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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경 비자금 끝까지 캔다

검찰, 56억원 훔쳐 잠적한 측근에 체포영장…해외 비자금도 추적

이석 기자 ㅣ ls@sisapress.com | 승인 2013.04.24(Wed) 10: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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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의 숨겨진 자금을 찾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였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고객 돈 203억원을 빼돌려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경찰에 붙잡혔다. 미래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기 사흘 전이다. 경찰과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은 은행 돈 수천억 원을 불법 대출해 골프장을 인수한 사실이 드러났다. 횡령액도 수백억 원에 달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체포한 지 닷새 만에 구속 기소했다. 법원도 올해 초 김 전 회장에 대해 징역 9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빼돌린 돈의 일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김 전 회장의 비자금을 입증할 인사들이 대부분 잠적했기 때문에 회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4월 중국 밀항을 앞두고 도난당했다고 주장한 56억원은 아직까지 회수되지 않고 있다. 김 전 회장이 2009년 해외 카지노업체에 빌려준 돈 수백억 원도 차명이 의심되지만 환수하지 못했다. 심지어 그는 은행 돈 3800억원을 차명으로 대출받아 건립한 골프리조트의 처분조차 막고 있다. 측근이나 가족들을 내세워 골프장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조트 소유권을 둘러싼 소송 역시 진행 중이다.

 

   
김찬경 전 미래저축은행 회장 ⓒ 뉴스뱅크 이미지
김찬경 전 회장이 빼돌린 자금 오리무중

그런데 최근 검찰이 김 전 회장의 비자금 색출에 나서 주목된다. 의지도 강하다. 우선 주목되는 것이 밀항 전에 사라진 56억원의 행방이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초등학교 동창인 김 아무개씨에게 도난당했다고 주장했다. 아산 외암주택마을 고택을 관리하던 김씨가 주차돼 있던 승용차 유리창을 깨고 현금 56억원을 훔쳐 달아났다는 것이다. 검찰은 그동안 김씨의 통화 내역 조회를 통해 위치를 추적해왔지만 소용이 없었다. 1년 동안 김씨의 행방을 찾지 못했다. 결국 검찰은 4월4일 김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에 신청했다. 검찰 내부 사정에 정통한 인사들은 “지명수배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검찰도 이런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돈을 김 전 회장이 횡령한 은행 돈 중 일부라고 추정한다. 사라진 56억원의 행방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김씨를 검거해야 한다. 그래서 지명수배를 하기 위해 체포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지명수배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박승환 대전지검 천안지청 형사1부장은 “피고소인의 소재가 명확하지 않으면 기소중지를 내리는 것이 통상이다. 피의자가 중요한 사건과 연관돼 있어 가능하면 빨리 검거하려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56억원을 도난당했음에도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고향 후배인 박 아무개씨를 시켜 “3500만원을 도난당했다”고 축소 신고한 것이 전부였다. 당시 경찰은 박씨의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김씨를 추적했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박씨가 김 전 회장의 돈 56억원을 밝히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떳떳한 돈이 아니기 때문에 고향 후배를 앞세운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지난 2009년 해외 투자 형식으로 빼돌린 돈도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 남부지검 형사5부는 4월4일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금호종합금융(이하 금호종금)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사건 초기 금호종금측은 “2010년 대출 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과소 계상해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시정 조치를 받았다. 김종대 전 금호종금 대표가 검찰에 통보되면서 후속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압수수색이 아니라 자료를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의 설명은 달랐다. 수사팀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필리핀 카지노업체인 ㅍ사와 리조트업체인 ㅇ사에 금호종금이 불법 대출을 한 의혹이 있다”며 “내사 단계에서 압수수색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대출금 이자가 밀린 상황에서 추가 대출을 한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은 조만간 대출에 관여한 금호종금 김 전 대표나 임원을 소환해 대출의 적법성 여부를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카지노업자와의 관계도 의혹

금호종금이 거액을 대출해준 ㅍ사와 ㅇ사의 최 아무개 대표는 김찬경 전 회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최씨는 2009년 ㅇ리조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 전 회장으로부터 200억원을 대출받았다. 김 전 회장의 최측근인 이 아무개씨가 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사업은 전면 중단됐고 최씨에게는 지명수배가 떨어졌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최씨는 위조 여권을 통해 필리핀으로 도주했다. 그럼에도 미래저축은행은 최 아무개씨에게 160억원을 추가로 대출해줘 의문이 일고 있다. 검찰은 이 돈 역시 김찬경 전 회장이 숨겨놓은 비자금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김 전 회장이 지난해 밀항할 당시 최종 목적지는 중국이 아니라 필리핀으로 알려졌다. 그곳에서 최씨와 만나 카지노 사업을 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최씨가 필리핀으로 도주한 후 아직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결국 근거가 확실한 금호종금 대출 비리부터 캐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최씨가 대출받은 돈이 사업 목적인지, 비자금 용도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수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예보도 ‘김찬경 비자금 찾기’ 팔 걷었다 


김찬경 전 회장이 숨겨놓은 자금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곳은 검찰뿐만이 아니다. 예금보험공사(예보)도 최근 김찬경의 비자금 찾기에 나섰다. 예보는 지난해 미래저축은행 영업정지 당시 예금자에 대한 가지급금을 대신 지급했다. 김 전 회장이 미래저축은행으로부터 4000여 억원을 대출받아 매입한 골프장도 마찬가지다. 1700억원가량의 부실을 예보 자금으로 메운 상태다.

예보는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준비 중이다. 예보 관계자는 “은행에 거액의 손해를 끼친 김찬경 전 회장에 대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준비 중이다. 내부 심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소송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예보는 올 초 미래저축은행에 투입된 자금을 회수할 목적으로 ㅇ골프리조트를 매각하려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소유권을 주장해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이다. 예보 관계자는 “이해관계자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매각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지난 3월 미래저축은행이 구속 수감 중인 김 전 회장의 영치금을 압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보에서 파견된 인사가 현재 재산 관리인으로 등재돼 있다”고 말했다.

예보는 숨겨둔 돈을 찾기 위해 검찰과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예보는 최근 김 전 회장의 차명 계좌로 의심되는 재산에 대해 무더기 소송을 제기했다. 대부분 김 전 회장 가족이나 친인척 명의로 돼 있다. 예보 관계자는 “김 전 회장과 관련된 특이 사항이 있으면 검찰에서 통보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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