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리더 100] ‘첼로 신동’ 장한나 정상 지켜
  • 김진령 기자 (jy@sisapress.com)
  • 승인 2013.10.2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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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형주·김동규·용재 오닐·손열음·장영주가 뒤 이어

2013년 차세대 리더 음악 분야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큰 변화를 보였다. 지난해 상위권에 올랐던 인물 중 첼리스트 겸 지휘자인 장한나와 피아니스트 손열음만 올해 조사에서 자리를 지켰다. 대신 지난해 하위권에 있었던 팝페라 가수 임형주, 바리톤 김동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하지만 지목률 차이가 크지 않아 10위권까지는 1~2명 차이로 순위가 엇갈렸다.

지휘자로 왕성한 활동 펼쳐

ⓒ 시사저널 포토
장한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위(13.0%) 자리를 지켰다. 우리에겐 첼로 신동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장한나지만 최근 들어서 ‘솔리스트 장한나’의 국내 무대를 보기는 어려워졌다. 2011년 이후 끊겼다. 대신 지휘자 장한나의 무대는 2010년 이후 매해 끊이지 않고 우리를 찾아왔다. 올해도 지난 4월에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를, 8월에는 성남아트센터에서 앱솔루트 클래식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지휘 솜씨를 선보였다. 지난 9월에는 카타르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음악감독에 취임했다.

관객 동원 능력이 뛰어난 ‘신동 첼리스트’가 30대에 접어들면서 첼로보다는 지휘봉을 잡는 일이 더 많아진 것은 장한나 스스로의 결정이었다. 솔리스트보다는 지휘자가 더 많은 청중을 만날 수 있고 더 많은 음악회를 열 수 있다. 물론 성공한 지휘자가 된다면 말이다.

사실 10대에 세계 유명 콩쿠르에서 입상해 세계 무대에 데뷔하는 ‘신동 프리미엄’은 1980년대 초반에 태어난 장영주나 장한나에서 끝났다는 게 음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후 동아시아와 유럽에서는 해마다 음악 신동이 탄생하고 클래식 시장 자체가 위축되면서 과거 ‘음악 신동’이 누렸던 투어 연주회나 앨범 발표 등의 프리미엄이 사라졌다. 신동 소리를 듣다가 음악 커리어가 10대에 끝나는 연주자도 한둘이 아니다.

올해 26세로 연주 인생의 초반에 서 있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커리어 관리를 위해 스무 살 때 영국으로 활동 본거지를 옮기면서 유럽에서 투어 생활을 하고 있다. 영국에서 그는 영국왕립음악원 지휘과(석사 과정)를 졸업하는 등 체계적인 지휘자 수업을 받았다.

2위에 오른 테너 겸 팝페라 가수인 임형주는 대중적인 지명도가 높다. 클래식 창법으로 팝이나 대중가요를 소화하는 팝페라 장르 자체가 대중과 친숙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팝페라 장르가 알려지기 시작할 무렵인 1998년에 데뷔한 임형주는 선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후 수많은 클래식 가수가 팝페라 가수로 전업을 시도했지만 임형주 이상의 지명도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

성악가 조수미도 훌륭한 소프라노 가수지만 대중에게 폭넓게 사랑받은 계기는 드라마 <명성황후>에 삽입된 <나 가거든>과 월드컵 응원가인 <챔피언> 때문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3위에 오른 바리톤 김동규도 이탈리아에서 오페라 가수로 이름을 얻었지만 장르를 초월한 폭넓은 레퍼토리로 국내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다.

여러 클래식 가수 중 하나였던 그를 대중이 김동규라는 이름으로 알아보게 만든 곡인 <10월의 어느 멋진 날>은 노르웨이 뉴에이지 그룹인 시크릿가든이 만든 연주곡 <봄의 소야곡(Serenade to Spring)>에 가사를 붙이고 김동규가 편곡해 부른 크로스오버 곡이다. 이 노래는 여러 가수가 리메이크해서 부를 정도로 인기를 얻었고 10월이면 노래방에서도 자주 흘러나온다.

김동규는 최근 FM 음악 방송 DJ로 나서는가 하면 이번 10월에도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라는 콘서트를 서울과 부산에서 열었다. 올해 그는 오페라 <리골레토>에서 리골레토 역으로 출연했다. 또 재즈와 라틴 음악 콘서트를 열었고, 판소리 가수뿐 아니라 대중가요 가수와도 함께 무대에 섰다. 그는 지금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 관객과 가장 많이 만나는 클래식 가수다.

토종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21세기형 신동

리처드 용재 오닐은 국내 연주 시장이 만들어낸 스타 연주자다. 국내 TV 프로그램에도 소개될 정도였던 그의 입양 이력과 감성적인 비올라 소리는 2006년 비올라 연주 소품을 모은 앨범 <눈물>을 출시하면서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았다. 이후 그는 공연기획사 크레디아가 만든 디토 앙상블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면서 젊은 연주자들이 활동하기에 유난히 척박한 국내 연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2009년 반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준우승하고,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손열음은 김선욱과 함께 순수 토종 피아니스트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21세기형 신동이다. 지난 2월 예술의전당에서 첫 리사이틀을 열고 전국 투어를 할 정도로 관객 동원력을 인정받고 있다.

손열음의 장점은 털털한 성격에 화끈한 연주 실력, 그리고 다양한 연주 레퍼토리다. 아직 더 배울 게 많다는 그는 또래의 바이올리니스트인 권혁주·강주미와의 합동 무대부터, 마린스키 극장 오케스트라, 세인트마틴인더필즈 등 무대를 가리지 않고 열정적인 연주를 보여줘 관객의 호감을 사고 있다. 


음악계 인사들이 꼽은 만나고 싶은 인물 1위는 지휘자 정명훈(21%)이었다. 이어 성악가 조수미(12%), 피아니스트 백건우(10%) 순이었다.

정명훈은 서울시향, 라디오프랑스필 등 세 개의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와 도쿄필하모닉 특별 예술고문을 맡는 등 나이를 먹을수록 더 왕성한 활동을 펴고 있다. 최근 들어 ‘크로스오버와 애창곡 무대에만 선다’는 얘기를 듣던 조수미는 올해 체칠리아 바르톨리와 <노르마> 앨범을 발매하면서 비평적으로도 큰 성과를 얻는 등 대중성과 전문성을 함께 좇고 있다.


 
 

<객석>은 클래식 음악뿐 아니라 연극, 무용 등 공연예술 전반을 다루는 잡지다. 이번 조사에서 전문가들이 꼽은 읽고 싶은 매체 분야에서 <객석>은 45%의 지목률을 기록할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다음은 <음악춘추>(18%), <음악저널>(16%), <더피아노>(12%)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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