 최악의 사건,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

15. 탐욕스런 선수들의 썩은 스포츠 정신
- 조폭과 승부 브로커들, 금전 동원해 선수 유혹한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

16. 무참하게 행복 짓밟힌 한 가족
- "웃음소리에 화가 나 살인했다"...2010년 서울 신정동 묻지마 옥탑방 살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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