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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1위, 정몽구 2위, 정의선 3위

<시사저널>, 한국의 100대 주식 부자 조사 이재용·서경배·최태원·신동빈 4~7위

김진령 기자 ㅣ jy@sisapress.com | 승인 2013.08.27(Tue) 15:5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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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식 부자 1위는 11조원대의 주식을 보유한 이건희 삼성 회장으로 나타났다. 2위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주식 평가액 6조5000억원이었다. 3위는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4위는 이건희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차지했다. 1위부터 4위까지 주식 부호가 국내 1, 2위 그룹의 아버지와 아들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시사저널>은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의뢰해 ‘한국의 100대 주식 부자’를 조사했다. 그 결과 주식 평가액 상위 부자들은 주력 사업체가 국내 1위의 사업자이면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뛰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물론 사업을 확장한 기업도 있고, 사세가 위축되는 곳도 있다. 또, 새롭게 뜨는 별도 있다.

삼성그룹에서 갈라진 CJ그룹·신세계,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현대차그룹·현대중공업, LG에서 갈라져 나온 GS·LS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산 규모 상위 20대 그룹 순위에 모두 포진해 있다. 당연히 이들 그룹의 오너가 주식 평가액 상위 리스트를 점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취임 이후 반도체를 발판으로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지난 4월 기준 삼성그룹의 총 자산은 306조원으로 국내 기업 사상 최초로 300조원대를 돌파했다. 덕분에 이건희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도 꾸준히 늘어나 국내 최고 부자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삼성그룹 후계자로 꼽히는 이재용 부회장은 2조4000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고,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도 1조4000억원대의 주식을 갖고 있다. 삼성의 미래는 이 회장의 평소 말대로 ‘10년 후에도 살아남을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2~3년 정도는 현재의 위세가 꺾이지 않으리란 게 중론이다.

   
왼쪽부터 이건희 삼성 회장 ⓒ 시사저널 임준선 이재용 삼성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 시사저널 포토
똑 부러진 글로벌 1등 기업이 효자

삼성에서 분리된 CJ·신세계·한솔·새한그룹 중 한솔그룹은 무선이동통신 사업에 진출했다가 별 재미를 보지 못한 채 사세가 위축됐고, 새한은 공중분해 됐다. CJ는 국내 식품업계 1위로 글로벌 플레이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엔터테인먼트(CJ E&M)와 물류(CJ대한통운)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서 향후 전망이 밝다. 이재현 회장이 새롭게 뛰어든 분야는 엔터테인먼트와 물류. 여기서 성공하면서 그의 보유 주식 가치는 1조5000억원대로 뛰었다. 이 회장이 최근 비자금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사건을 잘 수습하면 CJ가 한 단계 더 도약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는 삼성에서 분리돼 나오면서 새롭게 뛰어든 할인점 분야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덕분에 이명희 회장의 주식 가치가 전체 11위에 올랐다. 신세계 경영권을 이어받은 이 회장의 아들 정용진 부회장은 15위에 올랐다. 신세계의 고민은 할인점의 뒤를 이어 볼륨 성장을 이끌 신수종 사업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다. 

2000년대 초반 신세계의 급속 성장은 비슷한 시기에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현대백화점그룹과 비교된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계 최강자로 꼽히고 있지만, 할인점 분야에서 경쟁사에 뒤져 재계 순위 21위에 머무르고 있다. 그래도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그룹에서 분리된 곳 중 성공 사례로 꼽히는 편이다.

현대그룹은 정주영 창업자가 2001년 작고한 뒤 현대그룹,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산업개발그룹으로 쪼개졌다. 정주영 회장은 “전 재산의 3분의 1을 통일 사업에 쓰겠다”고 했고, 이는 현대건설과 현대전자를 품었던 현대그룹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 반면 대북 사업과 선을 그었던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그룹은 정주영 회장 사후 오히려 경쟁력이 강화됐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자동차업체 빅5에 입성했고 정몽구 회장은 한보철강을 인수해 현대제철이라는 대형 고로업체로 탈바꿈시켜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시켰다. 정 회장은 현대차의 도약과 제철소의 성공으로 현대차그룹의 위상을 단숨에 재계 2위권으로 끌어올려 2000년대 이후 사세 확장에 가장 성공한 경영인으로 꼽히고 있다.

