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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방에서 취미로 올렸다 벼락부자 되다

1995년 피에르 오미디아르가 만든 ‘옥션웹’이 ‘이베이’의 뿌리

김중태│IT문화원 원장 ㅣ 승인 2013.10.30(Wed) 15: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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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eBay.com)는 인터넷 경매 사이트로 성장한 미국의 인터넷 기업이다. 온라인 경매로 시작했지만 점차 영역을 넓히면서 지금은 종합쇼핑몰 및 전자상거래 중개 사이트의 대명사가 된 기업이다. 이베이는 1995년 피에르 오미디아르(Pierre Omidyar)가 자신의 골방에서 만든 ‘옥션웹(AuctionWeb)’에서 출발한다. 이때만 해도 옥션웹은 취미로 만든 프로그램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는 30달러를 주고 샀다가 고장 난 레이저 포인터를 별 생각 없이 옥션웹에 올렸는데 그것이 14달러에 팔리는 것을 보고 생각을 달리한다. 내게는 필요 없는 물건이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자 옥션웹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의 예상대로 이베이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베이의 성장에는 멕 휘트먼이 큰 역할을 했다. 잘나가던 그녀에게 헤드헌터가 실리콘밸리 한 업체의 CEO직을 제안한 것은 1998년이었다. 그녀의 대답은 당연히 ‘No’였다. 최고의 학벌과 월트디즈니 부사장, 꽃 배달 체인 FTD의 CEO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진 그녀에게 고작 30명이 근무하는 이름도 모를 작은 벤처기업의 CEO 자리가 성에 찰 리 없었다. 그러나 거듭된 제의에 못 이겨 이베이를 실제로 한 번 방문한 그녀는 마음을 바꾼다. 인터넷 경매의 엄청난 가능성을 직감한 그녀는 아예 가족과 함께 3000마일을 이동해 이베이 CEO로 취임한다.

   
(왼쪽부터) 이베이 창업자 피에르 오미디아르. ⓒ REUTERS, 옥션 공동 창업자 이준희 원어데이 대표. ⓒ 시사저널 임준선
그녀는 취임 4개월 만에 이베이를 나스닥에 상장시키고, 2002년에는 S&P 500대 기업에 올리는 등 이베이를 빠르게 키웠다. 멕 휘트먼이 CEO로 온 이후 이베이는 더욱 성장했고 이전에 없는 새로운 교환 경제 체제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이베이의 여제’로 불리게 된 멕 휘트먼 사장은  2004년부터 경제 전문 잡지 <포천>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계 여성’ 1위,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주목해야 할 여성 CEO’ 1위의 세계적인 여성 경제인이 됐다.

이베이, 한국 양대 오픈마켓 소유

이베이는 페이팔(PayPal.com)이라는 서비스도 소유하고 있다. 1998년 12월 개설된 페이팔은 인터넷을 이용한 결제 서비스다.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결제 서비스인 페이팔이 지닌 장점 중 하나는 이메일 주소를 통해 돈을 상대에게 송금하거나 상대로부터 송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페이팔을 쓰면 상거래 때 신용카드 번호나 계좌 번호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페이팔이 약 1조8000억원에 이베이에 매각되면서 페이팔 초기 멤버들은 벼락부자가 됐다. 페이팔 초기 멤버는 ‘페이팔 마피아’로 불리면서 실리콘밸리의 파워그룹으로 성장했다.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인 피터 씨엘은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에게 투자해 2조원어치의 주식을 보유했다. 맥스 레브친은 페이팔을 매각한 후에 ‘Slide.com’을 약 2000억원에 구글에 팔았고, 옐프(Yelp)·핀터레스트·유누들에 투자해 큰 이익을 거둔다. 엘런 머스크는 전기자동차 테슬라를 만들고 민간v우주선 프로젝트인 SpaceX를 이끌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티브 챈과 채드 헐리는 페이팔 매각 후 유튜브를 만들어 구글에 1조6000억원을 받고 팔았다. 이처럼 이베이에서 페이팔로 이어지는 인맥의 흐름은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좌지우지하는 파워그룹으로 이어지게 됐다.

