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 방송 추락…너무 많은 피 흘렸다”
  • 이규대 (bluesy@sisapress.com)
  • 승인 2013.04.0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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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자들, 다양한 활동 벌이며 회사 상황 주시

‘김재철 체제’의 노사 갈등 국면에서 많은 MBC 직원들이 크고 작은 징계를 받았다. 최고 징계인 ‘해고’를 당한 직원만 11명이다. 이 중 이근행 전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3명은 2년 만인 지난해 말 복귀했다.

현재 해직자로 남아 있는 사람은 총 8명이다. 이용마 전 노조 홍보국장, 정영하 전 노조위원장, 강지웅 전 노조 사무처장, 최승호 PD, 박성호 기자협회장, 박성제 기자, 이채훈 PD, 이상호 기자 등이다.

이 중 일부 해직자들은 회사 복귀를 포기하고 새로운 매체 실험에 나섰다. 대부분 현업에 있을 당시 굵직한 특종을 터뜨렸던 이들이다.

<PD수첩> 터줏대감이자 시사교양국의 베테랑 프로듀서로 활약했던 최승호 PD는 최근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심층 탐사 보도를 본령으로 하는 인터넷 독립 언론 <뉴스타파>에 합류했다. 2005년 ‘삼성 X파일’을 폭로했던 이상호 기자도 독립 미디어 <고발뉴스>를 운영하며 독자적인 취재 활동을 하고 있다.

다른 해직 언론인들의 경우 방송기자협회보 편집장, 박사 논문 집필, 전국언론노조 활동, 개인 학습 등 각자의 영역에서 MBC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MBC가 정상화되는 수순을 밟는 과정에서 복직 문제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용마 전 노조 홍보국장은 “해고된 이들의 복직은 당연히 이뤄져야 할 조치다. 다만 당장 가능할 것이라 보지는 않는다. 지금 MBC는 3년 전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3류 방송으로 추락했다. 회사를 추스르는 과정에서 해고자 복직 및 징계 철회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고자 복직 당연히 이뤄져야”

박성제 기자는 “지난해 너무나 많은 피를 흘렸다. 이렇게 단번에 김 사장이 해임되는 것을 보니, 후련하다기보다는 허탈한 마음이 크다”는 소회를 밝혔다. 그는 향후 노사 협상의 틀 안에서 회사를 정상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복직 문제도 그 속에서 논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함께 나타냈다.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난 이도 있다. 폭넓은 인지도를 확보하며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았던 최일구 전 앵커나 오상진 전 아나운서 등이다. 최 전 앵커는 보도국 부국장 신분으로 파업에 동참해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다. 파업이 끝나고도 교육 발령을 받아 방송에 복귀하지 못했다.

그는 지난 2월 “김재철 사장이 주는 모멸감을 참을 수 없다”며 28년간 몸담은 MBC를 떠났다. 최 전 앵커는 MBC를 떠난 이후 현재까지 취재진과 일절 접촉하지 않고 있다. 오상진 전 아나운서는 파업에 참가한 이후 현업에 계속 복귀하지 못했다. 결국 지난 2월 사직서를 제출하고 정든 회사를 떠났다. 현재 그는 프리랜서 방송인으로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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