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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거부들이 부자 지도 바꿨다

이해진·정지완·김택진·양현석…100대 부호 중 IT 벤처 분야 11명

조재길│한국경제신문 기자 ㅣ 승인 2013.08.27(Tue) 15:5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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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대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의 힘만으로 수천억 원을 모은 거부가 될 수 있을까. 적어도 IT(정보기술) 벤처업계에선 드물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 경제계를 좌지우지하는 대다수 부호가 유산을 물려받고 체계적인 경영 교육을 받은 것과 달리 IT 벤처업계에는 자수성가형 부자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벤처 정신으로 무장한 데다 세계적인 ‘IT 붐’이란 행운까지 따르면서 비교적 짧은 시간에 ‘대한민국 100대 부자’ 반열에 올랐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박관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이다. 모두 벤처기업을 직접 창업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진 네이버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 ⓒ 연합뉴스
■ 이해진·이준호…‘네이버 부자’ 전성시대

IT 벤처업계 최고의 주식 부호는 이해진 의장이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현재 14조원에 이른다. 이 의장은 전체 지분 중 4.64%(223만5000주)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따른 평가액은 6560억원가량이다. 네이버의 1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8.23%), 2대 주주는 오펜하이머펀드(5.59%)이지만 이 의장이 우호 지분을 합해 경영권을 가진 최대 주주다. 네이버의 최고전략책임자(CSO)이기도 한 이 의장은 그동안 배당과 연봉으로 650여 억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장이 자본금 5억원을 들고 벤처업계에 뛰어든 것은 1999년의 일이다. 삼성SDS에서 만든 사내 벤처를 독립시켜 10여 년 만에 거대 기업으로 일궜다. 처음엔 ‘네이버컴’이란 회사로 시작했지만 2000년 한게임을 합병한 뒤 이름을 ‘NHN(Next Human Network의 줄임말)’으로 바꿨다. 지난 8월 초엔 ‘네이버’로 환원시켰다. 현재 네이버의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80% 선이다.

이 의장에 이어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 회장도 5283억원어치의 주식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검색엔진 개발자 출신이다. 이 의장과는 서울대와 KAIST라는 학연으로 연결돼 있다. 이 회장은 숭실대 컴퓨터학부 교수로 있다가 2005년 NHN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자리를 옮겼다. 1990년대 후반 엠파스를 통해 ‘자연검색어’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그다. 네이버의 회사 분할 후 이 회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란 게 IT업계의 전망이다.

100대 부호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오승환 네이버문화재단 이사장(0.43%) 등 네이버의 주요 주주도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운 부를 쌓았다.

네이버 출신들이 잘나가지만 최근 창사 이후 경험하지 못했던 논란에 휘말려 있다. 네이버가 지나치게 비대해지면서 인터넷 생태계를 고사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의장이 2004년 이후 공식 석상에 거의 등장하지 않는 등 ‘은둔의 경영자’ 행보를 계속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이 의장은 이재웅 다음 최대 주주와 김정주 NXC(옛 넥슨) 대표 등과 가깝지만 폭넓은 교류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 “역시 엔터테인먼트”…박관호·양현석

게임·연예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젊은 부자들이 쏟아졌다. 특히 모바일 게임을 주도하고 있는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온라인 시장의 주도권이 기존 인터넷에서 휴대전화를 활용한 모바일로 옮아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표적인 이가 박관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이다. 박 의장의 지분 가치는 4345억원으로 단일 게임업체 중 선두다. 코스닥 주식 자산 부호 중에서도 1위다. 위메이드의 지분 46.27%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박 의장의 뒤를 잇는 개인 주주로는 김남철 위메이드 대표(2.19%) 정도가 있다.