   
롯데가 4명 주식 총합 4조5000억원

범(汎)현대가로 보면 현대중공업그룹과 KCC그룹은 탄탄한 기반을 다졌다. 한때 공중분해 위기에 몰렸던 한라그룹은 사세를 회복하는 단계다. 건설이 주력인 현대산업개발과 시멘트와 레저가 주력이었던 성우그룹은 주력 분야가 위축되면서 사세가 약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함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그룹으로는 SK와 롯데그룹을 꼽을 수 있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주도해 인수한 하이닉스반도체가 자리를 잡으면서 3대 그룹에 안착했다. 섬유 사업으로 출발한 SK는 1980년대에는 에너지, 1990년대에는 통신, 2000년대에는 반도체를 인수하면서 그룹 포트폴리오가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번 부호 순위에서 드러나듯 최태원 회장(6위)을 빼고는 최신원 SKC 회장이나 최재원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다는 점이 취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반대로 이는 최태원 회장 2세 체제로 경영권을 이양할 때 가족 간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작다는 장점을 가진다. 100대 주식 부자에 이름을 올린 범삼성가 인물은 7명, 범현대가 사람은 12명이다.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도 이번 주식 부호 순위에서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는 주력인 식품과 음료에서 압도적인 1위다. 유통 분야에서도 할인점 사업과 홈쇼핑 등 새롭게 등장한 성장 분야에 제대로 올라타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게다가 석유화학·금융 등을 인수·합병해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롯데는 국내 5대 재벌로 발돋움했다. 이번 조사에서 롯데가 인물 중 100대 주식 부자에 오른 사람은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신동주 부회장, 신영자 사장 등 4명이나 된다. 이들의 주식 평가액은 총 4조5000억원이다.

LG는 재계 순위 4위다. 그룹 소유 구조가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됐고 창업 4세대로 이어지면서 오너 일가가 지분을 분산 소유하고 있다. 100대 주식 부호에 6명이 이름을 올렸다. 구씨 일가 중 최고 순위를 기록한 인물은 14위에 오른 구본무 회장이다.

LG그룹은 GS그룹과 LS그룹을 분가시킨 뒤 구자경 회장의 장남 구본무 회장, 3남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차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재편했다. 

LG의 고민은 뚜렷한 신수종 사업이 없다는 점과 4세 상속 구도가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남성 위주의 형제간 공동 상속 룰을 갖고 있는 LG의 4세 상속자는 구광모 LG전자 부장으로 예상된다. 그는 LG의 지주회사인 ㈜LG의 지분 4.72%를 갖고 있다. 그는 올해 주식 부자 30위로 조사됐다. ㈜LG의 최대 주주는 구본무 회장(10.91%)이고 구본준 부회장(7.72%),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5.13%), 구광모 부장, 구본식 희성그룹 부회장(4.48%), 구본무 회장의 부인 김영식씨(4.3%)가 뒤를 잇는다.

   
ⓒ 시사저널 포토
100대 주식 부호에 6명 이름 올린 LG가

눈길을 끄는 것은 구광모 부장의 친부가 구본능 회장으로, 부자의 지분을 더하면 구본무 회장가에 이어 2위라는 점이다. 아들이 없는 구본무 회장은 지난 2004년 구광모 부장을 양자로 입적했다. 구본무 회장의 친딸인 연경씨의 ㈜LG 지분은 0.86%에 불과하다. 하지만 ‘가부장적인 남성 위주의 질서’를 중시하는 LG에서, 구본무 회장의 부인 김영식씨가 그룹 지배구조가 지주회사로 재편되는 과정에서 6대 주주로 떠오른 점이 이채롭다. 이는 향후 구본무 회장의 두 딸에 대한 지분 배정과 맞물려 LG그룹의 경영권이 4세로 넘어가면서 또 한 번 빅뱅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예고한다.

세간에 별로 알려지지 않았으면서 알부자인 집안은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 일가다. 자산 규모에서 30대 그룹 밖에 있는 한국타이어그룹이지만 오너인 조양래 회장은 주식 부호 리스트에서 13위를 기록했다.

