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조용한 섬에 격랑 일으킬까
  • 감명국 기자·남궁창성 <강원도민일보> 정치부 기자 ()
  • 승인 2013.10.3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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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주지사 출마 가능성 제기…강원에선 최문순 지사 우세

강원

여권, 당 지지율 높은데 인물이 고만고만

강원도지사 선거 구도는 민주당 소속 현 지사인 최문순 지사 독주 체제에 새누리당의 다수 군소 후보가 도전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최문순 지사의 재선 도전을 전제로 발 빠르게 지방선거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최 지사도 재선 승리를 목표로 대외 활동을 늘리며, 도정 현안을 부지런히 챙기고 있다. 그는 2011년 4월 민주당 소속 이광재 전 지사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지사직을 상실한 후 실시된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지난 3년 동안 산적한 도 현안을 해결한 만큼, 내년 지방선거에 당선돼 계획했던 여러 사업을 펼쳐 보이겠다며 재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다수의 후보가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을 비롯해 도내 현직 기초자치단체장, 전·현직 중앙 부처 고위 공무원, 여권 성향의 공기업 사장 등이다. 하지만 아직은 최 지사와 일전을 벌일 만한 유력 후보가 이렇다 하게 떠오르지 않은 가운데 물밑 탐색전이 치열하다.

당사자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재선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우선 군 장성 출신인 한기호 의원(철원·화천·양구·인제)의 출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 의원은 자신이 18대 국회에서 보궐선거로 당선된 점을 강조하며,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 2년여 만에 중도 사퇴한다면 지역구 주민들에게 또 보궐선거를 치르게 하는 것이라 지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당에서 훌륭한 후보가 나온다면 그를 지원하는 것이 자신의 몫이라며 몸을 낮춘 상태다. 권성동 의원(강릉)은 영동권을 중심으로 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권 의원도 현재로서는 도지사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없고, 준비도 안 돼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현직 단체장으로는 이광준 춘천시장과 최명희 강릉시장이 거명되고 있다. 이 시장은 이미 도지사 도전을 천명했다. 그는 “행정가로서의 능력은 춘천시장 업무를 통해 평가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춘천시와 도, 중앙 기관 및 해외 근무 등을 섭렵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사직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최명희 시장은 아직 관망세다. 그는 “진로를 결정하기에 이른 시기인 만큼 때가 되면 고민해볼 생각”이라며 “내년 초쯤이면 마음이 정해지지 않겠느냐”고 지사 도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중앙정부 출신의 전직 고위 공무원으로는 육동한 전 국무차장과 브라질 대사 등을 역임한 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이 자천 타천 거명되고 있다. 육 전 차장은 “여러 상황이 맞아야지 개인 욕심만으로 될 일은 아니다”라며 “대학 강의에 집중하면서 주위의 여러 조언을 겸손하게 듣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대에서 초빙교수로 강단에 서고 있다. 조 이사장은 “현직을 맡고 있어 정치에 몰입하는 모습을 보이기 어렵다”면서도 “풍부한 글로벌 경험을 갖춘 장점이 있는 만큼 향후 경선에 응할 의사는 있다”고 밝혀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흥집 강원랜드 대표도 지사 출마를 준비 중이다. 강원도 정무부지사 출신으로 2011년 강원도지사 보궐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경선에 참여했던 그는 “현재는 강원랜드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원을 정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어 지사 출마 여부에 대해 확답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여전히 영동 지방을 대표하는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세종시장

유한식vs이춘희 리턴매치 벌어지나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새누리당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연승 행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아울러 역대 정부에서 중앙정부의 대통령과 당적이 다른 야당 도지사를 고집해온 강원 도민들의 ‘역선택’이 지속될지 여부도 정치권의 관전 포인트라는 점에서 강원도지사 선거가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강원 도민들은 김영삼 정부(신한국당)에서 최각규 지사(자민련)를, 김대중·노무현 정부(민주당)에서 김진선 지사(한나라당)를, 이명박 정부(한나라당)에서 이광재·최문순 지사(이상 민주당)를 선택해온 특이한 정치 지형을 보이고 있다.

제주

뭍에서 불어온 ‘세대교체’ 바람에 들썩들썩

60만 도민의 제주 지역이 들썩이고 있다. 제주에서도 이른바 ‘차기 대권’을 바라볼 만한 지역 출신 유력 인물이 도지사 선거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서울시장과 경기도지사는 물론이고, 경남도지사·충남도지사 등 지방 광역단체장들이 ‘대권’을 꿈꾸며 도정을 이끄는 모습을 부러운 눈길로만 바라봤던 제주다. 그도 그럴 것이 제주의 역대 도지사들은 중앙에서 별로 주목받지 못하는 지방의 ‘관리형’에 그쳤다. 그런데 최근 조심스런 변화가 감지된다. 제주도 출신인 원희룡 전 새누리당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제주도지사로 출마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국회 주변에서 들리고 있다.

원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때 출마 선언을 한 바 있다. 여권에서는 꾸준히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2010년 지방선거 때는 서울시장 경선에 도전했고, 이번에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기자는 원 전 의원이 영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기 전인 지난여름쯤부터 이런 소문을 접하고 확인에 나선 바 있다. 당시 원 전 의원의 한 측근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여러 가능성과 함께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딱히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최근 제주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도 원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을 부추기고 있다. 민선 4기(2006~10년) 제주도지사를 역임한 바 있는 김태환 전 지사는 10월14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주 발전을 위해서는 나를 포함해 전·현직 도지사들은 불출마하고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원희룡 전 의원이 나선다면 내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원 전 의원은 10월20일 열린 ‘서울제주도민의 날’ 행사에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두 번째 재선을 노리고 있는 우근민 현 지사를 포함해 김 전 지사, 신구범 전 지사 등은 최근 모두 새누리당 입당설이 나오고 있다. 지역 언론에서도 여전히 이들 세 명의 전·현직 지사를 유력한 도지사 후보로 꼽고 있다. 물론 이는 원 전 의원이 출마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서다. 즉, 원 전 의원의 선택 여하에 따라 판도가 급변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밖에 새누리당에서는 김방훈 전 제주시장과 김경택 전 정무부지사, 김택남 전 제민일보 회장 등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우남 의원(제주을)과 고희범 제주도당위원장이 공천권을 놓고 경합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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