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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넓히려 은행 돈 빌렸다 ‘쫄딱’

경매 물건 나온 사찰 수두룩…개인 소유 매매도 많아

정락인 기자·조혜지 인턴기자 ㅣ sisa@sisapress.com | 승인 2013.07.16(Tue) 16:2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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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시설 경매나 매매는 산속에 있는 사찰도 예외가 아니다. 교회보다 숫자가 적지만 사찰도 꾸준히 매물로 나오고 있다. 사찰 경매 물건도 규모를 키우려다 은행 빚을 진 경우가 많다. 간혹 보증을 선 것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현재 경매로 나온 사찰 중 최고가는 충북 충주시 소태면 오량리에 위치한 충주 ㅂ사다. 2011년 6월 처음 경매에 나온 이 사찰은 토지 면적 9만1511㎡, 건물 면적 3117㎡이다. 최초 감정평가액이 51억3240만원에 달했으나 4차례나 유찰됐다. 5월27일 최저가 41억592만원에 4차 경매에 부쳐졌으나 주인을 찾지 못했다. 낙찰가액은 점점 낮아져 오는 7월29일에 거의 반 토막에 가까운 26억2700만원에 다섯 번째 경매가 진행된다.

충주 ㅂ사는 왜 경매에 나왔을까. 법당 시설을 늘리려고 사찰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ㅂ사 관계자는 “시설 투자에 집중하다 그랬다. 우리가 실수한 것이고, 충분히 (잘못을) 인정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했어야 하는데 과욕을 부렸다. 은행에서는 절 규모를 감안해서 대출을 해줬는데 그걸 갚지 못해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법원 경매에 나온 강원도 화천군 법장사. ⓒ 춘천지방법원 제공

임대는 주인 따로 주지스님 따로

신도들이 경매 과정에서 피해 본 것은 없다고 했다. 시주도 잘 안 돼서 은행 대출로만 시설 투자를 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도 이렇게 될 줄 정말 몰랐다”며 때늦은 후회를 했다.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법장사도 지난해 3월 감정가 11억7758만원에 경매에 나왔다. 지금까지 2회에 걸쳐 경매가 진행됐으나 유찰됐다. 7월15일 4억3000여 만원에 3차 경매가 진행됐다. 법장사 주지스님은 “내가 보증을 잘못 서 경매에 나왔다. 신도들은 경매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법장사 납골당에는 200여 영가의 납골함이 있다. 기자가 ‘신도들이 피해를 볼 수 있지 않느냐’고 묻자 “신도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새 스님이 오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 안성시 금광면에 있는 금정사도 지난해 1월17일 매물로 나왔다. 감정가는 5억7589만원이지만 지금까지 3차에 걸친 경매에서 유찰됐다. 이 절은 채무자인 송 아무개씨가 창건주이며 주지스님은 동생이 맡고 있었다.

2008년 소유권을 넘겨받은 송씨가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하면서 경매에 나왔다. 스님이 등록하지 않은 개인 사찰을 갖고 있다가 규모가 큰 사찰로 옮길 경우 매매하기도 한다.

임대 사찰도 있다. 경기도 남부 지역에 있는 한 사찰은 지난해 전세가 1억5000만원에 임대(전세)로 나왔다가 2000만원 적은 1억3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경북 상주 만산리 무학사는 올해 2월 법당과 사채 등을 보증금 2000만원, 월세 20만원에 임대를 놓았다. 임대는 주인 따로, 주지스님 따로다. 사찰이 경매·매매되는 근본 원인은 ‘돈’이다. 불교의 실천 이념이 ‘무소유’인 것을 볼 때 이런 행위는 부처님의 뜻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국내 최대 불교 종단인 조계종의 경우 종단의 허가가 없으면 사찰이나 부동산을 매각할 수 없다. 지난해 8월 통도사의 말사인 밀양 표충사의 전 주지가 사찰 땅을 매각하고 잠적한 일이 있었다. 당시 주지가 매매한 땅은 금액으로 환산하면 40억원에 이른다.

조계종 총무원은 향후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 사찰 부동산의 등기신청 시 종단에서 발급한 서류를 첨부하지 않으면 등기 이전을 못 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법제화됐다. 하지만 기타 종단이나 개인 사찰 등은 여전히 매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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