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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언론이 방사능 불안 키웠다”

고지마 마사미 <마이니치신문> 편집위원

노진섭 기자 ㅣ no@sisapress.com | 승인 2013.11.13(Wed) 1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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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능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2년이 훨씬 지난 지금까지 방사능 오염 식품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해 일본산 수산물은 물론 국내산 생선에 대한 거부감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일본은 수산물을 포함한 모든 식품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고지마 마사미 일본 <마이니치신문> 편집위원은 유명한 식품 전문기자다. 그의 기사는 일본 식품업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가 쓴 식품 안전에 대한 책은 한국어로 번역돼 국내에서도 출간됐다. <시사저널>은 11월6일 그를 서울에서 만나 일본 현지의 분위기에 대해 들었다. 그는 “일본 정부는 과학적 안전보다 국민 정서적 안심을 고려해 방사능 기준치를 엄격하게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방사능 식품 공포가 여전한 이유는 일본 언론이 불안감을 키운 탓이라고 지적했다.

 

   
ⓒ 시사저널 전영기
일본 후쿠시마 해역에서 잡은 어류에서 방사능은 얼마나 검출되나.

2011년 3~6월 그곳 앞바다에서 잡은 생선의 53%에서 세슘이 100베크렐(Bq, 방사능의 국제 단위) 이상으로 측정됐다. 올해 7~9월 잡은 생선에서는 2.2%만이 100Bq 이상으로 세슘이 기준치 이상 검출되는 어류가 크게 줄어들었다. 후쿠시마 이외의 지역에서 잡은 생선에서 100Bq 이상 발견되는 비율은 1% 미만이다.

100Bq 이상 검출된 생선은 어떻게 하나.

세슘 검사를 해서 100Bq 이상 나오는 생선은 출하하지 않는다. 따라서 소비자가 슈퍼마켓 등에서 사는 생선은 기준치 이하로 안전하다. 특히 정어리·까나리·가다랑어·참치·연어·꽁치·오징어·문어·새우·게·해초 등 바다 표층에 있는 수산물은 세슘 오염이 적다. 또한 오징어·참게·가자미 등 14종은 시험 조업을 하고 부분적(100Bq 이하)으로 출하하고 있다.

“국민 정서로 방사능 기준치 정해”

100Bq이 일본의 세슘 기준치라고 알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 비해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 배경은 무엇인가.

세슘의 기준치가 미국은 1200Bq(체중 1kg당)이고 유럽연합에서는 1250Bq이다. 일본은 이 기준을 100Bq로 잡았다. 이는 과학적 안전보다 국민 정서적 안심을 고려한 조치다. 무슨 말이냐 하면, 유럽연합이 정한 1250Bq은 우리가 접하는 식품의 10%가 세슘에 오염됐다고 가정해서 산출한 수치다. 사실 이 정도도 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은 음식의 50%가 세슘에 오염됐다고 추정해서 기준치를 산정했다. 100Bq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이다.

그런 점을 일본 현지 언론은 어떻게 보나.

100Bq도 불안하다고 보도한다. 영유아나 임신부가 100Bq의 세슘을 음식으로 섭취하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식이다. 언론은 특이한 것, 다수보다는 소수, 이야깃거리 등을 보도하는 습성이 있다. 그러니 불안해하는 소수의 말을 빌려 불안을 강조하는 것 같다. 도쿄 시민의 99%는 음식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다.

언론이 불안감을 키운다는 말인가.

일본 언론은 9월1일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오염수 저장탱크 네 곳에서 시간당 최대 1800밀리시버트(mSv, 방사선이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단위)가 측정됐다고 보도했다. 1800mSv는 사람이 4시간 동안 노출되면 사망하는 치명적인 수치다. 이 보도가 나온 후 한국은 일본산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했다. 게다가 그 저장탱크 옆에서 근무자가 일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혀 위험성이 강조됐다. 그런데 언론이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다. 측정된 방사선은 대부분 투과력이 약한 베타선이다. 베타선은 종이로도 차단되며 방사능 물질에서 1m만 떨어져도 인체에 해가 없다. 문제는 납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투과력이 강한 감마선인데, 그 지역에서 감마선은 거의 검출되지 않는다. 그래서 방호복을 입은 근무자들이 저장탱크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작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본인 식생활 변화 없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방사능에 과하게 피폭된 사람은 없나.

