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차세대 리더 순위에서 봉준호 감독은 79%의 지목률을 기록했다. 봉 감독은 차세대 리더 1위 자리를 4년째 고수하고 있다. 지난 3년간은 20~40%의 지목률로 박찬욱·최동훈·김지운 감독 등과 각축을 벌였다. 그런데 올해 <설국열차>를 몰고 온 여파로 다른 감독들이 주춤하는 사이 한국 영화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우뚝 선 것이다.
올해 영화계는 지난해보다 많은 관객이 몰리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13년 상반기 한국 영화 산업 결산 결과’에 따르면 총 영화 관객 수는 9850만명, 한국 영화 관객 수는 5555만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 영화 관객 수가 1억명에 육박하며 올해 1억명을 넘어설 것이라던 예상이 맞아떨어질 것 같다. 상반기에 <7번방의 선물>이 1000만 관객을 넘기며 한국 영화 돌풍을 일으켰는데, 하반기에는 8월1일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가 관객 수 1000만에 육박하며 한국 영화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봉준호 감독이 독보적으로 각인된 이유는 그와 함께 지난해 해외 진출로 주목받았던 김지운·박찬욱 감독의 흥행 실패에 기인한 듯하다. 20년 만에 할리우드에 진출했다고 화제가 됐던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와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는 흥행 면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둘 다 저조하다 못해 참패라는 소리를 들은 것이다. 그래서일까. 두 감독은 올해 영화계 차세대 리더 상위권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봉준호 감독은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요청으로 공개 대담회를 갖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제작자로서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살인의 추억> 각본을 쓴 심성보 감독의 데뷔작인 <해무>의 제작을 맡아 제작자로 현장을 자주 찾고 있다. 제작 경험은 처음인 그는 “제작자는 감독과는 또 다른 입장이다. 신경 쓸 게 많아서 힘들다. 심성보 감독의 훌륭한 역량이 발휘될 수 있게 최대한 지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감독으로서의 일도 잊지 않고 있다. 봉 감독은 “요즘도 공책을 끼고 다니면서 늘 작업을 하고 있다. 두세 개의 아이디어를 놓고 고민 중이다. 차기작을 결정하지 못했지만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차세대 리더 1위로 꼽힌 것에 대해 “거품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 소감을 대신했다.
신인 감독들의 흥행작 쏟아져
올해 한국 영화계를 빛낸 감독들 중에는 ‘거물 감독’보다는 ‘신참’이 많았다. 주목받지 못하던 이환경 감독이 <7번방의 선물>로 1000만 관객을 넘기며 기염을 토하는가 하면, 관객들이 잘 모르는 감독이나 신인 감독이 만든 <숨바꼭질> <감시자들> <더 테러 라이브> 등이 500만 관객을 넘는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이들을 차세대 리더로 선정하는 데는 인색했다. 대신 배우들을 지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배우 하정우가 24%의 지목을 받으며 2위로 약진했다. 그 뒤를 배우 송강호가 17%의 지목률로 추격하고 있다. 할리우드 주연급 배우로 급성장한 이병헌은 지난해와 같은 6%의 지목률로 자리를 지켰다.
하정우는 2011년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등으로 주가를 올리고, 2012년 <베를린> <577프로젝트>로 존재를 확인시켰다. 올해는 영화 <더 테러 라이브>의 주연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첫 감독 데뷔작인 <롤러코스터>를 개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씨네21>에 이어 <맥스무비> <매거진M> <필름 2.0> <비디오아트> <스크린> 등이 선호하는 매체로 선정됐다. 프랑스의 영화 전문지인 <까이에 뒤 시네마>와 영국의 영화 전문지 <사이트 앤 사운드> 등 외국의 유명 영화 잡지도 선호하는 매체에 끼었다. 외국 미디어를 통해 해외의 최신 영화 흐름을 알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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