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 100] 혜성같이 등장한 젊은 여성 활동가
  •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3.10.2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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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희 한국YWCA연합회 사무총장 1위…이태호·이필구·안진걸 순

NGO(비정부기구) 분야의 차세대 리더 순위는 매년 바뀌었다. 최근 3년간만 보더라도 2011년 안철수 의원, 지난해는 조국 서울대 교수·방송인 김제동·가수 김장훈이 공동 1위였다. 올해는 유성희 한국YWCA연합회 사무총장이 1위에 올랐다. 이처럼 순위 변동이 심한 것은 시민운동 활동가들 중 눈에 띄는 인물이 없거나 반대로 왕성한 활동을 하는 이가 많기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1위인 유성희 한국YWCA연합회 사무총장은 혜성 같은 존재다. 2011년 공동 5위에 올랐을 뿐 좀처럼 상위권에서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내로라하는 시민운동가들을 제치고 선두 자리를 꿰찼다.

1922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여성단체인 YWCA는 10만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유 사무총장은 이화여대에 재학 중이던 1989년 대학생 회원으로 서울YWCA에 참여했다. 그것이 인연이 돼 1991년부터 YWCA연합회 청소년부 간사로 일했다. 유 사무총장은 승승장구했다. 2004년 36세에 임기 3년의 한국YWCA연합회 20대 사무총장이 됐다. 지금까지 거쳐 간 사무총장 중 최연소다.

ⓒ 시사저널 최준필
해마다 순위 엎치락뒤치락

그의 존재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0년에 다시 22대 사무총장을 지냈고, 지난해 임기가 끝났으나 사무총장의 임기 제한이 없어지면서 재신임을 받아 다시 중책을 맡게 됐다. 세 번째 임기를 맡고 있는 것이다. 유 사무총장의 연합회 관리 능력과 대외 활동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그는 지난 5월 출범한 제4기 대법원 양형위원회 위원에 위촉됐다. 6월에는 <여성신문>이 선정하는 ‘2013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 지도자상’을 수상했다. 8월에는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연구를 열심히 하면서 대외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차세대 리더 2위에는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올랐다. 2011년 공동 5위, 지난해 공동 4위였다가 올해 단독 2위가 됐다. 그는 서울대 서양사학과 86학번으로 1989년 서울대 총학생회 사무국장을 역임했다. 20여 년 동안 참여연대에서 활동가로 일하며 조직부장, 시민감시국장, 정책실장 겸 평화군축센터 팀장을 지냈다.

협동사무처장이던 2010년 6월11일 천안함 사건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는 서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2011년 3월5일 참여연대 사무처장에 선임됐다. 지난해 7월 <한겨레>가 주관하는 ‘한겨레통일문화상’을 수상했다.

3위에 오른 이필구 YMCA 정책사업국장은 처음으로 이 분야 상위권에 진입했다. 이 정책사업국장도 오랫동안 시민활동가로 일했다. 1996년 안양YMCA에서 상근자로 시민운동을 시작했다. 안양천 살리기 네트워크 사무국장을 맡아 회생 불능의 안양천을 살려내고 물고기와 철새들이 돌아오게 했다.

지난해 말에는 스마트폰을 수리할 때 드는 비용을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해 반향을 일으켰다. 삼성·LG·팬택의 스마트폰 제품 교체와 수리 비용을 AS센터에 일일이 전화해 조사한 것이었다. 그 결과 같은 부품이라도 AS센터마다 가격이 달랐고, 제조사가 책정한 기준 가격보다 더 비싸게 받는 곳도 있었다. 이 정책사업국장은 “현실적인 부품 가격, 합리적인 부품 가격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원가와 관련된 정보 공개 요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당 정치 개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4위에는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과 윤순철 경실련 사무처장이 공동으로 올랐다.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중앙대 법대 91학번으로 참여연대에서 시민운동을 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끌었던 희망제작소 등에서 활동했다. 이후 다시 참여연대로 돌아와 경제민주화, 반값등록금, 갑의 횡포 등에 목소리를 높여왔다.

윤순철 사무처장도 코레일 등 공공기관 부채 문제 해결, 철도 민영화 반대 등에 앞장서고 있다.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이 차세대 리더 5위에 올랐고, 정진우 진보신당 부대표,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염형철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이경림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 등이 뒤를 이었다. 

NGO 분야에서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박 시장은 1995년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 ‘참여연대’를 결성하며 사회 참여 운동을 활발하게 했다. 소액주주 권리 찾기 운동과 총선 낙천·낙선 운동 등을 주도했다. 2002년에는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 2006년에는 희망제작소를 만들어 각종 사회운동을 펼쳤다. 그러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시민운동가로 자리매김했다. 2006년 만해상과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다. 2011년 10월26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돼 제35대 서울시장이 됐다.

2위는 한비야 유엔 중앙긴급대응기금(CERF) 자문위원과 남부원 YMCA 사무총장이다. 한비야 자문위원은 국제 구호 활동가로 유명하다. 1993년부터 1999년까지 6년간 세계 일주 배낭여행을 한 후 <바람의 딸, 지구 세 바퀴 반> 시리즈를 출간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유명해졌다. 2001년부터 국제 구호 개발 NGO 월드비전에서 긴급구호팀장으로 일했다.

2005년 긴급 구호 현장 이야기를 담은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출간했는데, 100만부 이상 팔리면서 역시 베스트셀러가 됐다. 2010년 월드비전을 그만둔 후 미국 보스턴에 있는 터프츠 대학 플레처스쿨에 진학해 인도적 지원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유엔 중앙긴급대응기금 자문위원에 임명됐다. 최근엔 전국을 누비며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남부원 한국YMCA전국연맹 사무총장은 시민활동가다. 현재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회원단체(NGO) 공동대표, 한국공정무역단체협의회 이사장,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등을 맡고 있다.

이 밖에 노무현 전 대통령, 차경애 한국YWCA연합회 회장, 양호승 한국월드비전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가장 선호하는 매체  
<월간 참여사회> <시민사회신문>

NGO 분야에서 가장 선호하는 매체는 <월간 참여사회>와 <시민사회신문>이다.

<월간 참여사회>는 1995년 5월 참여연대에서 창간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시민사회신문>은 성추행 논란으로 폐간된 <시민의 신문>의 대를 이어 2007년 5월 창간됐다. 주요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고문이나 편집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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