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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남자는 머리가 춥다

봄보다 머리카락 두 배 더 빠져…과도한 스트레스 피해야

노진섭 기자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13.10.08(Tue) 14: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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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이 속절없이 빠져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탈모는 특히 가을에 심해진다. 세계적으로 효과가 인정된 탈모 치료제는 두 가지뿐이다. 시중에 떠도는 탈모 관련 제품 선택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탈모와 관련된 단백질이 발견돼 탈모 치료에 새로운 희망이 엿보인다.

탈모가 고민인 직장인 김주산씨(51)는 몇 년 전부터 머리를 감을 때마다 한 움큼씩 빠지는 머리카락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가을에 탈모가 더 심해져서 사람 만나는 게 꺼려진다”고 말했다.

가을은 탈모의 계절이다. 동물처럼 사람도 털갈이를 하는 셈이다. 사람 몸의 털은 체온 유지 외에도 햇볕 차단 기능을 한다. 태양의 직사광선은 두피에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머리카락도 햇볕이 강해지는 봄철부터 풍성해지고, 햇볕이 약해지는 가을부터 빠진다. 가을철에만 머리카락이 빠지는 탈모는 대개 일시적인 현상이다. 문제는 사계절 내내 머리카락이 빠지면서 가을철에 더 심해지는 탈모다.

   
ⓒ 시사저널 구윤성
탈모 유형에는 발생 원인과 유형에 따라 남성형·여성형·원형이 있다. 남성형 탈모가 80%로 가장 많다. 남성형 탈모는 대머리 가족력이 있는 사람이 20~30대부터 모발이 점차 가늘어지며 탈모가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여성형 탈모는 정수리 부위의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고 숱이 적어지는 특징이 있다. 탈모의 정도가 남성보다 약해서 이마가 벗겨지거나 대머리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여성 1~2%(40대 이상에서는 20~30%)가 탈모 증상을 보인다. 원형 탈모는 원형 또는 타원형으로 머리카락이 빠진 상태로 그 부위가 점점 커지기도 한다.

모발은 나이, 계절, 인종, 생리적인 요인, 스트레스, 질환 등에 따라 다르지만 매일 평균 50~100가닥이 빠진다. 그 이상 빠지면 흔히 탈모라고 한다. 탈모로 고민하는 사람은 머리를 감을 때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거나 베개에 머리카락이 수북하다고 호소한다. 보통 100가닥 이상의 머리카락이 빠지면 탈모라고 하지만 일일이 머리카락 수를 셀 수는 없는 노릇이다.

모낭 만드는 단백질 발견으로 탈모 치료 희망

자신이 탈모인지 아닌지 간단하게 아는 방법이 있다. 두 손가락에 잡힐 정도의 머리카락(평균 10~20가닥)을 잡고 살며시 당긴다. 두피가 들릴 정도의 힘으로 5~10회 머리카락을 당겨서 몇 가닥이 빠지는지 확인한다. 전혀 빠지지 않아야 정상이다. 그러나 1회 평균 3~4가닥 이상이 빠지면 탈모증이 진행된 것으로 보고 관리해야 한다. 머리의 여러 부위를 번갈아 한다. 또 다른 방법은 한 가닥의 머리카락을 잡고 힘껏 뽑았을 때 머리카락이 꼬불꼬불한 모양으로 뽑히면 두피가 건강하고 모발도 건조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일자로 뽑히면 두피와 모발 관리가 필요하다. 또 뽑은 머리카락의 뿌리 부분이 끝 부분보다 얇다면 머리카락이 점점 가늘어져 탈모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탈모 환자는 정상인보다 심장병과 전립선암에 걸릴 확률이 32%, 69%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탈모는 단순히 머리카락이 빠지는 증상이 아니라 치료해야 할 병인 셈이다.

탈모 치료는 약물 요법과 모발 이식 두 가지로 나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탈모 치료제는 먹는 약과 바르는 약 등 두 종류뿐이다. 먹는 약은 환자 10명 중 9명에서, 바르는 약은 3~5명에서 효과를 보인다. 이 두 약은 치료하는 방식이 다르므로 전문의와 상담한 후 선택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두 가지 약을 동시에 사용하기도 한다. 약은 오랜 기간 써야 하며 약을 끊으면 다시 탈모가 진행된다. 먹는 약은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것으로 남성 탈모에만 사용한다.