박 의장은 2009년 모바일 게임 자회사인 위메이드크리에이티브를 설립하고 모바일 진출을 본격화했다. 지난해엔 전문경영인인 김남철·남궁훈 대표를 선임하는 한편 카카오톡과 제휴하는 등 유연한 시장 대응력을 과시했다. 모바일 부문 진입이 늦은 엠게임과 네오위즈게임즈 등을 확실하게 제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박 의장은 지난 6월엔 일부 주식을 처분해 830여 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박 의장은 벤처 붐이 절정에 달했던 2000년 창업했다. 창업 초기 ‘리니지’를 만든 엔씨소프트나 ‘바람의 나라’ 제작사인 넥슨에 비해 초라했던 입지는 중국 진출을 계기로 완전히 달라졌다. 중국에 ‘미르의 전설 2’를 출시한 뒤 게임 한류를 일으킨 주인공이 됐다. 2009년엔 회사를 코스닥에 상장시켜 단숨에 수천억 원의 평가익을 얻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역시 3763억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해 ‘100대 부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인 그는 ‘아래아 한글’로 유명한 이찬진씨를 만나 인생행로를 분명히 정한 케이스다. 대학원에 다닐 때는 한메소프트를 창업해 ‘한메타자교실’이란 프로그램을 내놓기도 했다.

게임업계를 ‘접수’하며 승승장구하던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국내 1위 게임업체인 넥슨에 14.7%의 지분을 넘겼다. 하지만 여전히 9.99%의 지분을 가진 2대 주주로서 회사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연예인 중 최고의 주식 부자는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다. 양 대표는 이 회사의 지분 35.79%를 갖고 있다. 주식 가치가 1966억원 규모로 연예계에서 수위를 다투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보다 평가액은 더 많다. 양 대표는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수년 전부터 서울 중심 지역 빌딩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왼쪽부터 ⓒ 뉴스뱅크 이미지 , ⓒ 코스닥 협회 , ⓒ 시사저널 임준선
■ 벤처 정신으로 뭉친 서울반도체·솔브레인

서울반도체는 국내 1위 발광다이오드(LED) 생산업체다. LED 패키지 매출로는 세계 5위다. 이정훈 사장은 이 회사 지분 18.74%를 갖고 있다. 평가 금액은 4053억원 정도다.

이 사장의 두 자녀인 민규씨와 민호씨가 서울반도체 지분 8.71%씩을 갖고 있다. 평가액은 똑같이 1883억원 선. 서울반도체는 1987년 미국계 반도체 제조사인 페어차일드 출신 엔지니어들이 세운 회사다. 이정훈 사장이 이 회사를 1992년 인수했다.

현재 세계 60여 국가 600여 기업에 독자 브랜드로 LED를 수출하고 있다. 세계 최초란 타이틀을 가진 LED 제품을 3개나 보유하고 있다. 국내외에 출원·등록한 특허 포트폴리오는 1만여 건에 이른다. 이 사장은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력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은 국내 66번째 부호다. 솔브레인 지분 34.26%를 갖고 있다. 주식 평가액은 2587억원. 대전 출신인 그는 1986년 솔브레인을 창업했고, 수차례 ‘히든챔피언’ 강소 기업으로 꼽히면서 올해 코스닥협회장에 취임했다.

분자 진단 전문 기업인 씨젠의 창업주 천종윤 대표도 대표적인 벤처 부호다. 이 회사 지분 30.19%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다. 우호 지분을 합하면 50%가 넘는다. 그는 이화여대 생물학과 조교수로 일하다 2000년 씨젠을 창업했다. 2007년 흑자 전환에 처음 성공했고 이후 매년 2~3배씩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 부호 명단에서 빠진 김정주·이재웅, 왜?

국내 대표적인 슈퍼리치인 김정주 NXC 회장이 이번 명단에서 빠진 배경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부인 유정현 이사와 함께 넥슨의 지주사인 NXC 지분 69.6%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NXC는 일본에 상장된 넥슨재팬의 지분 59%를 갖고 있다. 김 회장은 여전히 수조 원어치의 주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수성가형 부자 중에선 가장 풍부한 자금력이다. 다만 보유 지분이 모두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어 이번 ‘국내 주식 부호’ 명단에선 빠졌다.

김 회장은 1994년 넥슨을 설립해 온라인 게임 사업을 시작했다. ‘바람의 나라’와 ‘메이플스토리’ ‘크레이지 아케이드’ 등 출시작마다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2005년 게임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넥슨코리아를 설립했고, 이 넥슨코리아 지분 100%를 다시 넥슨재팬에 넘기면서 넥슨그룹을 지주사 체제로 전환시켰다.

이재웅 다음 최대 주주(14.6%)도 손꼽히는 부자이지만 다음의 주가가 떨어지면서 ‘100대 부호’ 안에 들지 못했다. 이재웅 전 다음 사장은 안철수 의원과 친분이 두터워 향후 정치권에 진출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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