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그림 커넥션’ 이번엔 드러날까
  • 김지영 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3.05.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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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탈세 혐의 소환 조사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가 또다시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째다. 5월13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에서 10시간 이상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이번엔 탈세 혐의다. 홍 대표와 서미갤러리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고가의 미술품을 판매하면서 법인세 수십억 원을 탈루한 혐의로 지난해 말 국세청에 의해 고발당했다.

홍 대표가 수사 당국의 요주의 인물이 된 것은 2008년 삼성그룹 특검 때부터다. 2010년엔 오리온그룹 배임·횡령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2011년에도 한상률 전 국세청장 그림 로비 사건과 홍라희 리움미술관장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가 갑자기 취하한 사건 등으로 주목받았다. 2012년에는 솔로몬저축은행과 미래저축은행의 불법 교차 대출에 관여한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 1월 기자와 만난 홍 대표는 “검찰 수사를 받는 바람에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하다는 심정을 토했다.

홍 대표는 재벌가와 두루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가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를 때마다 주목받는 것도 재벌가와의 베일에 가려진 커넥션에 대해 세인들의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탈세 혐의로 수사받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숱한 의혹이 불거졌던 재벌가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 홍 대표가 개입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몇몇 대기업을 거명하며, 검찰 수사가 이들 대기업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홍송원 대표 ⓒ 연합뉴스
검찰 “대기업 비자금 의혹 나오면 수사”

<시사저널>은 지난 3월 ‘재벌가-홍송원 사이의 돈과 그림 거래’ 일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미갤러리 등의 내부 회계 자료 등을 입수해 공개했다(2013년 3월19일자).

본지가 입수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2년 동안의 서미갤러리 통장 거래 내역을 보면, 삼성문화재단은 서미갤러리 통장에 무려 207억2000만원을 입금했다. 삼성가와 한때 사돈 관계였던 대상그룹과의 거래도 눈에 띈다.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 등은 이 기간 동안 서미갤러리 통장에 129억원 정도를 입금했다. 이 밖에 신세계(90억원)와 이명희 신세계 회장(2억9000만원), 이미향 샤니 감사(48억8098만원)와 파리크라상(39억6000만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5억1817만원)과 아모레퍼시픽(2억3600만원) 등도 서미갤러리 통장에 거액을 입금했다. 반면 이 기간 동안 서미갤러리 통장에서 이재현 CJ 회장에게 26억원이 ‘출금’된 것으로 드러났으나 이 자금의 성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홍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아직 재벌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까지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는) 확인된 것이 없다”며 “하지만 (비자금 조성 의혹이) 나오면 (수사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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