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열정 없었다면 흑자 경영 불가능”
  • 경북 김천·안성모 기자 (asm@sisaprss.com)
  • 승인 2013.04.2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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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일 김천의료원장 인터뷰

김영일 김천의료원 원장은 시민단체 활동을 오랫동안 해왔다. 치과의사인 그는 김천의료원에 오기 전 경상북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 시사저널 이종현
만성 적자의 악순환을 어떻게 끊었나?

직원들 스스로 고통 분담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가장 중요한 건 긴박하다는 상황 인식을 함께 공유한 것이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월급까지 반납하는 데 대해 반발이 있었을 것 같다.

직원들과 원장이 생각하는 우리 병원의 나아갈 방향이 일치했다. 누가 시킨다고 반납하겠나. 빚까지 지고 있는 상황에서 큰 결단을 내린 것이다. 직원 스스로 결정한 것이지 지시에 의해서는 가능하지 않다. 직원들의 순수한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주민들의 반응은 어땠나?

주민들이 가장 좋아했다. 예전에는 이용하기 불편하다고 외면했다. 아파도 갈 데가 못 된다고 여겼다. 주민들의 이용이 적으니까 적자가 난 것이다. 이제는 그 반대가 됐다.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니까 흑자를 내고 있는 것이다.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지역 민간 병원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다. 수입만 따지면 비급여 진료비를 올려야 한다. 하지만 공공의료는 그렇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공공의료라는 것은 먹고살기 힘든 가난한 사람들이 아플 때 국가가 나서 치료를 해주는 것이다. 민간 병원이 돈이 안 된다고 꺼리는 환자를 공공의료라는 이름으로 다가가는 것이다. 진료 대상이 중산층 이하다. 이런 병원이 없어지면 이분들은 어디로 가나. 그러면 국가 기능의 한 축인 의료가 무너진다.

돈 안 되는 환자를 치료하다 보니까 재정이 나빠지는 악순환을 가져오는 것이 아닌가?

경영 성과도 내고 공공의료 사업도 확대하라는데, 말은 쉽지만 현장에서 공존하기가 쉽지 않다. 주 진료 대상이 가난하고 어려운 분들인데 이들에게 영업적으로 다가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공공의료기관 본연의 취지와 목적에 맞게 저소득층에 대한 무료 의료를 확대한다든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공 프로그램을 활성화한다든지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경영 개선을 좀 다른 시각에서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정부 지원이 필요한 것 아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지역 공공병원의 경우 우수한 의료진 확보부터 어렵다. 비싼 돈을 주고 데려오기가 쉽지 않다. 요즘 병원은 의료 장비의 전쟁이다. 민간 병원이 엄청나게 앞서가고 있는데 공공병원이 따라갈 수 있나.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그런 지원 속에서 경영 성과를 내는 것이다. 먹고살기도 힘든 상황에서 어떻게 좋은 공공의료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겠나.

자체적으로 알아서 운영하는 것은 힘들다는 얘기인가?

알아서 하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불가능하다. 진료를 제대로 하려면 의료진이 있어야 하고 의료 장비가 있어야 한다. 국가에서 제대로 된 지원을 통해 환경을 만들어놓아야 가난한 사람도 좋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진주의료원 사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가슴 아픈 소식이 들려오는데 빨리 수습으로 가닥을 잡아 다시 국민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내부적으로 고민을 많이 해서 슬기롭게 해결했으면 한다. 내부 문제는 결국 내부에서 해결해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밖에서는 깊이 알지 못한다.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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