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 100] 미디어아트 선구자 이용백 뜨다
  •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3.10.2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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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미술 영역 개척에 높은 점수…김동유·김덕기·이불·지용호 순

미술계에서 가장 유망한 차세대 리더는 미디어아트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용백 작가가 꼽혔다. 그는 국내 화단에서 익숙하지 않은 미디어 장르에 뛰어들어 이를 개척했다. 지금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용백 작가는 2011년 조사에서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으나 2년 만에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 됐다. 그는 2011년 6월4일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개막한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대표 작가로 단독 참가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세계 3대 비엔날레의 하나인 베니스비엔날레는 글로벌 작가로 도약하는 주요 관문이다. 젊은 작가들에게는 ‘꿈의 무대’로 불린다.

ⓒ 뉴스뱅크이미지
이용백 작가는 홍익대 서양화과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을 졸업했다. 1989년 데뷔 후에는 평면 회화와 사진, 조각, 비디오에서 음향예술까지 다양한 예술 영역을 실험해왔다. 양식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종교·사회·정치 등을 폭넓게 다뤄온 것으로 유명하다.

작품의 소재는 주로 일상생활에서 찾는다. 대표작은 거푸집을 이용한 피에타 조각이다. 예수를 무릎 위에 놓고 슬퍼하는 어머니 마리아의 모습을 거푸집과 조각 알맹이로 표현했다. 조각을 만들기 위한 틀인 거푸집이 성모마리아고, 거푸집에서 나온 새로운 조각품이 예수다. 한국의 분단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엔젤 솔저>는 화려한 인조 꽃밭에서 꽃으로 위장하고 전진하는 군인들을 카메라로 촬영했다. 그는 “꽃은 아름다움을 의미하지만 반대로 죽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관람객이 화면 앞에 서면 강렬한 파열음을 내며 거울이 깨지는 듯한 이미지를 만드는 설치미술 <미러>도 대표작 중 하나다.

이 작가는 정전 60주년을 맞이해 ‘평화’ ‘생명’ ‘소통’을 주제로 10월17일부터 23일까지 경기도 고양에서 열리는 제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부대 행사인 미디어아트전에 참가했다.

김동유 목원대 교수, 2위로 한 계단 올라

서양화가인 김동유 목원대 교수는 2011년 조사에서 3위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2위로 한 계단 올랐다. 김동유 교수의 대표작은 <마릴린 먼로 vs 마오 주석>이다. 중국의 혁명가 마오쩌둥의 거대한 얼굴이 무수한 점 같은 미국 영화배우 메릴린 먼로 얼굴로 모자이크된 유화 그림이다. 이 작품은 2006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추정가의 25배인 3억2000만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 이를 계기로 김 교수는 지방의 이름 없는 화가에서 한국의 대표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목원대 회화과를 졸업한 그는 한때 택시기사로 전업할 만큼 생활고에 시달렸다. 온 가족이 충남 논산의 축사를 개조한 집에서 살아야 했을 만큼 생계가 어려웠다. 이런 그가 최고의 상업 작가로 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는 또 지난해 5월에 열린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 즉위 60주년 기념전에 초청받기도 했다. 아시아 작가로는 유일하다. 그는 고 다이애나비의 작은 얼굴 1106개로 엘리자베스 여왕의 큰 이미지를 완성시킨 작품을 선보였다.

화가 김덕기, 설치미술가 이불, 조각가 지용호씨가 공동 3위다. 화가 김덕기씨는 ‘행복한 가족’을 작품 주제로 삼고 있다. 그러다 보니 고뇌와 아픔, 슬픔은 찾아볼 수 없다. 집 안에는 언제나 사랑으로 넘치는 가족이 있다. 보는 이에게 절로 행복한 웃음을 머금게 한다. 색상도 밝고 화려하다. 2008년 첫 개인전을 연 후 줄곧 가족의 행복을 화폭에 담았다. 김 화가는 지난 1월 한국-캐나다 수교 50주년 기념 미디어 이벤트에서 주한 캐나다 대사로부터 예술 파트너 위촉장을 받았다.

설치미술가 이불은 2008년부터 3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왔지만 2011년 조사에서 2위로 내려가더니 올해는 다시 3위로 내려앉았다. 한동안 활동이 뜸했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에는 어느 작가보다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2월 일본 도쿄 모리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 ‘이불展: 나로부터, 오직 그대에게’를 열었다. 아시아 여성 작가로는 처음이다.

9월에는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을 열고 신작 <비아 네가티바(Via Negativa. 2012)>와 <수트레인(Souterrain. 2012)> ‘나의 거대 서사(Mon grand recit)’ 연작 중 <벙커(M. 바흐친)>도 선보였다. 올해 8월에는 유럽의 현대미술관인 무담 룩셈부르크(Mudam Luxembourg)에서 개인전을 갖는 등 국제 무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조각가 지용호는 2007년 11월 뉴욕 필립스 경매에서 작품 <상어>가 14만5000달러(약 1억3000만원)에 낙찰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의 개인전, 2008년 봄 가나아트 뉴욕 개인전, 2009년 타이완의 유력 화랑인 소카아트센터 작품전 등을 개최했다. 그의 작품은 독특하다. 현대 문명의 산물인 자동차 폐타이어 등으로 동물 조각을 만든다. 하나의 작품이라도 부위별로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트랙터 등 여러 종류의 타이어가 사용된다. 


미술계 전문가들은 서양화가인 고 이중섭·박수근 화백과 비디오아트 작가인 고 백남준 선생을 가장 만나고 싶은 인물로 꼽았다. 이중섭·박수근 화백은 한국 근대 서양화의 양대 거목이다.

이중섭 화백은 시대의 아픔과 굴곡 많은 생애의 울분을 ‘소’라는 모티브를 통해 분출했다. 최근에는 이중섭 화백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일본에서 제작되고 있다.

박수근 화백은 어렵고 고단한 시절을 힘겹게 살다간 대표적인 서민 화가로 불린다. 회백색의 화강암과 같은 독특한 마티에르와 단순한 검은 선의 기법으로 가난하고 소박한 서민들의 생활상을 화폭에 담았다.

박수근 화백의 고향인 강원도 양구군은 박수근미술관이 있는 정림리 마을을 ‘예(藝) 풍경 마을’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백남준 작가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비디오아티스트다. 그는 조작된 TV 스크린들을 이용한 설치미술 등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공연과 전시를 선보이며 미술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백남준 작가는 내년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다.


 
 

국내 미술 분야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매체는 <월간미술>이었다. 2위보다 두 배 넘는 지목률을 보였다. <월간미술>은 1976년 <중앙일보> 출판국에서 창간한 <계간미술>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89년 1월 월간지로 재창간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월간미술>은 소수의 미술가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미술 지식을 공급하는 대중지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2011년,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우수 콘텐츠 잡지다. <월간미술>은 미술 관련 단행본을 출판하고 있으며, 국내 유일의 종합미술이론상인 ‘월간미술대상’을 주관하고 있다.

이밖에 <미술세계> <아트인컬처> <월간 디자인> <서울아트가이드> 등이 선호 매체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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