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朴心 통할까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13.03.1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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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악력 시험대는 5월 원내대표 경선

청와대의 여당 장악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는 당 대표와 원내대표 경선이다. 지난 이명박(MB) 정부 출범 이후 첫 경선은 2008년 7월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전대)였다. 여기서 박희태 전 의장이 당시 원외였음에도 대표에 선출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청와대의 힘이 작용한 때문이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한 전직 고위 인사는 “원래 시나리오대로라면 2008년 전대에서 당 대표 몫은 당연히 이재오 의원이었다.

MB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과 이재오 당 대표 체제를 굳건히 해서 정국 주도권을 잡아간다는 구상이 확고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이 의원이 그해 4월 총선에서 낙선하고, ‘친박 공천 학살’의 비난 속에 미국으로 쫓기듯 나가면서 구상이 완전히 헝클어졌다. 할 수 없이 대안으로 박(희태) 전 의장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박 전 의장의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이 불거졌을 때 배후에 이 의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파다했다. 아무튼 원내도 아니고 뚜렷한 지지 기반도 없고 여론조사에서는 정몽준 의원에게 밀렸던 박 전 의장은, 청와대의 지원으로 당 대표에 무난히 선출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경선은 오는 5월 원내대표 경선이다. 현재 이주영 의원과 최경환 의원, 남경필 의원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서병수 사무총장과 정희수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남 의원을 제외하면 온통 친박 일색이다. 남 의원의 경우 출마하면 ‘비박(非朴)’의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 의원이나 최 의원 등이 ‘박심(朴心)’을 두고 경쟁할 가능성이 크다.

박심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박 대통령 캠프 출신의 한 인사는 “박 대통령의 스타일상 누구를 노골적으로 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튀는 것보다는 관리형 지도부를 선호하는 평소 스타일을 감안할 때 이 의원을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경북 지역의 한 중견 언론인은 “박 대통령은 최 의원에게 마음의 빚이 있다. 침묵을 지키는 것으로 최 의원을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만약 남 의원이 당선되거나 거의 박빙 양상으로 치달을 경우,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관계는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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