승인을 받은 약은 ‘탈모 치료제’라고 표기하고, 약국에서 판매한다. 인터넷쇼핑몰 등에서는 판매할 수 없으므로 소비자들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일부 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지 않았음에도 자체 임상시험 결과를 내세워 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한다. 화장품류나 의약외품은 탈모 치료에 직접적인 효과가 없으며, 두피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간접적인 탈모 예방에 도움을 준다.

탈모 치료제는 두피에 모낭이 남아 있을 때 효과가 있다. 씨가 없는 밭에 물을 뿌린다고 싹이 나지 않는 것처럼 모낭이 없으면 약 효과도 없다. 이런 경우에는 모발 이식이 대안이다. 옆머리나 뒷머리에서 모낭을 떼어내 앞머리에 심는 것이다. 최대 5000개가량의 모낭을 이식할 수 있는데 이는 앞머리에 이식할 수 있는 양이다. 정수리 부위까지 해결할 방법은 없는 셈이다.

최근 탈모 완치의 희망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연구 결과가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됐다. 서울대 의대, 충남대 의대, 미국 펜실베이니아 의대 연구진은 모낭을 만드는 인자를 발견했다. 사람의 머리카락 수는 약 10만 가닥이며 그 뿌리가 되는 모낭은 임신 8주부터 8개월 사이에 모두 완성된다. 출산 후에는 새로운 모낭이 생기지 않고 나이를 먹을수록 모낭 수는 줄어든다. 연구진은 2007년 생쥐의 피부에 상처를 낸 후 치유하는 과정에서 성체줄기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새로운 모낭이 생기는 현상을 발견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통용됐던, 모낭은 태아 시기에만 생긴다는 상식을 뒤집은 결과다. 연구진은 새로운 모낭이 생기기 직전에 특정 단백질(Fgf9)이 급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생쥐에게 이 단백질을 정상보다 많이 투여했더니 1㎠당 150개의 모낭이 생성됐다. 반대로 이 단백질을 제거하자 모낭이 정상 쥐와 비교해 3분의 1로 감소했다.

그러나 숙제가 남았다. 생쥐에서는 모낭이 생겼지만 사람은 흉터만 남고 모낭은 생기지 않는다.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면 탈모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권오상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탈모 치료에 적용하려면 5~10년이 걸리겠지만 탈모 치료제와 모발 이식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탈모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법을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오염, 흡연, 유해 물질은 머리카락을 만드는 단백질의 생산을 방해해 머리카락의 성장을 멈추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유전 등의 원인으로 생긴 탈모는 어쩔 수 없더라도 환경에 의한 탈모는 조금만 신경 쓰면 예방할 수 있다.

   
충분한 수면·영양 공급이 탈모 예방 첫걸음

머리카락은 부교감신경이 활발할 때 발육이 촉진된다. 부교감신경은 잠을 잘 때 왕성하므로 하루 7~8시간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탈모 예방에 효과적이다. 수면 부족은 그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해 모발 건강에 좋지 않다. 또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과도하면 혈액 순환 장애가 생긴다. 역시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지나친 걱정과 초조함은 혈관을 수축시켜 모근에 산소나 영양분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게 만든다. 운동, 음악 감상, 취미 생활, 요가, 복식 호흡 등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긴장을 풀어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여성은 물론 남성도 체중 관리를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머리카락은 산소와 영양분을 꾸준히 공급받아야 하는데, 심한 다이어트로 영양분을 얻지 못해 모발 성장 장애가 생기는 것이다. 조애경 위클리닉 원장(가정의학과 전문의)은 “스트레스, 과로, 서양식 식사, 무리한 다이어트, 잘못된 모발 관리 등으로 탈모가 진행된다”며 “여성 탈모는 피임약 남용, 심한 비듬, 산후 조리, 잦은 염색, 파마, 빈혈, 면역체계 이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탈모 환자는 1000만명을 헤아린다. 국민 5명 가운데 1명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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