핵실험을 한 1950~60년대보다 후쿠시마 사람들의 피폭 정도는 낮은 상태다. 여러 기관에서 조사한 결과 피폭량은 대부분 1mSv 미만으로 나왔다. 2011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14만9566명이 전신 피폭 검사(WBC)를 받았는데, 97%인 14만528명은 1mSv 미만으로 측정됐다. 1mSv는 14명, 2mSv는 10명, 3mSv는 2명이다. 1mSv 이상이 나온 사람은 텃밭에서 채소를 길러 먹었거나, 산에서 죽순을 캐 먹었거나, 멧돼지 등 야생동물의 고기를 먹은 경우였다. 슈퍼마켓 등에서 파는 음식을 먹은 사람에게서는 유해한 피폭량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올해 8월 검사한 4286명은 모두 1mSv 미만으로 나왔다. 참고로 인체에 미치는 방사능 위험의 크기를 다른 위험과 비교해서 설명하면 이렇다. 100~200mSv는 채소 섭취 부족이나 간접흡연으로 인한 위험과 비슷하다. 200~500mSv는 비만, 마름, 운동 부족, 높은 염분 섭취와 같고 1000~2000mSv는 흡연이나 술 두 잔 이상을 마신 것과 위험도가 유사하다.

한국에는 방사능 오염 식품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다.

일본 사람이 하루에 먹는 음식에서 세슘은 평균 1Bq 검출된다. 2012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후쿠시마 주민 78명이 먹는 음식에서 세슘을 측정했더니 하루에 적게는 0.076Bq, 많게는 22Bq이 나왔다. 음식으로 방사능 피해를 당할 정도는 100Bq이 검출되는 음식을 골라서 700번 먹어야 하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일본인 식생활에 변화가 생겼나.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식생활에 변화가 생겼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수산물 수요에도 큰 변화가 없다. 우리 신문사 기자들도 생선을 먹는 등 일본인 대부분은 식품의 안전성을 믿는다. 식품이 위험하다는 보도도 없다. 물론 도쿄의 수돗물에서 세슘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음에도 생수를 사다 마시는 일본인은 일부 있다.

일본인은 정부의 발표를 신뢰한다는 것인가.

원전 사태 당사자인 도쿄전력은 모르겠지만 후쿠시마 현의 공무원 등 일본 정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이 대다수다.

일본인이 식품에 대해 가장 불안하게 느끼는 점은 무엇인가.

일본 정부가 조사했더니 농약, 첨가물, 광우병, 방사능, GMO(유전자 변형 작물) 순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일본인도 한국인처럼 유기농 농산물을 선호하지만 비싼 게 흠이다.

일주일에 10번 가족이 함께 아침·저녁 먹기

일본은 국민 건강을 위한 식생활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나.

일본은 2005년부터 식생활 교육법을 시행했다. 그 법에 따라 식생활교육추진회가 있는데 나도 위원으로 참석해서 식생활 교육의 기본 계획을 짰다. 2011년부터 2차 5개년 계획에 들어갔다.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학교·지역단체·가정이 공동으로 계획을 세웠다. ‘가족은 일주일에 10번(현재 9번) 이상 아침과 저녁을 함께 먹는다’ ‘아이는 반드시 아침밥을 먹는다(현재 2% 아동 결식률을 0%로 줄임)’ 등과 같이 실현 가능한 일들이다.

당뇨·비만 등 생활 습관으로 인한 병을 개선하는 식사를 하고 운동을 계속하는 국민의 비율을 5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식습관 개선으로는 염분 섭취를 줄이자는 것이 대표적이다. 일본인은 하루에 11~12g의 염분을 섭취하는데 남성 9g, 여성 7.5g 미만으로 염분 섭취를 줄이도록 홍보하고 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국민의 비율도 현재 55%에서 60%로 올릴 계획이다.

일본은 체중 2.5kg 미만 저출생아의 비율이 10%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다. 이 때문에 미래에 당뇨 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므로 이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예컨대 여성은 심한 다이어트를 줄이고 임신 중에 잘 먹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식품 안전에 관한 기초 지식을 가진 국민의 비율을 현재 66%에서 9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80세에 치아 20개를 남기자는 ‘8020 운동’도 펴고 있는데, 2011년 현재 80세 노인 인구의 40%가 20개의 치아를 가지고 있다. 학교 급식에는 그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는 비율을 현재의 25%에서 30%로 확대하는 목표도 세웠다. 자원봉사자 37만명 이상을 확보해서 식생활 교육을 실행하려고 한다. 현재 35만명이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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