페이팔은 2006년 이베이의 전체 매출 59억7000만 달러 중 25%나 차지할 정도로 효자 서비스가 됐다. 2007년까지 이베이 거래액 200억 달러 중 40%가 페이팔을 이용함으로써 과거 신용카드사에 지불하던 막대한 수수료를 이베이가 가져가게 됐다. 이베이는 페이팔을 인수함으로써 당장 이베이에서 외부로 나가는 엄청난 신용카드 수수료를 아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트의 전자상거래 수수료 시장까지 장악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게 된 것이다.

이베이는 전 세계 여러 나라에 진출해 있다. 2001년 2월15일 ‘옥션’의 최대 주주가 됨으로써 한국의 옥션(www.auction.co.kr)은 이베이의 자회사가 됐다. 2008년에는 이베이가 ‘지마켓’까지 인수할 의사를 보이면서 한국의 오픈마켓을 독점하려 했지만 독과점 논란이 일면서 일이 꼬였다. 그러나 2009년에 한국이 합병을 승인하면서 한국의 양대 오픈마켓인 지마켓과 옥션이 모두 이베이 소유가 됐다.

한국의 대표 경매 사이트인 옥션의 출발은 작은 문구에서 시작한다. 온라인 뱅킹처럼 미래에는 경매도 온라인으로 할 것이라는 구절을 본 이재훈씨는 온라인 경매 서비스의 창업을 꿈꾼다. 이준희씨와 이재훈씨가 1997년 8월 공동 창업한 옥션은 난관의 연속이었다. 백화점에서 입어보고 사간 옷도 반납하는데, 입어보지도 않은 중고 옷을 누가 사겠느냐며 온라인 경매 사이트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업주를 설득해서 제품을 온라인에 올리는 것이 쉽지 않아 두 사람이 직접 제품 사진을 찍어 사이트에 올려가면서 옥션을 키워나갔다.

두 사람은 2001년 2월 1506억원을 받고 이베이에 옥션을 매각하는데, 사실 이때 이미 두 사람은 창업주라는 타이틀만 가지고 있을 뿐 옥션의 소유주는 아닌 상태였다. 당시 옥션 지분의 대부분은 KTB네트워크와 이 회사 권성문 사장, ‘미래와 사람’이 보유하고 있었고, 이베이가 인수한 지분도 이 세 곳의 지분이었다.

옥션, 이준희·이재훈이 1997년 공동 창업

두 창업자의 노력으로 옥션은 성장했으나 이에 비례해 서버 마련 등 투자 비용도 증가했다. 엔젤 투자자를 한 명 한 명 찾아서 버텼으나 결국 한계에 도달했다. 이때 옥션에게 손을 내민 사람이 권성문 KTB네트워크 사장이었다. 권 사장은 1999년 3월 몇억 원의 돈을 주고 옥션의 주식 46%를 사들인다. 주당 평균 매입 가격은 불과 540원에 불과했다. 5개월 뒤인 8월에는 KT네트워크가 5.2%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다. 이로써 옥션 창업자들의 지분률은 2~3%로 하락하게 된다. 그러나 현금이 필요했던 옥션 창업주들은 어쩔 수 없이 주식을 현금과 바꿀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1년 5개월이 지난 후 옥션은 주당 2만4000원에 이베이에 매각된다. 권 사장의 경우 540원을 2만4000원에 팔았으니 44배의 이익을 거둔 셈이다.

옥션이 팔린 후 이재훈·이준희 씨는 동영상 서비스인 디오데오를 만들었는데 이 서비스는 성공하지 못한다. 상심한 이재훈씨는 미국으로 건너가 경영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다시 온라인 교육 분야에 뛰어들었고, 이준희씨는 하루에 하나의 상품만 판매하는 쇼핑몰인 원어데이를 창업해 새로운 출발을 꿈꾸었으나 아직 큰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그렇게 미국에서 시작된 온라인 경매의 역사는 한국의 온라인 경매를 흡수하면서 첫 번째 시작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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