   
조양래 회장 일가는 ‘숨은 알부자’

조홍제 회장이 창업한 효성그룹은 2세 체제로 넘어가면서 그룹 주력인 종합상사·섬유화학·중전기 분야는 장남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에게, 타이어·축전지는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에게, 기계·피혁은 3남인 조욱래 전 대전피혁 회장에게 돌아갔다. 조욱래 전 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으면서 활동이 뜸하다. 현재 효성그룹은 재계 순위 22위다. 효성의 공식적인 계열사는 48개사로 한국타이어그룹 16개의 3배에 달한다. 하지만 내실은 한국타이어가 낫다. 조양래 회장과 그 자녀가 갖고 있는 주식 보유액은 총 2조원대에 달한다. 반면 조석래 회장과 아들인 조현준 사장, 조현상 부사장이 보유한 주식은 1조원도 채 안 된다.  효성 조씨 일가는 재벌가 중 범삼성가, 범현대가, LG 구씨 일가, 롯데가에 이어 다섯 번째 부자 가문으로 발돋움했다. 효성 조씨 일가의 주식 재산은 SK그룹의 최씨 집안보다 많다.

‘장남보다 나은 차남’ ‘선택과 집중’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점에서 돋보이는 주식 부자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서경배 회장과 오리온그룹의 이화경 부회장·담철곤 회장 부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서성환 창업주는 건설과 증권을 장남 서영배 태평양개발 회장에게, 화장품 사업을 차남인 서경배 회장에게 분할 상속했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건설과 증권은 위축되고 매각됐지만 서경배 회장의 화장품 사업은 글로벌 플레이어로 치고 올라갔다. 덕분에 국내 증시에서 주가가 100만원대를 오르내리는 황제주 대접을 받고 있고 서경배 회장은 주식 부자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동양그룹 창업주 이양구 회장은 딸만 둘을 뒀다.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과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 1989년 10월 이양구 회장 사후 동양그룹에서 주력인 시멘트와 금융은 큰사위 현재현 회장에게, 제과사업은 둘째 사위인 담철곤 회장에게 돌아갔다. 물론 지분은 두 딸 위주로 물려줬다. 34년이 흐른 지금 당시 재계 34위였던 동양그룹은 여전히 30위권이다. 최근 동양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맞으면서 고전하고 있다. 현재현 회장이 주도한 금융그룹으로의 변신이 순탄치 않았고 시멘트 분야가 위축되면서 사세가 약화된 것이다. 반면 제과 한길만 판 오리온그룹은 자산 규모로는 재계 순위 50위에도 들지 못하지만 주가가 100만원대를 오르내리는 황제주로 인정받고 있다. 덕분에 이화경 부회장과 담철곤 회장 부부는 주식 부자 18, 19위에 이름을 올렸다.

재계 순위 7위인 GS그룹 오너들이 주식 부호 리스트에서 힘을 못 쓰는 이유는 LG와 비슷한 그룹 지배구조의 특성 때문이다. LG 구씨와 GS 허씨는 LG그룹을 공동으로 창업했고, 경영권이 3세로 넘어가는 동안 특정인에게 지분을 몰아주기보다는 일가의 공동 참여와 공동 상속을 택했다. 게다가 남자 형제가 많아 3세에 이르는 동안 주식 지분이 잘게 쪼개졌다. LG와 GS가 모두 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한 것은 이런 오너십을 반영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그 결과 LG나 GS는 1대 주주와 특수관계인이 30명이 넘는다. 특히 GS는 실질적인 오너라고 할 수 있는 허창수 회장 지분이 4.75%에 불과하다. 그래서 주식 부호 100대 리스트에 오른 이가 적다. 

이번 조사에서 지분 보유 평가액이 2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주 NXC 회장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의 지분 평가액 대부분이 일본에서 설립되고 상장된 넥슨재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NHN의 설립자인 이해진 의장과 박관호 위메이드 창업자, YG의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주식 부호 리스트에 안착해 지식 산업(콘텐츠 산업)이 새로운 부의 제조 기지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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